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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리얼리즘

  • 전시분류

    단체

  • 전시기간

    2010-07-27 ~ 2010-10-10

  • 참여작가

    말레이시아의 후세인 에나스, 싱가포르의 첸수핑, 인도네시아의 수조요노, 인도의 암리타 세르길, 중국의 쉬베이홍, 타이의 푸아 하리피딱, 필리핀의 아모르솔로, 한국의 이쾌대 등 근대 작,일본의 다카하시 유이치

  • 전시 장소

    덕수궁미술관

  • 문의처

    02-368-1414

  • 홈페이지

    http://asia.moca.go.kr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새로운 재현 형식으로써의 리얼리즘, 은유와 태도로써의 향토, 노동자를 환호하다, 전쟁과 리얼리즘, 사회 인식과 비판_새로운 리얼리즘을 향하여
● 아시아 10개국 국보급 근대미술 명화 총망라
● 3년간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국립기관의 외교력을 총동원한 작품 섭외_ 대부분의 작품 한국에서 첫 공개
● 아시아 100년의 역사를 관통하며 살아온 예술가들의 “리얼”스토리

국립현대미술관(관장 배순훈)은 오는 7월27일(화)부터 『아시아 리얼리즘(REALISM IN ASIAN ART)』展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싱가포르국립미술관이 공동 기획하여 양국의 국립미술관을 순회하는 전시로 아시아 10개국(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타이, 베트남, 필리핀, 인도)의 약 40여개 소장처로부터 대여한 106점의 회화작품이 소개된다. 아시아 대부분의 국립미술관이 참여했고, 해외 반출이 불가한 작품들의 허가를 얻기 위해 국가적 외교력이 총동원 되었다. 한국작품 13점을 제외한 모든 전시 작품은 한국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3년간의 연구 성과물을 집적한 전시 도록 제작에 아시아 각국의 미술사가, 평론가, 큐레이터 등 25명의 필진이 참여했다.

이번 전시는 19세기말 서양과의 접촉을 통해 새로운“재현”의 기술로써 리얼리즘이 도입되는 과정에서부터 20세기의 복잡다난했던 아시아의 역사를 관통하며 나와 주변, “현실”에 대한 자발적인 인식이 성장하는 과정까지 다양한 층위의 “리얼리즘” 담론과 만나게 된다. 전시를 통해 아시아의 격변기를 살다간 예술가들의 “리얼”스토리를 경험할 수 있다.

일본의 다카하시 유이치, 중국의 쉬베이홍, 인도의 암리타 세르길, 필리핀의 아모르솔로, 인도네시아의 수조요노, 타이의 푸아 하리피딱, 싱가포르의 첸수핑, 말레이시아의 후세인 에나스, 한국의 이쾌대 등 아시아 각국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근대 작가들의 작품이 총망라되었다.

이번 전시는 아시아의 100년의 역사를 관통하며, 다음과 같은 다섯 주제로 구성된다.
- 새로운 재현 형식으로써의 리얼리즘, 은유와 태도로써의 향토, 노동자를 환호하다, 전쟁과 리얼리즘, 사회 인식과 비판_새로운 리얼리즘을 향하여



■ 주제 1: 새로운 재현 형식으로써의 리얼리즘
19세기말부터 20세기 초 대부분 식민지적 상황에 놓여있던 아시아 국가들은 3차원적 대상을 마치 사진으로 보듯이 “재현”하는 새롭고 근대적인 “기술”의 하나로서 서구 미술을 받아들였다. 르네상스적 원근법이 적용된 풍경이나 세밀하게 묘사된 초상화들이 그러한 서구에의 충격을 반영한다. 당시 “리얼리즘”은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의 시각적 경험을 평면에 옮기는 기술로 이해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예술가들은 자국의 미술사적 전통과 서구의 기법 사이의 접점을 찾으려는 다양한 노력을 보이기도 했다.

