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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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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풍경전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10-05-19 ~ 2010-06-27

  • 참여작가

    구현모/김윤호/손원경/안세은/윤정미/정직성/최은효/한정림 외 78명

  • 전시 장소

    아르코미술관

  • 유/무료

    무료

  • 문의처

    02-760-4602

  • 홈페이지

    http://arkoartcent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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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이 주최하고, 디자인연구소 프리그램이 공동으로 기획한 “기억의 풍경”전은 그 시작점에서부터 미술관의 이전 전시들과는 맥을 달리합니다. 국민제안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원(源)기획에서 작품출품자에 이르기 그 핵심에 일반시민(비미술전문인)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전시 참여자 대부분은 적어도 10년에서 많게는 40년 동안 지속적으로 무엇인가를 수집해온 일반시민입니다. 다들 나름의 직업을 가지고 생활을 꾸려온 일반 수집가 80여명의 애장품들이 이번 전시의 주축을 이룹니다. 

         

“기억의 풍경”전은 일반인 수집가들의 “수집”, “수집 행위” 그리고 “그 행위들의 집적(또는 수집”) “을 담아낼 것입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는 하나의 취미 생활인 활동이 어느 지점에서는 동시대의 문화적 지형을 반영하는 ‘기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고자 합니다. 일상의 시공간에서 일어나는 자발적 미술행위가 가지는 의미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 실천의 적절한 예를 보여주게 될 이번 전시에서 매우 일상적인 행위이자 동시에 편집증적인 행위일 수 있는 “수집”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살펴보고자 합니다. 


수집이 어떻게 개인의 취미에서 비롯하여 사회적 혹은 예술적 관점의 발현으로 그 의미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또는 중첩시키는지 생생한 오브제와 이미지의 집적을 통해 관람객이 몸소 “감각”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수집품의 이미지, 수집가 인터뷰, 실제 수집 물품, 미술품 등의 “수집과 수집행위”를 통해 그리 멀지 않은 과거 그리고 지금 우리네 삶의 풍경을 기억하는 장을 펼쳐보이고자 합니다.  



제1전시실 - “수집이 만든 거대한 풍경”

미디어의 시대인 오늘날에는 일상 속에서 소비하고 버리기 바쁜 대량생산품들이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주요한 수집 품목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더불어 1960년대의 전차 승차권, 1970년대 LP판들, 故박정희 대통령의 리무진을 포함한 오래된 자동차들, 한성순보(1883)와 선데이서울의 창간호와 같은 것들은 시대의 산물을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고자 하는 이들의 자발적인 열정이 담긴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억의 풍경”전은 작가나 수집가의 내면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형태로 머물고 있던 수집에 관한 갖가지 기억들을 미술관이라는 공적 공간으로 부상시켜 시대적 풍경으로 재구성해내는 전시입니다.  

1. 수집품 촬영 장면  

제1전시실은 ‘수집’, 수집 ‘행위’가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개인적 행위가 어떻게 공공의 사유로 공유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수집품 이미지와 그 이미지들의 집적을 통해 개별적 수집품들이 가지는 파편적 의미들을 마치 퍼즐을 맞추듯이 거대한 풍경으로 전개합니다.     

초대된 수집가들을 직접 방문하여 촬영한 수집품의 이미지들과 인터뷰 내용들을 담은 족자형태의 ‘배너’ 80여개에 담아 이를 전시실 공중에 띄워 달아놓았습니다. ‘배너’의 앞면은 각 수집가들의 애장품을 확대한 80여개의 이미지들로, 이는 수집품의 물성 너머에 존재하는 수집가들의 열정과 정성을 보여줍니다. 우리들의 주변에 존재하는 그러나 스쳐 지나가버리기 쉬운 사물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배너’의 뒷면은 각 수집가들의 인터뷰 내용과 함께 수집품들이 집적된 이미지를 관람객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개별 수집품의 특별한 의미를 경함하게 합니다. 관람객은 전시장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수집가들이 털어놓은 다양한 수집의 이야기를 수집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제1전시실에서는 전시기간 동안 진행되는 관람객 참여프로그램을 통해 개인의 기억을 공유하는 시간을 만들고 이를 전시장의 한 벽면에 구성하여 관람객들의 경험을 수집하는 기회를 만들어 냅니다. 전시장에 펼쳐진 애장품의 풍경 사이로 거닐며 얻게 되는 일상의 소소함은 관람객으로 하여금 시간의 흔적들을 되돌아보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80여개의 이미지, 수집의 이야기와 관람객의 기억이 더해져 점차 완성되어가는 제1전시실은 인간 고유의 기억 행위이자 삶의 방식이라는 수집의 의미를 담아내는 상징적 공간이 됩니다. 

