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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학동-만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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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시개요

  1) 전 시 명 : 2007충무갤러리기획공모전“황학동-만물시장萬物市場 ”

  2) 전시장소 : 충무갤러리

  3) 전시기간 : 2007. 11. 28 ~ 12. 30 (34일간)

  4) 초대작가 : 수상작가 15명

   - 대  상_강상훈

   - 우수상_김문경 유화수 이경태 이영 

   - 입  선_권진수 나광호 문영오 문주호 박재영 이재후 이소영 이승희 정진경 홍성용     


2. 전시내용 및 기획의도


- 충무갤러리 기획공모전“황학동-만물시장”

  충무갤러리에서는 새로운 미술문화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주제가 있는 기획공모를 실시하였다. 기존의 미술공모와는 차별화를 둔 충무갤러리의 기획공모는 중구의 다양한 풍물을 소재로 매년 주제를 달리해 기획될 예정이다. 서울 중심지의 지역성과 공공성을 기반으로 그 문화와 생활을 담아내는 공모전의 첫 번째 주제는 ‘황학동-만물시장’이다. ‘새것’보다는 ‘헌것’을 다루면서 독특한 문화를 쌓아온 황학시장은 다양한 거래품목만큼 장소가 지닌 상징적․역사적 의미 또한 큰 곳이다. 그러나 황학시장도 여타의 재래시장과 마찬가지로 그 영역이 축소되고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다. 이에 ‘만물시장’으로 불리는 황학시장의 의미를 찾아 조형예술로 기록하는 젊고 참신한 15명의 작가들을 선정하여 이번 전시를 구성했다.



- 작가선정

  2007년 3월 공모공지 이후, 6월에 전시계획서와 포트폴리오를 접수했다. 심사의 공정성을 위해 모두 두 차례에 걸쳐 심사가 이루어졌다. 1차 포트폴리오 심사와 2차 프리젠테이션 공개심사를 거쳐 대상1명(강상훈) 우수상4명(김문경 이경태 이영 유화수) 입선10명(권진수 나광호 문영오 문주호 박재영 이재후 이소영 이승희 정진경 홍성용)을 선정했다. 

  대상수상자 강상훈은 황학동바닥에 종이를 깔아 놓고 일정기간을 방치한 후 먼지가 베인 종이를 걷어 지우개로 지워가며 시장의 풍경을 담는다. 우수상 수상자인 이영은 한 획 한 획 직접 손으로 쓴 간판을 사진을 통해 담아냈고, 우수상 수상자인 김문경은 모두 돌아간 새벽녘에 황학시장을 장승처럼 지키는 포장된 리어카사진을 통해 황학시장을 표현한다. 또한 지나간 팝송의 향수를 담고 있는 LP판을 나무로 조각한 이경태의 우수상 수상작품과, 손때 묻은 중고품의 의미를 찾아 기록하는 우수상 수상자 유화수의 움직이는 사물 등 각각 독특한 시각으로 주제를 해석한 다양한 작품들이 선정되어 전시된다.  


- 도시 내 시장 공간의 역할

  시장의 의미는 단순히 상품을 팔고 사는 상업적인 거래의 공간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물건을 매개로 만나 다양한 정서를 나누는 소통의 공간인 것이다. 즉 재래시장은 생필품을 거래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주민간의 다양한 정보를 교류하는 장소로 일상생활과 밀접한 연결고리를 형성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를 사는 우리에게 생필품 구매의 장소로 먼저 떠오르는 곳은 어디일까? 대부분이 대형할인마트나 백화점일 것이다. 비닐봉지 여러 개를 손가락에 끼고 가격흥정을 하며 장을 보기보다는 우아하게 카트를 밀고 바코드가 읽어주는 숫자에 신용카드로 대답하는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다. 말끔하고 편리하게 정비된 대형마트에는 다종다량의 상품은 있어도 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온정은 없는 것이다. 


- 황학동이 갖고 있는 장소적 특징

  도시의 열린 공간인 재래시장은 도시인들에게는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매력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 시장은 원단, 지류, 의류, 농축산물 등 주로 거래하는 품목에 따라 여러 형태로 나뉘는데 ‘황학시장’은 새것보다는 ‘헌것’을 다루는 시장이다. 

  청계천과 인접해 일제 강점기부터 빈민계층의 거주와 생계유지를 위해 형성되었던 황학시장은 1950년대 이후부터는 월남민들에 의해 재래시장이 고물시장으로 변했다. 이후 1960~70년대에는 골동품위주로, 1980~90년대에는 중고품상점의 비율이 높아졌다. 이처럼 서울의 근대화 과정에 따라 거래물품을 변화시켜가며 지속적인 변화와 발전을 거듭한 황학시장은, 현재 중고품 유통의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관광지로서도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인접한 동대문시장이 현대화로 인해 대규모 상업지구로 변한 것에 반해 쉽게 편입되지 않고 ‘중고품 거래’라는 특이성을 유지하고 있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다’는 황학시장은 고서, 가발, 골동품을 중심으로 시작되어 현재는 카메라와 전자제품의 판매와 수리까지 이루어진다. 다양한 거래품목만큼 황학시장의 명칭도 장소가 지닌 상징적, 역사적 의미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불려왔다.  

  전국을 벼룩 뛰듯 돌아다니며 희귀한 물건을 모아온다거나 물건에서 벼룩이 금방이라도 기어 나올 것 같다는 의미에서 ‘벼룩시장’, 오래되고 망가진 물건이라도 감쪽같이 새것으로 된다고 해서 ‘도깨비시장’, 개미처럼 열심히 일한다하여 ‘개미시장’, 각종고물을 취급해서 ‘고물시장’, 없는 물건이 없이 다 있다 해서 ‘만물시장’, 구식이 되어버린 물건이 마지막으로 오는 곳이라 하여 ‘마지막 시장’이라고도 한다.

황학시장을 거닐다 보면 추억의 물건들이 많이 보인다. 누렇게 변색된 고서나 대형서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절판된 책, 386세대들이 즐겨듣던 다양한 LP음반, 각종군사용품, 백색가전 등 쉽게 구입하기 힘든 특정중고품이 눈에 많이 뛴다. 버려진 물건이 새 주인을 만나 제 빛을 발하는 것처럼 세월이 지나도 물건의 가치를 아는 손님과 20~30년간 한 자리를 지켜가며 물건을 파는 상인 간에는 신용을 바탕으로 한 거래가 이루어진다. 이처럼 황학시장은 도심의 고층빌딩사이에서 소외되어 보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 놓은 흔적은 하나의 역사가 되어 오늘도 추억을 찾고자하는 이들을 맞는다. 

  고유의 향기를 갖고 문화의 층이 켜켜이 쌓여 형성된 도심 속의 문화장터 황학시장을 예술가들은 어떻게 느낄까. 특히 미술분야는 기록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려진 당시의 의상이나 생활환경등을 보며 우리는 역사를 유추해 기록한다. 현대를 사는 우리가 기록해야할 황학시장의 가치를 ‘황학동-만물시장’이라는 주제공모를 통해 찾아보고자 했다. 도심의 소외지역이 아니라 황학시장의 독특한 문화와 역사를 기록할 조형예술가를 찾는 공모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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