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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_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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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초•점

1. gallery zandari는 대중과 문화•예술 사이를 잇는 다리이자 상호 소통의 통로로써의 역할을 목표로, 2004년 봄 주명덕 사진전 <도회풍경>을 시작으로 얼마 전 막을 내린 겨울방학 기획전 <얼음, 땡!>과 교육프로그램 <틱톡, 택톡 시간탐험대>까지 전시와 교육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난 2003년 창립 이후 꾸준한 활동을 보이며 변화와 성장을 거듭하여 왔다. 

2. 본 전시는 올해로 창립 및 개관 5주년을 맞이하는 gallery zandari가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고 보다 나은 미래를 향한 계획과 포부를 다져가는 2008년을 보내고자 마련된 개관기념전이다.

3. 본 전시 짜-임_weaving 展은 2008. 3. 6부터 4. 16까지 42일간 진행되며 강선미, 김희경, 덤(강필주, 김원모, 황상운), 신지 오마키, 아이 사사키, 요시히로 야마세, 우혜민, 이정훈, 천성림 등 9명의 국내외 작가와 디자이너팀이 참여한다. 

4. 패션을 주제로 패션 디자이너들과 사진작가, 영상과 설치작가들이 함께했던 지난 2005년의 개관 기념전 <Fashion in Love> 이후 3년 만에 기획된 이번 전시 짜-임_weaving 展은 패션이라는 단어에서 출발하였으나 그 해석을 조금 달리한다.  

5. ‘패션’하면 멋진 옷과 훌륭한 몸매의 모델들, 화려한 무대 등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그러나 본 전시는 ‘패션=옷’이라는 등식에서 벗어나 패션이 옷이라는 형식의 결과물을 얻어내고 트랜드라는 한 시대의 흐름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의 출발이 베틀의 날실 사이로 오르고 내리는 북의 움직임이 엮어내는 씨실과 날실의 ‘짜임(weaving)’임에 주목한다.

6. 이미지와 이미지의 짜임은 패턴을 만들고, 실과 실의 짜임은 옷감을 만들며, 옷감과 디자이너의 짜임은 옷을 만든다. 상상과 상상이 짜여 주제가 되고, 독특한 주제들이 작가의 손과 엮여 작품으로 탄생한다. 작품과 작품이 전시 공간에서 짜이고, 새로운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전시장은 새로운 옷을 입고 관객과 만난다. 

7. 이번 전시에는 현재 일본은 물론 한국과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일본작가 3인이 참여한다. 이미 여러 차례의 국내 전시 및 프로젝트 등을 통해 알려져 있는 신지 오마키는 일본 시세이도 갤러리와 아이치 미술관에서 진행한 바 있는 그의 대표작품 ECHO-INFINITY 를 갤러리 전시장에 과거 작품과 함께 설치하였다. 지난 2006년 FACE-OFF전(갤러리 잔다리)에서 화려한 벽화 작업을 선 보였고, 한국은 물론 영국와 일본에서 여러 전시 및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는 요시히로 야마세는 기하추상적인 회화 작품을, 현재 쌈지 레지런스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아이 사사키는 슈가 파우더와 계란 흰자, 레몬쥬스와 바닐라 향을 섞어 9일 동안 갤러리 벽면을 빼곡히 아이싱으로 만들어낸 패턴 풍경으로 수놓았다. 특별히 이번 아이 사사키의 작업을 위해 CJ문화재단과 일본 MITSUI SUGAR에서 슈가 파우더를 협찬하였다.        

8. 시트지를 이용하여 공간에 이미지를 그려내는 강선미는 씨실과 날실의 관계와 짜임을 사람들 사이의 관계로 의미를 확장하여 반지 이미지를 공간에 설치하였고, 수건을 꿰매고 코바늘 뜨기로 부드러운 세면대와 공간을 연출한 김희경, 패션 디자이너 3인으로 구성된 덤은 여러 가지 직조의 천에 그녀들만의 이야기를 담아낸 텍스트의 그림자들을 만들어 냈다. 옷의 왼쪽과 오른쪽, 안과 밖을 만들어내는 지퍼를 활용하여 우혜민은 지퍼 안에 빛을 가두고 짜내어 화려한 빛의 공간을 만들어냈고 현재 뉴욕에서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천성림은 텍스트를 오려 마치 실처럼 엮어 글자들의 의미망을 해체하고 다시 엮어냈다. 지난 2005년부터 시 청사 모뉴먼트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는 이정훈은 갤러리 건물 전체를 마구 감겨있는 실패처럼 은은한 듯 화려한 패턴으로 싸매고 묶어내 새로운 공간으로 연출해 냈다.  

9. 짜-임_weaving 展은 작가의 상상력과 땀, 다양한 색과 형태, 천과 종이들, 작품과 공간, 작품과 작품이 서로 짜이고 엮여 만들어낸 하나의 화려한 옷이다. 알록달록한 색 점들은 흩어졌다 모이며 패턴을 만들고, 전시장 바닥과 벽을 타고 흐르는 패턴들은 공간에 옷을 입히고 풍경을 만든다. 전시장에 펼쳐진 실내 풍경은 한 올 한 올 떠올려진 실들이 구축한 부드러운 공간이고, 벽에 그려진 풍경은 기억의 파편들, 상상의 이미지들이 엮이고 짜인 이야기를 풀어내며, 책 속에서 뜯어져 나온 텍스트(text)들은 또 다른 텍스쳐(texture)를 엮고 이야기를 만든다.

10. 전시장 각 층과 각각을 연결하는 계단 그리고 갤러리 건물의 외벽이 9명의 작가들이 뽑아낸 9가지 색실로 뒤덮인다. 9명의 아라크네들이 짜 놓은 공간에 들어선 관람객은 또 하나의 색실이 되어 9색의 공간 여기저기를 오가며 또 하나의 무늬를 수 놓게 된다. 갤러리를 감싼 붉은 실이 당신을 10번째 아라크네가 되어 보라 손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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