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젊음의 거리 홍대 주차장 길에 개관한 갤러리나비는 신진작가 성장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제1회 김옥형 초대개인전을 개최합니다.
Mimicry : 의태
어떤 동물이 다른 동물을 모방하여 닮는 것. 이 때문에 다른 제3의 동물은 그들을 혼동하여 속게 됨. 어떤 동물이나 식물이 어떠한 무생물을 닮는 것.
의태란 동물이 몸을 보호하거나 쉽게 사냥하기 위해서, 주위의 물체나 다른 동물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는 일을 말합니다. 의태에는 기능이 완전히 다른 2종류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 하나는 은폐하는 의태로서 동물이 그 생활하는 장소에서 눈에 띄지 않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경계의태로서 독침, 악취, 무기 등을 가지는 동물과 흡사한 모양을 하는 것입니다. 경계색과 보호색은 자신의 고유한 색을 바꾸어 다르게 보이는 작용을 하지만 그의 목적과 용도가 다릅니다.
김옥형 : 거대한 먹이사슬 세계에서의 홀로서기
올해로 27세가 된 김옥형 작가는 ‘의태’라는 제목으로 첫 개인전을 엽니다.
2007년 대학교를 졸업하며 작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김옥형은 본인의 처한 여러가지 상황이나 그 속에서 느끼는 심상을 에나멜을 이용하여 캔버스에 형상화 합니다. 작가의 작품에 많이 등장하는 마블링기법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 형태를 연상케 합니다. 뚜렷하지 않은 이미지에서 출발하여 감상자의 관점에 의한 연상 작용을 통해 어떠한 사물이나 동물, 사람 등 을 닮은 듯한 형태로 비춰지게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적인, 어떤 특정한 형태를 유도하기 위한 인위적인 통제와 조율이 적용되면 형상의 제한된 연상과 함께 작가적 의미부여를 통한 특별한 창조물이 되기도 합니다. 김옥형 작가는 물감의 흘림이나 번지기와 같은 재료 자체의 자율성으로 부터 인간의 형상이라는 특정한 형태로 시각적 전이를 유도하며 작가만의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의태의 종류 중 하나인 은폐의태라는 개념처럼 거대한 세계 속에서 나약한 일개의 주체가 느끼기엔 너무 크고 두려운 사회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인 보호본능에 대해 말하고 있으며 사
회적 관계망 속의 한 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작가 자신의 위치에 대해 아직은 어리고 작은 자신이 작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모종의 불안한 감정을 토로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감성은 미술사의 대가들이 영위했던 우울한 색채로 덧씌워졌던 청색시대를 연상하게 하며 작가도 그와 같은 시절을 겪고 있음을 추측하게 합니다. 하지만 한편 그러한 자신의 상황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작가 자신이 물감의 섞임을 주도적으로 컨트롤하여 동적이고 거친 적극적 움직임을 만들어 이미지화 시키는 것에 비유하여 볼 수 있습니다. 나약하기에 더욱 더 강해 보여야 하는 경계의태의 현상을 통한 결국 스스로 겪어내고 적응해야 하는 대상인 사회를 바라보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한 젊은 작가의 특별한 시선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개인의 불안감을 예술적 뜨거움으로 승화시키는 작가의 작품들은 대가들의 청색시대 작품이 그러하듯 우리들의 근원적인 존재감와 두려움을 직시하게 하고 자아 정체성에 대해 다시한번쯤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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