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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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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적인 미술 형식인 회화에 중점을 두고 작업해온 이강소가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작업하며 모아온 도자 작품을 처음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추상도자 17점과 이와  어우러진 회화 작품 7점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과정으로서의 예술에 대한 작가의 자기 성찰적 고뇌를 담고 있다.

 지난 수년간에 걸쳐 붓을 쥐는 손이 흙을 빚고 쌓고 불을 떼어 구워가며 완성한 3차원의 입체는, 이강소 특유의 간결하면서도 단호한 예술적 면모를 그대로 지님과 동시에 부드럽고 때로는 거친 흙의 질감과 육중한 양감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그의 도자기는 육중하고도 간결하다. 자연의 절대성을 무겁게 표현하는가 하면 부드러운 곡선으로 유연함을 주고 단순화된 형태로 군더더기를 털어냈다.

또한 이강소의 도자기는 작가 특유의 단색조 회화의 특징이 마치 입체로 되살아난 듯, 단순화된 형태 속에 풍부한 양감과 자연스러운 발색을 보여준다. 원통과 사각 플레이트를 기본 형태로 하여 켜켜이 싸이고, 감싸 안고, 자리를 틀어 모여 앉은 모습은 마치 인간 군상의 여러 모습을 추상적으로 묘사한 듯하다. 이들 작품은 이강소가 선호하는 '자연적' 형태들의 연장선으로서, 구체적인 이미지를 지우고 몇개의 윤곽선으로 화면을 채움으로써 정신적, 물리적 완결을 추구해 온 작가 이강소의 예술 세계의 또 다른 일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캔버스를 잠시 벗어난 이강소의 행보는 그리 낮선 것이 아니다. 이강소는 그 동안 회화 이외에도 판화, 설치, 퍼포먼스 ,조각, 사진, 비디오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해 왔으며, 이와 같은 작가의 다양한 매체에 대한 편력은 현재의 간격하고도 강력한 회화 작업으로 집약되었다. 그러나 이강소의 도자 작업 역시 작가 특유의 개념적 요소와 행위성, 무작위성, 그리고 우연석을 모두 함축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행위성, 무작위성, 우연성으로 설명되어온 이강소의 예술관을 다시 한 번 돌아보고 도자라는 이강소의 또 다른 예술 세계의 면모를 심도 있게 감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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