전시실에서 마주하게 되는 수집품을 잠시 이야기하자면, 수집가 안정웅은 30여 년 동안 5만권의 고서를 수집하였는데, 명심보감 삼국지, 소월시집, 난중일기, 백범일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고서 컬렉션입니다. 1963년 7월 발행된 동인지 ‘시단(詩壇)’ 2집에 실렸던 신동엽 시인의 미공개시 2편을 발굴해낸 고서수집가 문승욱의 수집품 또한 이번 전시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1970년대 초반부터 오래된 자동차를 모아 현재 500여대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수집가(백종길), 25년간 세계를 누비며 필름 카메라를 모아 온 수집가(문재철), 와인을 마실 때마다 그 맛과 향기를 기록하며 5000여장의 와인 레이블을 수집한 수집가(장웅길) 등을 포함하여 약 80명의 이야기가 전시장에서 하나의 예술적 풍경으로 새로이 태어나게 됩니다. 



제2전시실 - “기억의 공유”

수집품 이미지가 집적되어 하나의 풍경을 이루어낸 제1전시실과 달리 제2전시실은 물성 가득한 공간으로 펼쳐집니다. 수집가들의 실물 수집품들이 등장하고, 미술작가들의 작품도 자기 소리를 내기 시작합니다. 

제1전시실에서 원본을 복사한 이미지로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제2전시실에서는 자신들의 실제 작품을 전시하게 됩니다. 수집가를 자처하거나, 수집가들을 찾아다니며 특정한 사회 현상을 수집 해내거나, 자신을 둘러싼 현상들에 관한 시선을 채집하여 새로운 풍경을 구축해 내는 예술가들의 작품이 수집가들의 소장품과 함께 전시됩니다. 실물 소장품들로는 타자기, 미니카, 미니어쳐 인형, 베어브릭, 열쇠고리, 화폐 등의 물품 약 10여종 약                                                     600여점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뉴욕을 기점으로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진작가 윤정미는 일상용품들을 핑크와 블루라는 색채로 구획지어 카메라 렌즈에 담아냄으로써, 인종적 아이덴티티, 젠더, 그리고 물질주의와 소비사회에 관한 메시지를 던집니다. 그녀는 사물들에 덧입혀져 있는 핑크와 블루라는 색채코드를 수집하여 화면에 재구성해냄으로써, 현대사회 이분화된 단면들을 유추하게 합니다. 개인의 소유물과 사회적 분류간의 관계에 대한 작업, ‘핑크 & 블루 프로젝트’는 수집을 하나의 현상으로 인식하여 사회 문화적인 맥락 안에서 읽어내고자 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윤호 작가는 1,000대의 관광버스를 촬영한 뒤 이를 병렬 편집하여 기묘한 추상화면을 구현해 냅니다. 그는 한 화면에 일종의 모자이크 패턴처럼 밀집되어 있는 버스 이미지들을 통해 다양성을 압도하는 스테레오 타입들에 관해 이야기를 합니다. 작가가 수집한 관광버스 이미지들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직접적인 조형 요소로 활용됩니다. 동시에 작가는 이를 일종이 콜라주 작업처럼 보정하고 재배치함으로써, 현기증이 날 정도로 몽환적인 이미지들이 부유하는 화면을 창출해 냅니다.                                                                   

손원경 작가는 수집한 장난감의 일부를 카메라 렌즈를 통해 편집광적으로 채집하여 멀티 이미지로 구성해냅니다. 그는 자신의 키덜트적 성향을 굳이 부정하려 들지 않기에, 밀리터리 피규어나 레고를 수집하는 이들과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동일한 맥락으로 읽혀질 수 있습니다. 한편, 정직성 작가는 30년 이상 된 서울의 건물을 수집해 온 수집가 정다은 씨처럼 서울의 골목길을 거닐며, 발견한 건물에서 몇 가지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추출 하여 그만의 가상도시를 화폭에 담습니다.          

소비 사회에서 영수증은 소비의 행위가 구체적으로 각인되어 있는 일종의 기록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최은효 작가는 이를 수집하고 조형적으로 분석하여 작품에 차용합니다. 안세은, 한정림 작가 또한 일회적으로 소모되는 병뚜껑이나 커피필터와 같은 공산품들을 예술적인 설치 오브제로 재탄생 시킵니다.


   

이처럼 수집가들의 아지트에 침투한 8명의 예술가들은 현대인의 공허한 삶을 실존적인 의미망으로 재구축하고자 하는 의도 하에 끊임없이 일회용품을 예술작품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이어나갑니다. 이는 순식간에 생겨났다, 단시간에 폐기되어 버리는 대중 매체의 산물들에 담겨진 개인적인 추억들을 오롯이 기억하고 싶다는 일념 하에 수집의 길로 들어섰다는 수집가들의 에피소드와도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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