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미술작품 속에서 우울한 상황을 박차고 넘어갈 수 있는 기분 좋은 그림, 행복을 주는 그림으로 위안을 주고 희망을 메시지를 위한 6인의 작품으로 구성
“Coming Happy-행복채집”展 정영숙 | 아트세인 디렉터/서울산업대학교 겸임교수
12월, 그리고 1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모두에게 중요한 시기이다. 그렇지만 세계경제 한파로 인해 국내의 경제는 밝지 않다. 만나는 사람들에게서는 국가 경제와 가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술계에서도 예외는 아니지만, 미술작품 속에서 우울한 상황을 박차고 넘어갈 수 있는 기분 좋은 그림, 행복을 주는 그림으로 위안을 주고 희망을 전하고자 이번 전시는 기획되었다.
반 고흐가 동생 태오의 아들 탄생을 축하해주기 위해 그린 <꽃 핀 편도나무>에서 넓은 창공을 향해 뻗어나가는 가지에 활짝 핀 꽃은 기쁜 마음으로 새 생명을 축복하고 있는 고흐의 행복이 고스란히 작품으로 표현되어 있다. 시대를 초월하여 작품을 감상하는 우리에게도 고흐의 감정이 이입되듯 그 작품에서 생명의 기운과 행복을 떠올리게 되는데 이번 전시에 초대된 작가들의 작품에는 다양한 행복메타포가 담겨져 있다.
전통민화에서 시작된 서공임 작가의 작품은 최근 들어 민화의 현대적 변용에 중심을 이룬 실험적인 새로운 조형성을 표출하고 있다. 소재에 있어서는 민화에서 주로 다루어진 생활 속의 물상에서부터 전설과 상상에서 사용한 것들까지 무한하다. 행복하게 살고 싶다라는 소망이 민화에 잘 드러나듯이 출품된 작품 중 호랑이는 벽사진경의 소재로 단군신화에서 등장한 이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동물이다. 선조들은 정초가 되면 궁궐, 여염집 대문이나 집안 곳곳에 호랑이 그림을 붙여 놓았었다. 서작가의 작품에서 호랑이는 화훼도에서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모란과 어우러져 해학적이고 정감있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캔버스를 벗어나 스테인드 스틸판으로 화려하게 표현한 입체 나비는 장수와 사랑을 상징하는데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채색화에서 시작된 신지원 작가의 작품은 한지, 모시, 나무 등 재료에 있어서 자유롭고 그 표현 방법 또한 폭이 넓다. 이번 출품작은 모자이크화된 모시 위에 만개한 꽃을 그린 작품과 십장생(十長生)을 소재로 스기목에 채색하였다. 특히 민화의 소재였던 불로장생의 상징인 십장생(해, 달, 물, 산, 바위, 소나무, 학, 사슴, 거북, 불로초) 을 그린 그림으로서 새해 정초에 세화로 그려 선물을 주고 받거나 회갑연용 병풍으로 사용된 장수를 기원하는 내용의 특성을 살려 행복한 전통 혼례 풍경, 따스한 집의 모습을 세밀한 표현방식을 통해 잔잔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행복이 잔잔히 스며들어 있다.
회화와 설치 작업을 병행하며 작품을 발표하는 안윤모 작가의 작품은 최근 들어 미술관과 갤러리를 통해 자주 소개되고 있다. 안작가의 기본 소재는 인간과 동물이다. 의인화(擬人化)된 동물을 차용하여 현대인의 생활과 이상적인 세계를 제시하고 있다. 2008년에 발표한
, <띠 동물 그림> 등에서 인간의 삶의 모습과 친숙한 장면은 작가의 무한한 상상력이 가미되어 예기치 않는 행복감을 전해주고 있다. 2009년 기축년을 기념하기 위해 그려진 소의 그림이 있고, 종이배에 함께 타고 있는 호랑이 가족은 화목한 가정의 모습이 배어 나오는 유머가 담긴 작품이다. 평범한 소재와 단순한 구도의 형식은 쉽게 읽어 내는 그림이다. 복잡하고 화려한 현대미술의 홍수 속에 행복하게 기억될 수 있는 작품이다.
프랑스의 화가, 오노레 도미에(Honor Daumier)가 대표적인 정치풍자 화가라면, 최석운작가는 일상풍자에서 단연 돋보이는 대표 화가이다. 90년대 후반에 발표한 <돼지꿈> 연작, <기다림>, <아버지와 딸>의 작품에서 일상의 삶의 단면들이 절제되게 표현된 인물, 동물들이 긴 여운을 남겨주었다. 무거운 주제임에도 경쾌하였고, 이와 같은 작품은 2000년대 이후 더욱 단순화되면서 내용은 캔버스 안으로 깊이 침잠하고 있다. 출품된 작품 소재는 달항아리와 돼지, 개이다. 화면 가득 배치한 달 항아리는 충만한 행복을 담아내는 그릇이요, 항아리 주구에 쉬고 있는 동물들은 무척이나 여유로워 보인다. 바쁜 일상에 쉬고 싶은 현대인의 휴식 같은 풍경이다.
'Sea of Sound'주제로 10년 넘게 작업을 발표한 박구환 작가는 최근에는 <한가로운 마을>주제로 새로운 작업을 전개하고 있는 열정적인 목판화가이다. 바다 풍경에 소리를 가미한 작가, 최신 기자재를 적극적으로 응용하는 작가라면 단연 회화과 소리를 구분해서 재료를 선택하겠지만 박작가는 소멸목판화의 힘든 작업 작업과정에 바다도 담고, 소리도 담았다. 바다의 교향악이다. 19세기 자연주의 작가들이 전원 풍경을 광활하게 담아내었다면 박작가의 <한가로운 마을>연작은 클로즈업된 자연, 감성의 자연이다. 절제된 화면 배치와 단순화된 소재들은 날카로운 도구로 깎은 베니어판을 종이에 찍어낸 파스텔톤의 색과 함께 정겹다. 목가적인 풍경 속으로 마음이 침입한다.
미술의 즐거움을 찾아낸 최혜광 조각가는 확대된 <인물>연작과 변형된 동물 <척>연작을 병행하고 있고,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유쾌해 질 수 있는 펀스터즈 전시에 주목 받고 있다. 출품된 작품은 <척가족>이다. 잘난 척, 예쁜척, 귀여운 척 등등.. 이러한 척 들 앞에서 특히 아이들은 척들과 하나가 된다. 그에 반해 근엄한 척, 멋있는 척 하는 어른들에게 무거운 척을 내려 놓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상의 동물을 확대하여 키치적으로 표현된 가벼움 보다는 실제 같은 픽션(Fiction)인 ‘척’들이 뜻 밖의 행복한 상상으로 이끌고 있다.
자극적인 소재와 강한 시각 이미지가 난무하는 동시대 미술 속에서 장르와 표현방식을 다르지만 초대된 6명 작가의 작품에서 희망과 복을 상징하는 소재의 적절한 조형 이미지와 함축된 의미를 살펴보며 행복한 작품 감상으로 이어지길 바래본다. 행복은 만인(萬人)의 원(願)이다.
Coming Happy『행복 채집』展
▪ 전시 기간 : 2008-12-15(Mon) ~ 2009-01-12(Mon)
▪ 전시 장소 : 현대 백화점 미아점 10층 갤러리H (Tel. 02-2117-2117)
▪ 전시 기획 : 정영숙(아트세인 디렉터/서울산업대학교 겸임교수) 011-9777-7290
▪ 전시 진행 : 실장 윤수경 017-343-26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