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시 서문 - 내밀한 삶 엿보기
김 기양은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집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모습과 집안 풍경을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운 시선으로 기록하였다. 작가가 찍은 사진에는 지극히 사적인 일상의 모습과 집안의 평소 풍경이 담겨져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작가를 비롯한 인물들은 카메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평소생활 그대로 행동한다. 그리고 집안모습도 전혀 꾸며져 있지 않고 일상의 모습 그 자체이다. 집안에서 일어나는 하루의 일상이 사실적으로 가감 없이 드러난다. 작가가 집안에서 찍은 사진 한 장 한 장이 작가의 일상적인 삶 그 자체인 것이다.
현대사회는 다원화, 다원주의 사회이다. 1990년대 이전처럼 특정한 이데올로기가 사회전체를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개개인의 신념에 의해서 개인의 삶이 영위되고 삶의 가치와 목표가 정해지는 것이다. 그 결과 개인이 누리는 문화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글로벌리즘과 인터넷의 일반화로 인해 외형적으로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가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좀 더 근접해서 개개인의 삶을 살펴보면 개성적인 다양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각자가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에 김 기양이 전시하는 작품들도 그러한 동시대인들의 문화를 환기시켜준다.
김 기양은 자신의 지극히 사적인 삶을 일기와 같이 매일 매일 기록하였다. 먹는 모습, 자는 모습, 텔레비전 시청하는 모습, 청소하는 모습 등 일상의 모습과 작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집안풍경 및 가재도구가 사진마다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극히 개인적인 삶의 모습들이지만, 당대의 문화적인 구조와 얽혀있는 삶의 흔적들이므로 현대성을 반영한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작가 개인의 일기이자, 동시대 문화의 또 다른 산물이다.
작가가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은 진중하게 고민을 하면서 찍은 사진들이 아니라, 작가가 자신의 직관과 감정에 의존하여 즉흥적으로 찍은 사진들이다. 그래서 더욱 더 진솔하게 느껴지고, 작가의 내면이 적나라하게 들추어져 있다. 그 결과 감상자들은 작품 한 장 한 장에서 작가와 직접적으로 만나게 될 것이다. 또한 작품 속 장면에서 보는 이들은 작가의 삶과 더불어서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전시작품 중에는 이질적인 삶으로 느껴지는 장면도 있겠지만, 누구나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진행하면서 자신의 삶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을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관람하는 이들도 타인의 삶을 엿보면서 자신의 삶을 깨닫는 기회가 될 것이다. 사진을 비롯한 현대예술은 특정한 사회의 문화와 사회구조를 표현대상으로 다루기도 하지만, 개인의 삶과 문화를 통하여 사회전체를 조망하기도 한다. 이번에 김 기양이 전시하는 작품은 후자와 같이 개인의 삶을 통해서 동시대를 환기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 한 장 한 장이 동시대의 문화에 대한 사적인 도큐멘트(Document)로 느껴진다.
글: 김 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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