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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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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시정보

1) 전 시 명: Eye of Beholder

2) 참여작가: 이상원

3) 장    소: 두산갤러리 

4) 기    획: 두산갤러리

5) 기    간: 2010년 6월 24일(목)~2010년 7월 22일(목) 

6) 오 프 닝: 2010년 6월 24일(목) 오후 6시



2. 전시개요

두산갤러리는 6월 24일부터 7월 22일까지 이상원 작가의 개인전 <Eye of Beholder>를 개최한다. 이상원은 여유롭게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이를 복합적인 시선으로 구성하여, 우리의 즐거웠던 기억과 공명하게 만드는 회화를 보여준다. 


이상원의 작품은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는 곳을 찾아가 그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중 인상적인 장면을 사진으로 촬영한다. 작가는 이 사진들을 다시 재배치하여 캔버스 화면에 담는다. 따라서 한 화면 안에서도 미묘하게 다른 시점이 공존하게 된다. 이상원이 보여주는 복합적인 시점은 각 대상의 특징을 한 화면 속에 모아놓기 위한 방법이며, 또한 이는 시간의 흐름을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사람의 시점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자유롭듯이 화면 속의 시점도 다양하며 관람객은 각각의 시점을 쫓아가며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어린이날 어린이 대공원을 찾은 가족들의 모습(어린이대공원, 2009), 주말 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Ski Resort, 2008, White Night, 2010), 뜨거운 여름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정동진, 2008), 축구장에서 열심히 응원하는 응원단(the Red, 2009, the Blue, 2009)의 모습은 누구나 한번쯤은 경험해 봤던 것이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휴가를 떠났던 시간을 떠올리며 일상에서 벗어난 휴식의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 전시 텍스트

관찰자의 시선(Eye of Beholder)_정진우(두산갤러리 큐레이터)


화창한 날씨의 강변 공원, 더운 여름날의 바닷가, 자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산과 흰 눈이 쌓인 스키장은 일상적인 삶의 공간을 벗어나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장소들이다. 이상원은 이 장소들을 멀리서 바라보면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수많은 사람들을 관찰하고, 이들의 모습을 담아낸다. 그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무엇을 전달하고 싶은 것일까?  


이상원은 많은 사람이 모여 여가와 휴식을 즐기는 장소를 찾아가 사람들의 행동을 관찰하고, 그 중에서 특히 인상적인 장면을 모은다. 그 장면들은 작가가 선택한 장소에서 일어나는 행동들의 특징이 가장 잘 반영된 것이다. 어린이 날, 어린이 대공원을 찾아가 그 곳을 찾아온 많은 가족들의 모습을 담고(어린이대공원, 2009), 눈 내린 겨울 주말, 스키장에서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을(White Night, 2010)사진으로 찍는다. 이처럼 장소적 특성이 잘 나타나는 때에 찍은 여러 장의 사진을 가지고 이상원은 하나의 화면을 만들어 낸다. 

작가가 관찰하여 한 순간을 포착한 사진은 그가 당시에 받았던 인상과 느낌을 되찾을 수 있게 만드는 매개물이다. 이런 사진들을 통해 되찾은 다양한 인상들이 모아져 복합적인 시점으로 나타난다. 작가의 시선은 바닷가를 수평선이 드러나도록(Yellow Sea, 2008), 혹은 멀리 하늘 위에서 바라보듯이(Beach, 2008) 서로 다른 시점으로 당시의 인상을 그려내며, 한 화면 안에서도 각각의 인물이나 사물들은 미묘하게 다른 시점으로 구성한다.


복합적인 시점으로 구성된 장면은 과거의 고정된 한 순간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그곳에서 일어났던 다양한 움직임과 인상을 함축하고 있다. 3차원 공간을 평면 위에 고정시키기 위한 원근법적 재현은 화면 위의 모든 부분을 하나의 시점으로 통일시키고 모든 움직임을 정지시킨다. 그러나 이상원이 보여주는 복합적인 시점은 각 대상의 특징을 한 화면 속에 모으고, 동시에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의 인상까지 포괄해 여가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움직이는 모습을 하나로 보여준다. 공원이나 바닷가, 등산객이나 스키어들은 때론 혼자서, 혹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한동안의 시간을 보낸다. 여기서 생겨나는 인상은 단순히 그 장소에 있었다는 측면이 아니라 그 장소에서 어떤 시간을 보냈는가라는 시간의 변화에 따른 인상이다.

한 장소에 대한 인상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관심을 쫓아가는 시선 전체이듯, 이를 모아놓은 그의 작품은 마치 동양의 산수화처럼 관람자들에게 고정된 시점에서 벗어난 시선의 움직임을 유도한다. ‘Climber(2010)’나 ‘Ski Resort(2008)에서는 시간 속에서의 움직임이 좀더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산정상까지 길게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등산객들이 줄지어 산을 오르는 모습, 스키장 꼭대기로 올라가 빠른 속도로 슬로프를 내려오는 모습은 하나의 시점, 한 순간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 작가는 이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파노라마적 시점을 따라 여러 순간을 이어 붙여 하나로 연결시킨다. 

이렇게 연결된 움직임 속에서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는 어떤 한 개인에 집중하여 그가 갖는 특징을 표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어떤 장소에서 여가와 휴식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분위기를 전달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림 속 인물들은 어떤 구체적인 얼굴이 아니라 매우 간략하게 표현되어 있어, 이와 같은 여가 활동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기억 속 순간을 찾아볼 수 있게 만드는 익명의 누군가이다. 단순하고 불명료한, 그리고 투명한 수채화 같은 이들의 모습은 작가의 작업과정을 반영하는 동시에, (관찰한 장면을 사진으로 찍고, 이를 수채화 드로잉으로 옮겨보고, 이 중에서 그 분위기가 잘 살아나는 장면을 다시 유화로 그리는 이상원의 작업과정) 익명의 누군가를 통해 우리가 경험했던, 혹은 경험하고 싶은 시간의 분위기로 쉽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아마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이런 여가를 즐겨보았을 것이고, 문득 그 때를 회상하며 또 다른 휴식의 시간을 꿈꿀 것이다. 그러나 “끝나버린 일요일은 그들에게 씁쓸함만을 남겼고, 그들의 생각은 이미 월요일을 향해 있었다”는 사르트르(J. P. Sartre) ‘구토’의 한 구절처럼,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들 사이에서 잠깐씩 등장하는 여가와 휴식의 순간은 우리에게 작은 위안을 주지만, 그 후에는 또 다른 일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상원이 보여주는 다양한 여가 활동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그리워하는 즐겁고 여유로운 여가와 휴식의 시간을 떠올리게 한다. 프루스트가 한 조각의 마들렌을 통해 다시금 어린 시절의 즐거웠던 한때를 떠올릴 수 있었던 것처럼, 이상원의 작품 속에 모인 여러 사람들은 우리의 기억과 공명하여 즐거웠던 인상을 되돌려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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