- 다카하시 유이치가 일본 메이지 유신 시기, 유곽(遊廓)의 위계 높은 기생 오이란(花魁)을 그린 초상화이다. 작가는 일본에 초빙된 이탈리아 화가 등을 찾아가 서양화 기법을 연마하기도 했지만, 거의 독학에 가까운 방식으로 유화를 익혔다. 대상을 아름답게 보이게 하려는 의도 없이, 나이든 기생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일에 충실하고자 한다. 이는 대상 자체의 “객관성”을 중시하는 새로운 “리얼리즘”적 태도를 반영한다. 하지만, 동시에, 광대뼈가 튀어나온 얼굴 부분의 묘사를 위해 연백鉛白을 덧칠하는 등 전통적인 기법을 접목하기도 했다



■ 주제 2: 은유와 태도로서의 향토
20세기 전반, 대부분 식민지적 상황 속에서 “민족”에 대한 인식이 자라났다. 고단한 현실 속에서도, 자국 민족의 오랜 삶의 터전인 농촌 생활의 묘사는 일종의 향수와 동경의 대상이 되었다. 평화롭고 아름답게 묘사되는 “향토”의 이상화된 이미지는, 한편으로 현실도피의 도구가 되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스스로 터잡고 있는 주변의 자연과 환경에 대해 진정 어린 관심은, 어떠한 구조적 한계 속에서도 자발적인 민족의식을 찾아가고자 했던 예술가들의 고투를 읽게 한다. 이는, 이 주제가 오랫동안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유행하고 사랑 받는 근거가 된다.

- 아모르솔로는 필리핀 근대 화가들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이에 속한다. 스페인의 오랜 식민지였던 필리핀은, 일찍부터 유화를 배우기 위해 스페인으로 유학 가는 일이 가능했고, 아모르솔로도 장학금을 받고 유럽여행을 한 바 있다. 여행 직후 그린 작품 <모내기>는, 열대의 태양아래 목가적인 전원 풍경과 건강하고 아름다운 농촌처녀의 묘사를 통해 “아모르솔로 화파”를 창시한 그의 대표작이다. 그의 전형적인 작품들은, 힘든 노동의 현실은 외면한 채, 자연과 인간의 이상적 조화만을 주제화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받기도 했다. 오른쪽 원경에 우산을 들고 기타를 연주하는 사나이의 묘사가 그러한 분위기를 더욱 고취시키는 듯하다.



■ 주제 3: 노동자를 환호하다
노동자를 비롯하여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이 미술 주제의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아시아적 전통에 비추어볼 때 매우 새로운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1920-40년대의 폭발적인 시기를 중심으로, 거리의 걸인, 노동자, 농민, 일반 민중의 삶에 미술이 함께 해야 한다는 인식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에서 중요한 흐름을 형성했다. 이러한 인식은 제 2차 대전 이후에도 중국과 같은 공산주의 국가에서 극단적인 지점으로까지 나아갔다. 노동자, 농민, 예술가, 지식인 계층의 구분 자체를 부정한 채, 노동자 이미지를 영웅화하는 작업이 계속된다.

- 쉬베이홍은 이미 1919년 프랑스, 독일 등에서 유학하고, 1927년 귀국하여 중국 근대화단의 주도적 인물이 되었다. 유화와 중국화 모두를 최고의 기술로 구사했던 그는, 서구의 “리얼리즘”을 중국화에 접목시키는 나름의 방식을 개발하고 교육했다. 종이에 먹이라는 중국화의 전통 매체에, 숙련된 서양식 기법을 접목한 <우공이산>은, 중일전쟁의 기간 중인 1940년 인도의 타고르를 방문했을 때 완성된 작품이다(코끼리와 인도인의 등장에 주목하라). “우공이산”은 산을 옮기는 무모한 작업이라 하더라도, “내가 다하지 못하면 아들이 계속하고, 아들이 다하지 못하면 손자가 다하리라”며 끈질기게 매달린 나머지, 하늘이 산을 옮겨주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다. 우공이 며느리를 통해 손자에게 가르침을 전해주라고 이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렇게 해서 언젠가는 일본에 대항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임을 암시한다.



