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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홍수에 잠기다

  어린 시절 소중한 추억들을 간직하고 있는 학교들이 점점 새 단장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분교에서 폐교로 혹은 수몰지구 또는 수련원 등으로 명칭이 바뀌고 있다. 내가 자라온 지역은 6개의 초등학교가 있었으나 모두 폐교나 분교가 되어버리고 겨우 한 곳만이 근근이 학교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어릴 적 큰 홍수로 인해 학교운동장이 물에 잠긴 적이 있었다. 철없던 나는 어른들의 걱정 근심을 뒤로 한 채 뱃놀이를 즐겼다. 몇 해후에 또 다른 홍수로 인해 학교를 비롯한 모든 것이 잠겨 버렸다. 그리고 다시는 물이 빠지질 않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 마음의 홍수 속에 소중한 추억과 꿈 등이 같이 잠긴 채 영원히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잠긴 마음의 홍수가 빨리 거치길 빌며 나는 오늘 뱃놀이 대신 붓놀이를 즐기고자 한다.

  저마다의 바쁜 일상 속에서 앞만 보며 살다보니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이나 순수했던 마음들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 같다. 학교 운동장에는 어린 시절 뛰어놀던 아이들의 꿈, 이상, 우정, 추억 등등 많은 것이 숨겨져 있다. 그곳에 가면 잠시나마 순수함에 동화되어 과거속의 현재로 여행을 떠나곤 한다.  아울러 나의 작품과 예술 활동이 보는 이들에게  어린 시절의 추억과 조우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때, 어느 정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보는 이들의 삶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는 다 해도,  내가 작품을 통해서 주고자 하는 잔잔한 여운처럼 조금이라도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는 계기를 가진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굉장히 행복하고 소중한 일이 될 것이다.  

                                                           작업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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