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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층으로 된 벨기에 영사관으로 쓰였던 건물 구조의 장소적 특수성을 감안하여 산수화를 바탕으로 하여 다양하게 변주한 작품들을 1층에,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주변의 일상사를 재해석하여 표현한 작품들을 2층에 분리하여 전시한다.
소위 글로벌 시대라 일컬어지는 시대가 도래한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우리나라도 세계화에 발맞추어 스스로 변화하기도, 또는 세계화에 휩쓸려 변화되기도 하였다. 이를 두고 한국의 세계화라며 반기기도하고 혹자는 소중한 우리의 것을 잃어간다며 통탄하기도 한다. 누구든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킹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지면서 불과 얼마 전만 해도 꿈꾸지도 못했던 일들이 전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화상채팅 등 다른 나라 누군가와의 직접적 소통은 물론이거니와 스마트 폰을 통한 갖가지 기능의 어플리케이션을 쓰고 있는 이러한 시대에 전통의 것, 한국성, 한국의 미의식을 찾는 데에 골몰한다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화 판타지>전은 이러한 시대에 한국화를 한자리에 모아 소개하는 전시로, 서울시립미술관이 그동안 수집하여 온 작품들 중 명명백백 한국화로 규정지어진 작품뿐 아니라 한국의 미의식과 정서에 바탕을 두되 현대적으로 변용한 수준 높은 작품들, 그리고 그와 더불어 같은 맥락의 재치 있는 대여 작품들을 처음으로 한자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원로부터 중견, 신진작가들까지 전통을 답습하거나 모방하는 수준에서 그친 것이 아니라 시대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자신만의 세계를,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 하고자 부단히 애쓴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 한다. 본 전시는 동시대 작가들의 눈을 통해 시대를 반영한 한국화 작품들까지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고 소중한 기회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전시는 근대작가부터 원로, 중견, 신진작가에 이르기까지 전 시대를 아우르며 한국화단에 한 획을 그은 대가부터 현재 한국화의 역사를 써가고 있는 새내기 작가까지 총 42인의 44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전시구성은 1, 2층으로 된 벨기에 영사관으로 쓰였던 건물 구조의 장소적 특수성을 감안하여 산수화를 바탕으로 하여 다양하게 변주한 작품들을 1층에, 한국적 정서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주변의 일상사를 재해석하여 표현한 작품들을 2층에 분리하여 전시하였다. (남서울분관은 1900년대 초에 세워진 구벨기에 영사관 건물로서 2004년도부터 서울시립미술관의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국가사적 제254호로 지정된 문화재이기도하다.)
이러한 의미 있고 흥미로운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은 작가가 고심초사 끝에 펼쳐 놓은 깊고 넓은 공감의 세계에 빠져 들게 될 것이며, 작가들은 이러한 기회를 통해 대중과의 공감에서 비롯된 깊은 유대관계를 어떻게 이어 나갈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한국화가 놓인 현시대 상황은 단순히 한국화 영역에만 한정되지는 않는다. 우리 것을 어떻게 유지 발전시켜야 하는가? 글로벌시대의 영향을 어느 만큼 받아들여 어떻게 소화시켜야 하는가? 작가들은 이 같은 고심을 앞으로도 끊임없이 하게 될 것이며,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자신에게도 한국성의 의미를 되묻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Ⅰ. 산수화의 현대적 변용 (1층)
섹션Ⅰ은 전통 산수도를 바탕으로 하였으나 자기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작품들을 소개한다. 전통수묵산수화를 시작으로 해방 후 한국화 1세대로 불리는 우리시대 대표 작가들의 작품, 그리고 그들의 사사를 받아 좀 더 추상적이고 집약적인 작품세계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중견작가들의 작품, 또 실험정신으로 가득 찬 젊은 작가들의 용기 있는 시도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들까지 산수화의 변화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참여작가: 김기창, 김동수, 김보희, 김윤희, 김은호, 김호득, 박노수, 박능생, 박병춘, 변관식, 송계일, 송수남, 송영방, 오용길, 유근택, 이이남, 이종상, 한기창, 홍푸르메, 황창배(가나다순)
Ⅱ. 현대인의 일상 (2층)
섹션Ⅱ는 지필묵이라는 한국적 매체를 통해 현대인의 다양한 일상사를 보여준다. 현대인, 특히 도시인의 삶은 작가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 그 자체가 그들에게 영감을 주어 꾸준히 수많은 작품의 소재가 되어왔다. 본 섹션에서는 고뇌에 찬 인물의 모습부터, 인간을 매개로 하여 추상적 정신성을 구현한 작품, 무심한 현대인의 표정을 재미있게 또는 아무렇지도 않은 건조한 시선으로 좇는 작품 등 다양한 작가의 시선을 담은 작품을 선보인다.
참여작가: 김보민, 김신혜, 김은술, 문이원, 민재영, 박계훈, 서세옥, 손동현, 안국주, 이길우, 이왈종, 이응노, 이창원, 이채영, 이철주, 장재록, 정유미, 정재호, 정종미, 정탁영(가나다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