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적 풍경에 담긴 내면세계, 중견작가 반미령의 신작전
시작과 끝을 알 수 없이 이어진 벽면 너머로 보이는 광활한 자연의 전경. 그 환상적 풍경 안에 삶에 대한 사색을 담아내는 화가 반미령 (1965- )의 개인전이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다. 반미령은 홍익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경예술대학 대학원에서 유화를 전공한 중견작가이다. 그녀가 보여주는 섬세한 풍경과 은유적 의미의 사물들은, 보는 이를 고요하고 신비로운 내면의 세계로 안내하여 의식 너머의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자신의 철학의 이어감과 동시에 15년 작업의 저력을 보여주는 100-150호의 대작 10여 점이 선보인다. 또한 그간의 평면 위주 작업에서 벗어나 천천히 회전하는 구 모양의 설치작업을 처음으로 선보여 작가 반미령의 다양한 작업을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빈 화면을 채워나가는 상상의 이야기
반미령은 대상의 표현을 최대한 절제하는 대신, 빈 공간과 신비스러운 상황연출을 통해 보는 이의 상상력을 자극한다.긴 벽면과 하늘과 바다 등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공간 분할, 벽면에 드리워진 근원을 알 수 없는 그림자와 내부와 외부의 경계가 모호한 상황 등, 작가는 의도된 여백과 비현실적 요소들을 적소에 배치하여 관객들에게 그려진 것 그 이상을 상상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공간과 상황 일상적 사고의 굴레에서 벗어나 '나'와, 나를 둘러싼 '세계'에 대해 명상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분주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로 하여금 잠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한다.
벽 :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연결하는 시간의 미학
반미령의 그림에 항상 등장하는 벽 또는 벽 안의 창은 과거와 현재를 지나 미래까지 끝없이 존재하는 무한한 시간을 의미한다. 롤러로 여러 번 색을 겹쳐 오랜 세월을 견딘 유적과 같은 단단하고 견고한 질감이 느껴지는 벽에는, 한 사람의 삶은 유한하지만 그 흔적은 세대를 거쳐 무한히 지속된다는 작가의 '시간과 인간'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또한 작가는 종종 거대한 벽면 앞에 서랍장이나 화병 같은 일상의 소품들을 그려 넣어, 무한한 시간 속에 찰나를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렇게 반미령은 시간에 대한 은유와 암시를 통해 인간과 시간에 대한 사색을 절묘하게 표현하며, 그만의 철학적인 분위기로 쉽게 잊히지 않는 잔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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