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6명의 작가들이 조각의 전통적 개념이면서 핵심적 개념인 양감을 결여한 조각, 가급적 실체감과 물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조각을 통해서 전통적인 조각의 개념을 재해석하는 한편, 그 범주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
소마미술관,
“드로잉조각 : 공중누각(空中樓閣)”展● 소마미술관, 전통적인 조각 개념 재해석한 “드로잉조각 : 공중누각(空中樓閣)”전 개최
● 강영민, 김세일, 박선기, 장연순, 전강옥, 함연주 총 6명의 설치작품 10여 점 소개
● 동기간 “Shoebox”(제3전시실), 소마드로잉센터 기획전 “나무가 종이를 만나다”(제6전시실) 함께 열려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명예관장 이성순)은 오는 7월 9일부터 “드로잉조각, 공중누각(空中樓閣)”展을 개최한다. 본 전시에서는 강영민 등 총 6명의 설치작품이 전시되며, 조각의 전통적 개념이면서 핵심적 개념인 양감을 결여한 조각, 가급적 실체감과 물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조각을 통해서 전통적인 조각의 개념을 재해석하는 한편, 그 범주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본 전시는 8월 30일까지 진행되며, 소마미술관 제1,2,4,5전시실에서 열리고, 관람료는 성인 3,000원 / 청소년 2,000원 / 어린이 1,000원이다.
고충환 | SOMA 운영위원, 추계예술대학교 겸임교수
전통적인 조각의 개념으로는 양감과 물성 그리고 공간감을 들 수 있으며, 이 중에서도 핵심적인 개념으로는 단연 양감을 들 수 있다. 장르적 특수성에 천착한 모더니즘 서사에 의해 지지되고 있는 이 개념은 그러나 이후 후기 근대의 다원주의 양상이 전면화하면서 상대적으로 더 유연한 개념으로 재정의를 요구받기에 이른다. 소위 탈의 논리에 힘입고 있는 이 태도는 조각에서는 탈조각의 경향성으로 나타난다. 이로써 이번 전시에서는 조각의 전통적 개념이면서 핵심적 개념인 양감을 결여한 조각, 가급적 실체감과 물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조각을 통해서 전통적인 조각의 개념을 재해석하는 한편, 그 범주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물질에 대한 최소한의 흔적만을 견지한 이 조각들은 굳이 따지자면 종래의 부드러운 조각과 공간설치작업과 일정하게 맞물리면서도 이와는 또 다른 지점을 향해 열려있다.
주제에 대해 살펴보자면, 공중에 떠 있는 신기루, 허무하게 사라지는 가공의 사물 등을 뜻하는 공중누각의 일반적 의미는 부정적이지만, 조형적으론 그 부정적 의미가 오히려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예술은 일상보다는 이상에 치우쳐져 있고, 이로 인해 일상적인 언어용법을 예술의 특수성에 맞춰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말하자면 그 부정적 의미를 긍정적인 의미로, 생산적인 의미로 전유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경우에 있어서 예술은 일상이 결여하고 있는 부분을 이용하고 전유하고 보충한다. 이를테면 모순율과 아이러니가 그렇다. 모순율과 아이러니는 일상의 관점에서 볼 때 부정성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그로부터 예술이 비롯되는 원천이기도 한 것이다. 더욱이 공중누각 즉 공중에다 집을 짓는다는 의미 자체는 이번 전시의 형식적 특징이랄 수 있는 드로잉조각의 성격에도 부합한다. 이를테면 드로잉으로 공중에다 집을 짓는다고나 할까.
