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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우수졸업작품전 작가의 미래를 기대하며 김기주 |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교수
2008년 새해 벽두에, 동덕여자대학교는 서울 소재 19개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생 중에서 교수님이 추천한 35명의 재원들의 동서양화 작품들로 구성된, [2008 우수졸업작품전]을 동덕화랑에서 열게 되었습니다.
이 전시는 기존의 <향방전>을 그 특성을 뚜렷이 하기위하여 이름을 바꾼 것으로, 젊은 신진작가의 발굴과 그들의 현주소를 대중에게 알리는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선정된 학생들에게 우선 축하의 말씀을 전하고,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해 봅니다. 이 전시는 각 대학의 졸업전이 각각 열리므로 각 대학의 대표작을 함께 봄으로써 각 대학 학부생들의 흐름 및 전체적인 흐름을 비교해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이번 출품작들은 마지막 대학 재학 기간 중의 작품이므로 아마도 각 대학의 특성과 시각, 이 시점에서의 젊은이들의 생각과 감정이 작가의 개성으로 표출되어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아마도 그들의 관심이나, 생각, 정서의 기본은, 그들의 앞날에 큰 일이 있지 않는 한, 평생 계속되리라고 여겨지기에, 이 전시회는 작가는 물론이요 한국화단의 앞날, 즉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21세기가 되었는데도, 한국화단 및 세계화단에는 아직 주도적인 흐름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그간 한국미술계는 20세기, 100년을 정리하면서도 아직 근현대의 구분이 뚜렷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20세기 말 중국의 개방과 더불어 상황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이제까지 한국화단이 구미(歐美)와 일본 화단에 주목해 왔다면, 지금은 중국 미술계가 추가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본격적인 유학과 여행, 각종 비엔날레의 참가, 학교 간 자매결연으로, 그리고 작가들의, 특히 회화부분에서의 국내 작품전시도 드물지 않게 접하게 된 결과 이제는 중국의 화단, 학제(學制)나 예술가들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고 주요작가들도 낯설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카셀이나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보면, 구미 미술계의 동아시아 미술의 이해는 아직도 미약해 보이고, 그 점은 앞으로 여러분의 활동에 기대해 봅니다.
예술은 현실의 반영이고 정화(精華)이며, 예술가의 개성의 표출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변화의 시대입니다. 그것도 교통수단과 정보수단의 발달이 가속화되면서, 이제는 한 전공만의 연구에서 다시 통합적인 인간이 요구되는 시대로 시대가 변화하고 있고, 지구촌 시대가 되었습니다. 더욱이 대학교의 학제가 학부-대학원 석사가 주종이다가 주요 미술대학이 박사과정을 개설하면서 그들 화가들에 의해 기술적인 면의 개발은 물론이요, 화의(畵意), 즉 개념도 다변화시켜 풍성한 우리화단이 예상되는 시기입니다.
이번 [2008 우수졸업작품전] 작가의 관심은, 그러나 여전히 20세기의 인간의 소외와 불안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환경 등으로 인해 시각이 다각화되고, 방법이 다변화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동 아시아적 견해에서 인간이 자연의 일부이든, 구미적(歐美的) 견해로 신의 창조물이든지 간에, 사회를 살아가는 주체가 인간인 이상 인간에 대한 관심은 당연하다고 여겨집니다.
이번 전시 그림은 크게 인물과 주변 풍경묘사로 나뉩니다. 인물의 경우는, 하나의 인물을 표현하는 경우와 많은 인물로 표현하는 경우로 나뉘고, 상상과 주변사물의 경우는 대상들의 상상력을 통한 접합과 삽입, 확대, 또는 숨김과 드러냄〔隱現〕으로 나타납니다. 인물 하나일 경우에는 안초롱이나 허동진, 한정민, 박정혜, 임희성, 김선민의 얼굴, 정현주, 박소현의 신체의 뒷모습 만, 또는 김혜진의 여자의 한쪽 가슴만의 확대, 박은경의 특수상태에서의 들여다보는 행위의 표현, 박진영의 하나의 화폭에 하나의 인물을, 또는 이은미의 하나의 공간에 한 인물을 그린 다면공간, 김미주, 선소희, 이선명, 김진기, 이동조의 가족이나 인간의 주변 내지 인간의 모습, 정연태의 희미한 인간이 보이는 가운데의 도시풍경 등으로 인물을 다면시각으로 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또는 윤규섭의 먹만의 깜깜한 도시와 산, 임지희의 흔히 보는 주위풍경에서 낯익은 것의 과감한 적(赤)과 홍(紅)의 갑작스런 확대, 강은주의 물고기와 자동차의 상상공간 등의 다변화는 우리시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눈에 띠는 것은 마치 장욱진의 [붉은 소](1950년 작)의 그 조그마한 붉은 소가 붉다는 이유만으로 작품전시가 금지된 적이 있었듯이, 주도하든, 적은 부분이든 이번 전시작품에 붉은 색이 많다는 점, 강열한 색의 대비, 얼굴의 다양한 표현이 두드러진다는 점, 그리고 구상그림이 많다는 점입니다. 구상이나 색 대비는 전통회화의 특성이요, 최근의 중국, 일본과 더불어 가는 모습으로 보이지만, 붉은 색 입술이나 옷의 붉은 색은 그렇다고 해도 눈 - 박진영의 ‘눈’, 박정혜의 안경, 안초롱의 붉은 눈 화장, 임희성의 다채색의 얼굴과 붉은 색의 눈-에 나타난 붉은 색이나 이세정, 이은미, 박정경의 붉은 색, 이정아의 불완전하게 분리된 빨간 생선 등은 현대 사회에 대한 불안심리나 우리 모습을 질타하고 있는 듯해 앞으로 구상에서의 표현영역의 확대도 기대해 봅니다.
끝으로 좋은 작품을 지도해주신 각 대학의 교수님들과 좋은 작품을 출품한 학생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앞으로 출품학생들의 화업에의 진전이 한국화단의 새로운 축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 세미나
일 시 : 2008. 1. 9 (수) 오후 1시30 - 4시
장 소 : 동덕아트갤러리 B실
주 제 : 21c에서 작가의 삶이란?
사 회 : 김기주 (동덕여자대학교)
발제자 : 박일호 (이화여자대학교), 최태만 (국민대학교), 김승호 (경기도미술관)
주 최 :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주 관 : 동덕여자대학교 예술대학 회화과, 동덕아트갤러리
문의전화: 동덕여대회화과 02-940-4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