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기展
BITTERSWEET 달콤쌉싸름 .갤러리2
ROLE-PLAYING GAME역할놀이 구지갤러리
6월 24일(목) - 7월 24일(토)
작 가 | 이동기
기 간 | 6월 24일 - 7월 24일
장 소 | 갤러리2 (문의전화: 02-3448-2112)
. 구지갤러리 (문의전화: 053-425-3651)
시 간 | 화-일 10:00am-6:30pm
오프닝 | 6월 24일(목)7pm
이동기 인터뷰
갤러리2(이하 G2) 이번 개인전은 얼마 만의 전시인가?
이동기(이하 DL) 2008년 갤러리2에서 연속해서 두 번의 전시를 했었다. ‘더블 비전(Double Vision)’과 ‘버블(Bubbles)’이라는 제목의 전시였다. 이번 전시는 이후 2년 만에 갖는 국내 개인전이다. 그 사이에 암스텔담의 윌렘 커스붐 갤러리, 베를린의 마이클 슐츠 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G2 이번 전시에는 잘 알려진 ‘아토마우스’가 등장하지 않을 예정이다.
DL 오래 전부터, 그러니까 5~6년 전부터, 또는 그 이전부터 생각해 왔던 새로운 작품들을 이번에 시도하게 되었다. 나는 항상 내 자신이 매우 복잡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리고 내 작품이 그와 같은 ‘사고의 복잡성(complexity)’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G2 실제로 이번 작품들에는 많은 요소들이 혼재되어 있는 것 같다.
DL 내 작품은 일종의 절충주의(eclecticism)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시각적 스타일들이 하나의 작품 안에 공존하고 있고, 서로 이질적이고 모순되어 보이는 내용들이 섞여 있다.
작품이 하나의 ‘본질’만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은 과거의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한다. 한 때는 작품에서 ‘개념’만을 보여 주면 충분하고 다른 요소들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다. 또는 작품이 하나의 ‘물질’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 주려 노력하던 시대도 있었다.
내 작품은 그런 ‘환원주의(reductionism)’와는 다른 지점에서 출발하고 있다.
G2 화면이 여러 구역으로 분할되어 있는 작품들이 보인다. 2008년도의 ‘더블 비전’ 작품들과 연관성이 있는가?
DL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화면을 분할하는 아이디어를 갖게 된 것은 아마도 미국 작가 데이빗 살르(David Salle)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대학시절 나는 당시 ‘포스트 모더니즘’으로 분류되던 80년대 미국 작가들의 작품을 무척 좋아했었고, 잡지와 화집을 통해 수 많은 그들의 작품을 접했었다. 당시 그들은 2,30대의 젊은 작가들이었는데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었다. 그게 바로 신디 셔먼(Cindy Sherman), 제프 쿤스(Jeff Koons), 줄리앙 슈나벨(Julian Schnabel), 로버트 롱고(Robert Longo), 에릭 휘슬(Eric Fischl),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해링(Keith Haring)같은 작가들이었다. 데이빗 살르도 그 중 한 명이었는데, 그의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이 화면의 분할이었다.
G2 그는 왜 화면을 분할 했던 것일까?
DL 그는 작품 내에서 통일성을 유지하려 노력하던 이전의 작가들과 구분되는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나에게 그것은 매우 새로운 아이디어로 느껴졌다. 어쩌면 ‘아토마우스’의 기본적 아이디어도 데이빗 살르와 관련이 있을 것이다.
G2 이번에 전시될 작품들을 좀 살펴보자. 골프 공이 그려진 작품이 보이는데…
DL ‘골프 공(Golf Ball)’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내가 지금까지 봐 온 작품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 중의 하나가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골프 볼(Golf Ball)’이라는 작품이다. 60년대 작품인데 정사각형의 캔버스에 단 세가지 색(흰색, 검은 색, 노란색) 만으로 골프 공 하나를 그린 작품이다. 정말 심플한 작품이지만 거기에는 당시의 미국문화, 팝 아트, 추상 미술, 만화 등에 관한 작가의 미묘한 입장과 시각이 담겨 있다.
이번 내 작품 속의 골프 공은 신문 광고 속의 사진 이미지를 그린 것인데,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이 지니고 있는 중층적인 의미구조를 빌려 와서 내 작품의 내용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작품을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에 대한 오마쥬로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G2 이번 작품들에 보이는 추상적인 요소들은 어디로부터 온 것인가?
DL 과거의 추상미술, 60년대 싸이키델릭(psychedelic) 포스터, 옵 아트(Op Art), 동양의 서예 등으로부터 영감을 얻었다.
G2 60년대 미국 문화에 관심이 있는가?
DL 60년대의 미국은 창조적이고 새로운 것들이 압도적으로 쏟아져 나오던 곳이었다. 록음악, 팝아트, 미니멀리즘, 뉴 아메리칸 시네마, 페미니즘 등이 60년대 미국 문화의 산물이다. 난 항상 60년대 미국에 흥미를 갖고 있었다. 내가 중학교 때 처음으로 산 음반은 마마스 앤 파파스(Mamas & Papas)의 음반이었다.