미디어시스템이 문제를 일으켜 이미지가 파열되는 순간에 주목한 강영민, 가녀린 철사를 엮어 거대한 고치를 만드는 김세일, 숯을 매달아 가공의 구조물을 재구성한 박선기, 섬유를 소재로 한 사각패턴의 변주를 통해 명상적이고 관조적인 분위기로 이끄는 장연순, 허공에 떠 있는 듯한 돌과 석고 덩어리를 통해 중력을 실험하는 전강옥, 머리카락과 스타킹 등 신축성 있는 소재를 통해 장력을 실험하는 함연주 등 이번 전시가 조형에 대한(특히 조각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제시하는 생산적인 계기가 되리라 본다. 말하자면 마치 공간(허공)에다 드로잉을 한 듯한 인상과 함께, 공간과 유기적으로 상호 작용하고 상호 침투되는 조각, 그저 공간에 설치(세팅)되는 조각이 아니라 공간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조각, 공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조각, 공간과 함께 형성되는 조각이 새로운 공간경험을 예시하게 될 것이다.
▶ 제 1 전시실 _ 강영민 사람들의 환경을 둘러싼 이미지와 사물들의 의미는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변하고 있다. 예전의 정반합적 논리에 의한 변화와는 달리, 사물의 전통적 역할이나 기능으로 부터 완벽히 분리된 전혀 다른 인식의 등장에 의한 변화가 그것이다. 게다가 이와 같은 변화는 우리의 인식이 사물과 이미지의 본질적인 의미와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더욱 가속화된다. 이와 같은 환경적 변화 속에서 사람들은 각각의 '현대적 인식'을 토대로 나름의 이미지적 환경을 갖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이와 같은 변화 속도가 사회 문화 현상에서 포착되는 일루젼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 작업은 이 허상의 표면을 변질시키고 재구성함으로서, '본질 혹은 진실에 접근’ 하기보다, 그 허상이 만들어지는 매커니즘을 추적하여 사물과 이미지가 변화되는 '고속도로 시스템'과 같은 시지각적인 왜곡이나 문화적 복합성 등의 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작은 인식의 틈을 제시하려고 한다.
▶ 제 2 전시실 _ 함연주스타킹, 라텍스, 용수철, 머리카락 등의 재료를 통해 작가는 장력과 탄성을 실험한다. 재료가 지닌 본연의 힘에 덧붙여 작가가 조심스럽게 행하는 노동의 과정에서 일종의 긴장감이 형성되며, 공간 자체로 제시되는 그의 작업은 관람자로 하여금 상상력을 동원한 체험을 유도함으로써 팽팽한 긴장감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있다. 부드러운 재질, 재료에 내재된 강한 힘, 그 힘을 극대화하고 있는 또 다른 재료, 공간 속에 위치하고 있지만 존재감이 희미한 물성, 빛을 받아 드러나는 존재감의 흔적으로 구성되는 그의 스타킹 작업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지만 볼 수는 없는 자연의 에너지를 가시화하고 있다.
▶ 제 4 전시실 _ 장연순나의 작업은 마음과 몸에 대한 명상에서 시작된다.
동양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마음의 움직임을 내 속에 축적되어 있는 조형언어로 표현하는 것이다.
씨실과 날실이 성글게 교차하여 짜여진 아바카 섬유는
수축과 팽창하면서 안과 밖의 모호한 경계를 표현한다.
쪽염색과 풀먹임과 반복되는 바느질을 통하여
여성 노동의 신성성이 우주적 영성과 합일하며
나는 너를 비추고 너는 나를 비추며 끊임없이 연기(緣起)하여 나의 작품들은 부분이면서 전체이고 전체이면서 부분이 된다.
이렇게 나는 ‘마음’과 ‘몸’을 추상화 시켜가는 조형 작업 속에서 끊임없이 나 자신을 보며 스스로를 정화해 간다.
