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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혜정 영상전:대안적 연대기

  • 전시기간

    2008-10-25 ~ 2008-11-16

  • 참여작가

    조혜정

  • 전시 장소

    체어즈온더힐

  • 문의처

    02-747-7854

  •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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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의 성문화에 대한 비판적 성찰들을 담은 영상전. 여성노인들의 생활을 탐구한 '대안적 연대기',시적인 비디오 ‘위대한 타자들 (grand(m)others), ‘향항(香港)-Scented Port’ 등 3편의 영상물과 사진 전시로 구성
대안적 연대기
조혜정 개인전 / 비디오


10월 25일부터 11월 14일까지 종로구 가회동 97번지 체어즈온더힐Chairs on the hill) 갤러리에서 조혜정의 개인전 ‘대안적 연대기’가 열린다. ‘대안적 연대기’展은 한국사회의 성문화에 대한 비판적 성찰들을 담은 영상전이다.. 작가의 전(前) 호적지인 경상남도 함안군 내곡리의 농촌 여성노인들의 일상을 탐구하고, 이를 통해 이들의 생활문화를 탐구한 작업 ‘대안적 연대기’, 돌아가신 3명의 할머니들인 화가 나혜석, 위안부 문옥주, 본인의 외할머니 윤복순에 대한 시적인 비디오 ‘위대한 타자들 (grand(m)others), 1㎢의 면적 당 6만 명이라는 상상하기 힘든 인구밀도를 가진 홍콩 섬의 필리핀 가정부의 모습을 담은 ‘향항(香港)-Scented Port’ 등 3편의 영상물과 사진작업들이 전시된다.

작가는 시간적, 공간적, 사회계층적으로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일련의 영상작업들을 통해 우리에게 뿌리 박혀 있는 성 이데올로기의 현상의 편린들을 전달한다. 렌즈를 통해 담담하게 기록된 이들 여성들의 다양한 모습을 통해, 작가는 2008년 현재 우리사회의 정체성의 한 단면을 전달하고 있다.

한편 ‘대안적 연대기’는 11월 20일부터 11월 22일까지 경상남도 함안군 내곡리 마을회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농촌지역의 실험영상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고, 실제 자신들이 출연한 영상물을 보면서 출연자인 동시에 감상자로써의 경험을 향유하는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비주류의 저항담론
-‘대안적 연대기’작업에 대하여

작가. 조혜정




‘대안적 연대기’는 본인의 전(前) 호적지인 경상남도 함안군 여항면 내곡리를 1년여 동안 참여 관찰하며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이 지역 여성노인들의 생활을 기록한 실험적인 영상물이다. 농업과 축산업을 통한 소득으로 소비재를 구입해서 사용해온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내곡리는 높은 산들이 벽처럼 에워싸고 있어서 면적이 작을 뿐 아니라, 이농현상으로 인해 적은 가구 수로 이루어져 있다. 현재는 인구의 대부분이 고령의 노인들이며 이씨 혹은 조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며, 성별로 보면 여성들이 더 많이 생존해 있고 거의가 혈연과 친족 혹은 동무 관계로 엮여 있다. 내곡리에 사는 여성노인들이 반 세기가 훨씬 넘는 동안 각자 서로 다른 강도로 겪은 가부장제의 성별화된 경험이 작품 ‘대안적 연대기’의 심미적 구성에 중요한 인자가 된다. 이 여성들이 口頭로 밝히는 삶의 흔적들을 담고 정리하면서 제도 및 개인 의식 속에 있는 가부장적인 이데올로기를 발견하게 된다. 여성의 열등성을 규정하는 문화적 공리가 공동체 내에서 하나의 진리로 받아들여지면서 다양한 가부장적 담론의 망을 통하여 여성성을 규정하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 내부에 있는 ‘남성의 눈’을 의식하는 순간, 이들의 언어가 부성주의적 관습을 답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고정적인 구조로 파악하지 않으며, 그 통찰이 특정 역사적 순간에 가능한 변화하는 양식일 뿐이라며 여성들이 가부장적 사회에 대해 스스로가 언급하면서 저항의 가능성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효율적 생산성을 가지고 긍정성을 지닌다. 이야기하기(story-telling)는 과거가 현재에 ‘말을 걸게’ 함으로써 역사를 재구성한다.





한편, ‘내곡리’의 공간은 끊임없이 남녀의 지위 차를 강화하는 하나의 권력 기호로서 작용한다. 평생을 통하여 쉬는 것을 모를 만큼 근면하고 성실하게 일을 하지만 토지에 대한 지배권을 가진 여성들은 거의 없다. 공간은 분할•분류•위계의 방식에 따라 인식 가능하고 거주 가능한 장소로 변형되었다. 그러나 공간에 사는 여성들의 노동을 들여다보면 이들은 지독하게 이데올로기적인 공간측량의 방법론을 따르는 대신,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생존을 위하여 자연으로부터 필요한 것들을 충당한다. ‘대안적 연대기’는 풍경의 윤곽선을 따라가며 토지소유권이라는 욕망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중재를 시도한다. 그리고 공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공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밝히면서, 공간 자체를 수많은 정서들을 가진 장소로 구성함으로써 대상화의 위험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작가 도리스 레싱은 소설 ‘풀잎은 노래한다’를 시작하면서 작자미상의 다음과 같은 문구를 적어놓았다. “하나의 문명이 지닌 약점은 그것이 저지른 실패와 부적합성으로 가장 잘 파악할 수 있다.” 공식적 역사는 대안적인 복수 역사들(herstories)의 흔적을 지워버리는 폐쇄적 서사이다. ‘대안적 연대기’는 가변적이며 주관적인 이야기들에 주목하며 대안적 서사를 위해서 현실 속에 과거를 다른 식으로 짜 넣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면서 과거에 대항하는 연출을 시도한다. 여러 매체들이 복잡한 시간 풍경들을 만들어내고 시(공)간적 모호성을 재현한다. 시간적 순간의 동시적 재현을 허용함으로써 서사의 가능성을 열어놓고 병치, 생략, 중첩된다. 뒤틀린 시간풍경들은 그에 대한 해석을 결합하는 심리적 퍼포먼스로 연결되고 이어서 평범한 행위들이 벌어지는 일상적인 시공간으로 전이되기도 한다. 경험적 시간을 다방향적이고 애매한 것으로 파편화시키며 재구성하면서 담론적 맥락 자체가 비직선적이며 집합적라는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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