G2 싸이키델릭 포스터는 록 음악가들의 공연 홍보용 포스터 아니었나?
DL 맞다. 그건 당시 마약에 취한 히피들의 환각 상태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당시의 싸이키델릭 포스터들이 그 강렬한 시각적 매력으로 옵 아트의 등장에 결정적 영향을 주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한다. 심지어 제프 쿤스의 90년대 페인팅 작품들 속에도 싸이키델릭 포스터의 영향이 보인다.
이번 작품들 속에서 나는 싸이키델릭 포스터와 옵 아트를 섞어 놓은 듯한 패턴을 시도 했다.
G2 ‘혁명’이라는 작품을 보면 화면을 분할하는 노란색 세로 줄이 있는데 이것도 추상적 요소인가?
DL 그 노란 줄이야말로 이 작품들 중 가장 추상적인 부분이라 할 것이다. 이것은 바넷 뉴먼(Barnet Newman) 작품에 등장하는 ‘짚(zip)’과 같은 것이다. ‘짚’은 뉴먼이나 로드코 같은 추상작가들이 추구하던 ‘초월성’과 ‘숭고’에 대한 가장 강력한 상징이다.
G2 그 바로 옆에 있는 깃발을 든 인물은 누구인가?
DL 아마 김일성 아니면 김정일 일 것이다. 그 인물은 북한의 프로파갠더(propaganda) 포스터의 부분을 그린 것이다.
북한은 사회주의 리얼리즘(socialist realism) 미술이 현재 진행형으로 제작되고 있는 세계유일의 국가일 것이다 . 북한은 유물론에 기초한 이념을 가진 나라니까 바넷 뉴먼의 작품과는 정반대 지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북한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본다면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다. 내 작품에 두 가지 요소가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G2 작품 ‘골프 공’의 한쪽에 있는, 과자 같기도 하고 꽃 같기도 한 모양은 무엇인가?
DL 언젠가 메모지에 볼펜으로 끄적거렸던 낙서를 옮겨 그린 것이다. 옮겨 그리는 과정에서 색을 입히고 형태를 좀 다듬었다. 그 밖에 작품 ‘혁명’ 속의 나무인형, 작품 ‘칼 맑스’ 속의 소년 얼굴 등이 낙서를 옮긴 것이다.
G2 그 낙서는 작품을 위한 에스키스로 한 것이었나?
DL 아니다. 전화를 하거나 딴 생각을 하면서 무의식 중에 그린, 글자 그대로 낙서였다.
G2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나?
DL 그렇다. 예전에 초현실주의자들은 무의식 상태에서 작품을 하는 것을 오토마티즘(Automatism)이라고 부르며 의미 있는 행위로 생각했다. 이후에 추상표현주의 같은 작품에 ‘우연’을 도입한 작품들이 등장했다. 2007년에 매트 멀리컨(Matt Mulican)이란 작가가 최면에 걸린 상태에서 벽화를 그리는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우연’과 ‘무의식’을 작품에 도입하고 싶었다.
G2 ‘아토마우스’ 캐릭터를 보면 아톰과 미키 마우스, 교복과 슈퍼맨 망토 등이 결합되어 있다. 아토마우스와 이번 작품들이 유사성이 있다고 생각하나?
DL 아마 있을 것이다. 내 작품은 ‘통합’의 과정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모순되고 이질적인 복잡한 요소들을 어떤 방식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작품 속에 결합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앞으로의 미술에 있어서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의 ‘컨버전스(convergence)’나 ‘유비쿼터스(Ubiquitous)’의 유행도 이런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G2 서울 전시와 같은 기간에 대구 구지 갤러리에서도 전시가 있는 걸로 아는데.
DL 대구 전시의 제목은 ‘역할 연기(Role Playing Game)’이다. 전시되는 모든 작품에는 아토마우스가 등장하고 전사(Warrior), 야구선수, 거리의 불량배, 범죄자, 화가 등 여러가지 역할을 보여준다.
전시의 제목은 컴퓨터 게임 용어인 ‘RPG’로부터 가져온 것이다. 게임 속에서 가상의 역할을 수행해 나가는 게임을 RPG게임이라고 부른다. ‘아바타’ 라는 개념과 용어도 이런 RPG게임에 의해서 등장했을 것이다.
아마 신디 셔먼(Cindy Sherman)이나 야수마사 모리무라(Yasumasa Morimura) 같은 작가들이 이미 80년대에 RPG 게임을 작품을 통해 시작한 선구자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G2 당신은 그 두 작가로부터도 영향을 받았는가?
DL 그렇다. 아토마우스의 일관성 없이 끊임없이 변화하는 정체성은 셔먼과 모리무라의 영향일 것이다. 현재는 수많은 사람들이 RPG게임을 하면서 셔먼과 모리무라의 작업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G2 대구 전시도 서울 전시와 관련이 있는가?
DL RPG게임의 매니아들은 때때로 게임에 빠져들어서 자기 정체성의 혼란을 겪게 되고, 극단적인 경우 자살에 이르기도 한다. 아토마우스의 RPG게임도 그렇게 ‘달콤쌉싸름한 역할연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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