▶ 제 5 전시실 _ 김세일 / 박선기 / 전강옥
김세일 망 구조물 작업은 여러 면에서 조각이나 조형물과 관련된 전통적인 관념과는 구별되는 생각을 반영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조형물은 조형물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전통적인 조각에서의 매스를 결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실체감마저도 희박해 보인다. 경우에 따라선 가능한 한 물질감이나 실체감을 최소화하면서, 가급적 순수한 암시력 만으로 존재하는 작품을 겨냥하고 있는 것 같다. 작가의 작품은 말하자면 실체감이 희박한 만큼 오히려 암시력의 비중이 현저해지는 인상을 주며, 이로써 거의 순수한 환영을, 순수한 일루전을 대면하고 있는 것 같은 일말의 비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여기에 조명을 받아 구조물의 표면에서 반짝이는 빛의 편린들이 이런 비현실적인 느낌에다 환상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빛에는 그림자가 따르기 마련이다. 작가의 작업에서 특히 빛과 그림자가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판타지는 조형물 이상으로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조형물 자체의 실체감이 희박한 만큼, 경우에 따라선 오히려 그림자의 실체감이 더 뚜렷하게 감지되는, 이른 바 조형물과 그림자, 실재와 허상과의 역전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박선기 예술가는 그들의 세계를 찾아 끊임없이 방황한다.
이러한 완벽한 세계를 찾아 나서는 노력의 방법은 예술의 본질로 나타난다. 완벽과 조화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사회 속에서 각자의 본분의 전개로 인해 찾아져야 한다. 예술가는 계속되는 침묵 속에 숨겨져 있는 진실을 밝히고 알리는 것으로 이것은 또한 예술가의 본질을 변형케 하는 이유이며 예술가는 오직 그의 시대에 머무름으로 진실을 찾아내고 제의한다. …
공간속에 자유로이 던져진 검은색 불투명도의 숯은 무의식의 세계로 인도하는 감동의 시작과 나이론 줄의 팽팽한 긴장감은 그 공간에 들어선 자의 호흡을 가라앉게 하는 힘이 있다. 숯과 나이론 줄, 그리고 그림자.....
이들이 공유하는 이 공간은 그 여백이 가진 탄탄한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강옥나의 작품들은 불안정한 균형, 불균형, 순간적 균형, 추락 등 중력의 가장 스펙터클한 효과들을 시각화하는 한편 가벼움, 초월, 비상, 무게, 무거움과 같은 중력에 관계된 정신적 가치들을 조형화 하고 있다. 또한, 내적 운동의 가능성과 외적 운동 사이의 제한된 순간성 속에서 존재하는 나의 작품들은 불안정한 일시적 균형을 통해 사라져 버릴 수밖에 없는 나약한 것들, 가냘픔, 쇠락, 붕괴, 와해, 추락 등에 대한 미학적 고찰을 시도한다. 일시적이고 덧없는 균형에 의해 “생명의 순간성” 즉, 작품 설치 직후와 파괴가 일어나기 직전의 사이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내 작품들의 가장 중요한 “살아 있는 순간”이 거듭 강조되는 것이다.
전시 개요 ㅇ 전 시 명 : 드로잉조각, 공중누각(空中樓閣)
ㅇ 전시기간 : 2009. 7. 9(목) ∼ 8. 30(일) (총 46일)
ㅇ 전시오픈 : 2009. 7. 9(목) 17:00
ㅇ 전시장소 : 소마미술관 제1,2,4,5전시실
ㅇ 주 최 : 국민체육진흥공단
ㅇ 주 관 : 소마미술관
ㅇ 전시작품 : 설치 작품 10여 점
ㅇ 참여작가 : 강영민, 김세일, 박선기, 장연순, 전강옥, 함연주 총 6명
관람 안내1. 관람시간
ㅇ 평일, 주말, 공휴일 : 10:00 - 18:00
※ 매주 월요일 정기 휴관 / 마감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 가능
2. 관 람 료
ㅇ 성인, 대학생 : 개인 3,000원 / 단체 1,500원
ㅇ 청소년(13-18세) : 개인 2,000원 / 단체 1,000원
ㅇ 어린이( 4-12세) : 개인 1,000원 / 단체 500원
※ 단체 : 20인 이상
※ OL-park 회원 : 단체요금 적용
3. 홈페이지 :
www.somamuseum.org 4. 문 의 : 02-425-10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