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2011-02-23 ~ 2011-03-01
최윤정 ,김순철
02.730.3533
김순철 . 최윤정 두 여성작가의 작품은 오랜 시간과 정성으로 만들어진다.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소재를 찾고 그것을 그리거나 만들어나가는데, 작품 속에 자신만의 기억 또는 지난 시간의 추억이나 갈망 등을 화폭에 자유롭게 표현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순철. 최윤정 두 분의 다르면서도 닮은 투박한 실로 엮은 항아리와 섬세한 비단에 그린 아름다운 꽃이 조화를 이루는, 소박하지만 세련되고 간결한 신작 20여 점이 선보인다.
최윤정 작가노트
Aura, 그 환상속에 피는 꽃
예술작품 속의 주제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드러내어 전달하고자 하는 욕망의 메시지이며 잘 은폐되어 있는 사유(思惟)의 결정(結晶)이다. 따라서 주제는 그 작가의 삶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각종 형태로 표현된 예술작품의 주제에는 작가가 살아온 인생의 깊이나 두께가 그대로 나타나 있게 된다는 말이다. 물론 회화예술도 마찬가지여서 우리는 훌륭한 회화작품과 마주 서게 되면, 여러 가지 색채와 이미지로 녹아있는 작가의 삶과 영혼을 느끼며 감동을 받게 되는 것이다.
최근 발표하고 있는 연작 <Aura>는 짙은 색깔의 밑그림 위에 또 다른 꽃그림을 덧씌워 밑그림이 은은하게 내비치게 한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 단순한 형상의 밑그림을 배경으로, 양란(洋蘭)의 귀족적 아름다움을 표현하여 독창적 회화세계를 구현하려고 한다.
마치 잠재의식 속에 감춰진 짙은 추억을 바탕으로 먼 곳에 있는 대상에 대한 끝없는 동경과 신비로움을 작품 속에 곱게 투영시키고자 한다.
작가노트 중..
김순철 작품 설명
About Wish ...... About Wish라는 일련의 명제를 지닌 본 작품들은 일상적인 삶속의 담담한 희망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전통채색기법에 바느질기법을 더하여 그 표현방법의 폭과 깊이를 더 하고 있다.
두꺼운 전통장지에 거듭 색을 올려 여러 겹의 색층을 만들고 길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문양을 상감기법으로 새겨 넣어 층 아래 또 한 층을 구축한다. 여러 층을 구축하는 것은 회화의 평면성을 넘어 소극적이지만 입체감을 지닌 질감 표현방법을 모색하기 위해서이다. 바탕색과 어울려 염색을 하고, 여러 겹 꼬아 만든 실(絲)로 이루어진 바느질행위의 흔적을 바탕위에 또 한층 구축한다. 수용성이 강한 한지와 바탕을 뚫고 오가며 주변을 이어 연결하는 물성을 지닌 실의 결합은 바탕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의미로 존재하는 실제의 이미지구축을 의미한다. 반복하여 뚫는 행위는 느리지만 오래된 경험들과 교감하는 시간들이며 드러나는 형상에 자신을 투영하여 돌아보게 하는 관조의 시간으로 인도한다. 겹겹이 얽힌 마음을 서서히 비워내는 심적 평형의 상태에 이르게 하며 이어 자기치유의 기능을 동반한다. 반복되고 오랜 작업과정은 점 점 빠르게 완성점에 이르게 재촉하는 현실과는 거리감이 있지만 분명 자신으로의 관찰과 의식의 집중, 그리고 자기몰입을 가능케 하며 명상적인 관조의 방법으로 자신과 세상을 읽어 나가려는 주위 여러 계층과 교감하게 된다.
바탕위에 바느질의 형상으로 구축되어진 항아리의 형상은 무언가 담길 수도 있고 비워질 수도 있는 내면의식의 변이를 함축한 심상의 표현방법이다.
김순철 작품노트
마음을 거닐다. . .한지 위에 바느질. 고단하게 반복되는 되새김질은 이러저러한 많은 생각들을 동반하게 되고 그 시간보다 더 길고 깊은 스스로의 잠행(潛行)에 들게 한다. 한 땀 한 땀 이어지는 행위의 흔적들은 끊임없이 거듭되는 일상의 짧고 긴 호흡이며 무의식에 감춰지거나 억눌린 상처의 기억들이다. 긴 시간이 소요되는 지루한 과정이기도 하지만 미세한 감정의 결들을 드러내는 자신과의 대화의 시간이 되기도 하며 섣불리 풀어버리지 못하는 내밀한 속내를 삭히는 치유(治癒)와 자정(自淨)의 시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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