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0-07-01 ~ 2010-08-28
마이클 웨슬리
02-3442-6301
Korea Landscape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지난 5년 간 서울, 부산, 안동, 천안 등 한국의 여러 도시들을 여행하며, 그 풍경을 특유의 사진 기법과 색감으로 녹인 독일 사진 작가 마이클 웨슬리(Michael Wesely)가 올 6월 더컬럼스 갤러리에서 초대전을 갖는다. 웨슬리는 그만의 독창적인 시각과 화법으로 이미 세계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중견 작가이다. 스스로 고안해 낸 카메라 (일반적으로 조리개 부분이 동그랗게 열리지 않고 가로로 좁게 열리는)로 장시간의 노출을 통해 얻어낸 이미지들은 여러 색의 수평적 집합으로 녹아 든다. 때로는 급격한 색의 변화로 거칠게도, 때로는 살며시 서로를 포개어 안아 부드럽게도 느껴진다. 희미해져 버린 이미지들은 본래의 모습과 의미의 직접적인 끈을 놓쳐버리고 수평적인 안정감과 색채의 특징으로 “어느 풍경”임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
뮌헨에서 태어나 현재 베를린에서 활동하고 있는 웨슬리는 그 동안 수많은 도시들을 여행하며 사진에 담았다. 웨슬리는 지난 2001년 레노베이션에 들어간 뉴욕 Museum of Modern Art (MOMA)의 3년간의 공사과정을 사진으로 기록하여 2004년 재개관과 함께 MOMA에서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 특히 웨슬리는 구 동독 지역의 이미지에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품었다. 독일 민주주의 공화국이란 이름 아래 이상적인 사회주의 체제를 꿈꿨지만 붕괴 후 이제는 여러 사회적인 갈등과 상처를 경험하고 있는 곳, 그 한 가운데를 웨슬리는 카메라로 담아내었다.
이상과 현실의 사이에서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는 그 분위기와 상황을 담담히 기록하고 나서 작가는 이제 지구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분단 국가, 한국에 관심의 눈을 돌렸다. 통일 전망대에서, 자유로에서 그리고 판문점에서 바라본 한국의 풍경 속에서 웨슬리는 고도의 푸른색을 바탕으로 한 짙은 흙 갈색에서 강하거나 거의 투명한 초록색에 이르는 색깔의 변조를 묘사하고 있다. 하나같이 화합과 행복을 암시하는 장소에서 바라봐 서인지, 웨슬리 작품 속 북한의 풍경은 푸른 들판과 파란 하늘만큼 평온하게 펼쳐져 있다.
또 하나, 이번 전시에 선보일 창덕궁의 인정전. 다른 이미지보다 더 아스라한 색감과 형상으로 마음의 눈을 한 층 더 크게 뜨게 하는 옛 궁궐의 모습은 절대 위엄과 신비를 느끼게 한다. 한 시절의 찬란했던 왕조, 그 엄숙하고 고결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는 듯 하다. 한국을 소개하기 위한 이번 마이클 웨슬리의 프로젝트는 Korea Landscape 이라는 책으로 독일에서 출판될 예정으로 있다.
약 20년 동안 웨슬리 스스로 고안한 사진 응용 기법 때문에 그는 풍경사진을 그림과 유사한 구도로 변형시킬 수 있었다. 사진술의 최초 수단이었던 모호하게 처리하는 카메라 기법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기법의 사용은 낭만적인 시대착오라기보다는 현재의 최첨단 기술이라고 해서 반드시 최상의 이미지를 만들어내지는 않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웨슬리의 작업은 근본적인 사진술 너머에 숨겨진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타진해본다. 그는 빛이 고르게 통과할 수 있는 일반적인 둥근 렌즈 구멍을 동전 구멍 형태로 바꿔 풍경을 정확하게 카피하는 대신, 마치 그림과 같은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 때문에 그의 작품은 수직적인 선이 비교적 적게 나타나면서도 세밀함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웨슬리는 카메라를 통해 시간과 빛과 이미지가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 받는지를 지켜본다. 장시간의 노출은 피사체가 속한 공간과 시간을 한꺼번에 담아 내기에 우리가 육안의 물리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피사체가 아닌, 정신 혹은 마음의 눈으로 이해한 그 대상의 본질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한다. 어원학적 의미에서 “photograph”가 “빛으로 쓰는” 이라는 의미라면, 마이클 웨슬리의 풍경 사진들은 사진과 지각(知覺) 그리고 피사체와의 관계에 대한 “빛으로 쓴 편지”일 것이다.
더 컬럼스 갤러리 대표 장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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