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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아와 심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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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본질과 철학에 대한 사유를 접할 수 있는 전시


전통적으로 동북아에서 ‘그린다’는 행위는 사물 그 자체보다는 사물(物)에 투영된 나(我)를 그리는 것이고, 화가의 솜씨(手)는 그리려는 사물을 제대로 옮겨 담는다기보다는 자신의 마음(心)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그린다는 것은 물아일체, 심수상응의 상태에서 제대로 된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이번 <物我와 心手>전에서는 현대미술에서 ‘그린다’는 것이 가지는 근본적인 의미를 동양의 화론의 시각으로 살펴보려 한다. 본 전시를 통해 그린다는 행위는 근본적으로 사물을 통해서 그것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에 다가가는 것이고, 나아가 자기 자신이 투영되는 것이라는 고전적인 시각이 새롭다는 것 자체가 미술이 되는 시대에 미술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한다.



▶동양화의 화법으로 서양화를 바라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전시


중국 남제의 화가이자 평론가인 사혁이 그의 저서 『고화품록』에서 언급한 회화에 필용한 6가지의 화법 ‘육법’은 전통적으로 동양화를 평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방법론이다. 현대 회화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사혁의 육법론은 이제 동양화 뿐만 아니라 서양화를 평하는 방법론으로서 부각되었다. 회화를 대하는 정신과 필력을 그 핵심으로 삼는 화론 육법(氣韻生動, 骨法用筆, 應物相形, 隨類賦彩, 經營位置, 傳移模寫)의 방법론으로 현대회화를 새롭게 바라보며, 좀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감상을 가능하게 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대상 너머의 회화의 비가시적인 본질에 도달하고자 하거나, 필선의 힘으로 화면을 구성하거나 혹은 形寫 위주의 표현이지만 새로운 미적인 정서를 환기시키는 작가들로 구성하였다.



▶세대를 넘어 한국의 대표적 구상회화 작가들의 조우


한국의 구상회화는 대구화단을 시작으로 발전하여 한국 미술계에서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지역적인 구분이 정확하게 나눠지기는 어렵지만, 광주를 중심으로 한국화와 서예의 전통이 이어져 온다면 대구를 중심으로 구상회화의 맥은 여전히 유의미성을 가진다. 그것은 사물의 형태와 구도를 파악하고 작가의 필력으로 그려낼 수 있는 구상력에서 비롯된다. 한국 미술계 안에서 구상회화의 흐름을 이어온 중견작가들과 지금 주목받고 있는 청년작가들의 조우를 통해 그들의 구상력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동시에, 앞으로 구상회화의 방향성에 대한 예견과 새로운 출발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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