■ 주제 4: 전쟁과 리얼리즘
아시아의 국가들이 20세기에 직면했던 가장 영향력 있는 현실 중의 하나는, “총력전”으로서의 세계 대전의 포화 속에 있어야 했다는 사실이다. 2차대전 이후에도 인도네시아 독립전쟁, 한국전쟁, 베트남전 등 크고 작은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전쟁”은 누구에게나 쉽게 이해되는 미술형식으로서 “리얼리즘” 회화가 유행하는 중요한 이유를 제공했다. 전쟁 상황을 기록하고, 전후의 처참한 현실을 고발하며, 승전을 기념하고 선전하는 목적을 위해, 리얼리즘 회화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었다.

- 판께안은 인도차이나반도를 식민지화했던 프랑스에 의해 1925년 설립된 “인도차이나 에콜드보자르”의 마지막 입학생이었다. 학생시기부터 비엣 민의 지지자로 일본과 프랑스 저항운동에 참여했고, 호치민의 전속 초상화가로도 활약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미국이 북베트남을 파리협정으로 끌어내기 위해, 하노이에 11일간 공습한 유명한, 하노이 크리스마스 폭격을 주제로 한 이 작품은, 사건 발생 13년 후에 그려졌다. 전쟁의 기억을 재생산하는 일은, 전쟁 후에도 국민단합의 일환으로 계속되었다(지금도 하노이의 한 호수 위에는 미군 공군기 B52의 잔해가 남아있다). 작가는 베트남의 전통공예기법인 옻칠을 활용하여, 여러 색상의 층을 덧입히는 특별한 수공예적 방식을 통해 회화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 주제 5: 사회 인식과 비판_새로운 리얼리즘을 향하여
20세기 후반 대부분 식민지적 상황으로부터 독립을 쟁취하였지만, 여전히 식민지적 사회구조의 반복, 정치적 부정, 이데올로기의 갈등은 지식인으로서의 예술가에게 다양한 예술적 화두를 제공했다. 공산주의를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 국가에서 1950-60년대 추상미술이 “제도화”되는 시기를 거친 후, “리얼리즘” 논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등장했고, 한국, 필리핀, 타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과 발언을 예술의 존재 근거로 주장한 “새로운 리얼리즘” 운동이 일어났다.

- 이종구는 충남 서산시 오지리에서 태어나 중앙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1980년대 초반부터 민중미술운동애 참여했다. 고향 오지리에서 농부로 생활하는 작가의 아버지를 소재로 한 이 작품은, “풍요로운 농부”의 선전적인 이미지들과 대비를 이루면서, 늙고 힘들고 고통에 찬 “실제” 농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쌀부대 종이를 그대로 활용하여, 그 위에 매우 사실적인 기법으로 초상을 그리고, 농업을 권장했던 국가로부터 아버지가 받은 상장들, 힘든 일상을 진솔하게 담은 아버지의 편지 등을 콜라주 했다. 작가는 이상화된 농촌의 이미지와 실재하는 농촌의 현실이 지니는 괴리에 대해 지적하면서, 관객으로 하여금 ‘리얼리티”에 대한 인식 자체를 재고하도록 이끈다.

전시를 기획한 김인혜 학예연구사는 “지금까지 아시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오히려 아시아에 대해 너무나 몰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면서, “20세기 내내 아시아 다른 나라와 한국은 매우 유사한 문화적 충격, 식민지 구조, 이념 갈등, 정치적 격변을 경험했고, 이러한 공통된 경험을 토대로, 다르지만 유사한 미술적 성과들이 이루어져왔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극단의 시대’로 표현되는 거대한 20세기의 대서사 못지않게, 한 시대를 진실하게 살다간 예술가 한사람 한사람의 작은 이야기들이 중요하며, 그들의 생생한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볼 것”을 충고한다.

이번 전시의 개막식은 7월26일(월) 오후 5시 덕수궁미술관 로비에서 진행되며, 전시 기간 중에는 전시감상을 돕기 위해 특별 제작된 영상이 상영되며, 작품설명회도 운영된다. 전시연계 교육프로그램으로는 청소년을 위한 전시감상 가이드, 중등교사 대상 워크숍, 대학생과 일반인 대상으로 큐레이터와의 대화와 명화가 들려주는 이야기 세계사 등이 준비되어 있다. 음악회, 미술대회 등 다양한 전시연계 이벤트도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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