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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전

  • 전시기간

    2007-11-14 ~ 2007-12-09

  • 참여작가

    김경렬 / 김종렬

  • 전시 장소

    갤러리디자이너주

  • 문의처

    02-58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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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동행


아름다운 동행-김종렬, 김경렬 전은 죽마고우인 금속공예가 김종렬과 서양화가 김경렬이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학부에서 만난지 32년 만에 자연을 주제로 함께하는 첫 전시이다.

김종렬의 작품은 강이나 바닷가에서 세월을 풍상을 겪으면서 다듬어진 모나지 않은 둥근 돌의 외형은 그대로 둔 채 반으로 쪼갠 뒤, 단면의 위아래를 각각 다이어몬드톱으로 파내어 동판으로 마감한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조개류나 기타 오브제를 활용하여 보다 장식적 요소를 가미한 작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김경렬의 작품은 작가가 한동안 천착했던 나무를 주제로 하고 있다. 그의 작품 속에서 나무의 형태는 순수한 조형공간의 생산물로 다시 태어난다. 현실적인 공간을 배재한 조형적인 공간으로 들어선 나무들에게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로서의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이다.




김경렬 - 수목 초상화가의 응축된 내면세계와 깊은 정신성


아카츠 타다시


김경렬은 내성하는 자연화가이다. 숲 속 수목들의 초상화이다. 서구 사람들은 스키를 타고 산을 내려간다. 한편 동양 사람들은, 그주에서도 일본 사람들은 칸지키(눈신)을 신고 산을 올라간다. 유럽사람들에게는 인간의 최고의 존재로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다. 스키 하나로 눈 덮인 산을 자유자재로 정복하게 된 것이다. 한편 일본사람들은 깊은 산 속을 한걸음 한걸음 내디디며 자연과 대화하면서 자연과 일체가 되는 길을 찾아 나아간다. 이것은 그들의 자연과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김경렬은 전형적인 동양인, 한국 사람이며 그 자연관은 일체파이다. 그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다>라고 생각하는 일이 없다. 인간은 그저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에 내포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의 그림에서 자연과의 깊은 대화 속에서 나오는 집적이라는 한줄기 관념을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다이나믹한 선과 리얼리즘의 구성을 통해 자연의 배후에 있는 것들을 그린다. 나뭇가지 하나에도 우주 전체를 표현할 수 있는 질서를 찾는 것이다. 영어로 "그린다"는 것은 내면에 있는 것을 끄집어낸다는 이미도 갖고 있다. 김경렬은 자연과의 깊고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되고 나아가 자연계의 내면을 끌어내어 그것을 "삶의 모습", "삶의 형태" 로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그려낸다. 앞에서 김경렬은 내성화가라고 말했지만, 자기 내면을 응시하며 사색과 철학의 도를 깊이 하는 탐구자이기도 하다. 남북분단의 비극, 고학과 빈곤을 모두 다 겪었다고는 하나, 내성의 정도를 강하게 하면 할 수록 그 체험은 강한 에너지로 전환된다. 자기 응시의 반복이 수목의 초상화에 상징적이리만치 집중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나는 그의 그림을 처음 봤을때 나도 모르게 타무라 류이치씨의 "나무"라는 시를 읊조렸다.




나무는 말을 하지 않아서 좋다
나무는 걷지도 뛰지도 않아서 좋다.
나무는 사랑이나 정의 등을 외치지 않아서 좋다.
정말 그런가
정말 그런것일까.

사람이 보면
나무는 속삭이고 있다. 천천히 조용한 소리로
나무는 걷고 있다. 하늘을 향해서
나무는 번개와 같이 뛰고 있다. 땅 아래로
나무는 사랑 그자체이다. 그렇지 않다면
작은 새가 날아와
가지에 머무를 리가 없다
정의 그 자체이다. 그렇지 않다면
지하수를 뿌리에서 빨아 올려
하늘에 돌려줄리가 없다.



김경렬의 수목 초상화에는 겨울의 모든 이파리를 떨어뜨린 벌거벗은 나무가 많다. 그는 고독한 큰 나무 한 그루를 그린다. 그것은 어떤 의연한 존재감을 나타낸다. 서구리얼리즘에 입각해 줄기의 표층을 정성을 다해 그리고, 가지의 끝까지 신경을 쓴 그 질감은 정말 훌륭하다. 그의 선은 우리 몸의 고동과도 같은, 호흡과도 같은 선의 집적이다. 또한 그의 색조는 그의 모든 감정을 받아들이고 있다. 어둠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어둡다. 그러나 광명이 보인다. 그리운 빛이다. 신선한 표현감각이 두드러진다. 벌거벗은 나무는 약동감 넘치는 커다란 광영이다. 동시에 바람과 공기의 감촉을 몸속으로 스며들게 한다. 감상하는 사람은 자신의 감각 속에서 자연의 공간의 크기를 다시 한 번 음미하게 되어 빛과 공기가 만들어내는 조석의 드라마를 체험하게 된다. 김경렬은 자연의 생동감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겨울나무야말로 에너지가 넘친다고 말한다. 겨울나무는 대지에 견고히 뿌리를 내리고 봄을 맞을 준비에 조용히 숨을 쉬고있다. 그러나 단순히 겨울을 견디고 있는 것이 아니다. 봄에 싹을 틔울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늘로 땅으로 달리고 있는 것이다. 그는 여기에 자신의 인생경험을 응축시켜 놓고 있다. 그의 벌거벗은 나무의 굵은 연륜을 상기하게 한다. 벌거벗은 나무는 그의 밀도 높은 정신적인 표현 그 자체이다. 큰 나무는 뿌리가 깊게 마련인 법. 김경렬의 작품을 보는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미지를 환기하게 될 것이다. 압도적인 표현과 함께 그 모양이나 삶을 향한 내면세계가 망막을 자극한다. 그의 수목은 시선을 빼앗고 놓아주지 않는다. 의식은 화면에 빨려 들어가 사고를 재촉한다. 시선과 의식은 화면을 몇 번이나 왕래하여 대자연의 풍요로움과 인간의 불가사의를 맛보는 것이다. 김경렬의 벌거벗은 나무 작품에는 인물이 그려지는 것은 극히 드물지만, 벤치가 그려져 있는 것도 있다. 그 벤치는 작가 자신이 앉아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앞으로 거기서 휴식을 취하고 싶은 것일까? 수목초상화가 김경렬은 마음속 여행의 화가이기도 한 것 간다. 또 한국이 낳은 리얼리즘 아티스트 이다.




김종렬 작가노트

예술가에게 있어서 자연은 끊임없는 도전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존숭의 대상이었다. 이 가운데 특히 돌은 동양에서 물이나 푸른 소나무 등과 더불어 변함없이 신봉되어야 할 진리와 일관된 항상심을 상징하거나 때로는 민간 신앙의 매개체로도 기능해 왔다.
세월의 풍상에 깎일때로 깎여 모가 단채 인간의 삶을 되풀이 지켜 보아온 돌, 그래서 괴석 수석이라 했던가. 이러한 문화적 충위를 보유하고 있음에서 인지 모가 달고 야무진 차돌에는 특별한 정겨움이 서려 있다.
돌이라는 자연의 일부분을 작품에 끌어들여 인위적인 가공에 의한 금속과의 결합방법을 모색하였다.
자연이 주는 신비와 풍요로운 아름다움의 표현이 나의 작품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주 관심사이다.
많은 작가들이 돌과 조개를 재료로 작품 활동을 하여왔으나 자연형태의 돌과 조개를 조각에 의하여 새로운 형태로 변형시키는 작업이 대부분이었다. 본인의 작업에서는 자연을 주제로 선택한 이상 자연의 형태를 그대로 나의 작품에 끌어들여 기계화된 현대생활 속에서 자연의 정겹고 풍요로움을 표현 하고자 한다.





금속공예가 김종렬은 현역 공예가 중에서 누구보다도 자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대상을 파악하는 남다른 주제의식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자연의 일부를 작품의 중심에 대담하게 끌어들이는 시도는 그의 특징이라 할만하다. 자연을 주제로 선택한 이상 그 핵심을 온전히 드러내자면 변형 없는 자연의 일부만큼 좋은 소재가 달리 없다. 다만 소재의 선택이 작품의 기능과 조형형식에 어느 정도 적절히 수용되고 있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작가 김종렬의 탁월함은 이런 점을 잘 극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종렬은 공예적 요소와 조각적 요소를 적절히 혼용하면서 기능성과 조형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개류나 기타 오브제를 활용하여 보다 장식적 요소를 가미한 작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한국, 미국, 일본 등에서 10회의 전시회를 연 공예계의 중진으로 자신의 독창적 예술세계를 펼쳐가고 있는 작가이다.

화가 김경렬의 작품은 1989년 첫 개인전 이후 줄곧 전통적인 사실주의 기법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조형성에서는 현대적인 요소를 반영하고 있다. 자연풍경, 인물, 정물, 누드 등 장르와 소재에 대한 작가의 다양한 관심은 결과적으로 세상에 대한 시야를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전시작품은 주로 그가 나무에 천착했던 시기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재현성에 바탕을 둔 극히 사실적 묘사이면서도 한편에서는 몽환적 분위기를 드러내는 초현실의 요소가 화면을 지배하기도 한다. 이는 작가 김경렬의 천부적인 필력와 독특한 실험정신의 결과로 빚어진 작가의 독창적 화면구성법이다.
한국, 러시아, 일본 등에서 16회의 개인전을 열었던 작가 김경렬은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화단에 입성했지만 현재는 많은 후배 화가들에게 귀감이 될 만한 독창적 화법을 구사하는 작가로 우뚝 선 한국미술계의 중진작가이다.
홍익대학교 입학 동기로 만나 32년을 죽마고우처럼 지내며, 한편에서는 예술가로서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서로에게 큰 힘이 되었던 두 친구가 만나 펼쳐 보이는 “아름다운 동행 -김종렬, 김경렬” 전은 두 작가의 자연을 담아낸 예술세계를 살펴 볼 수 있는 좋은 전시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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