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1-02-23 ~ 2011-03-01
오유란
02.730.4854
JH GALLERY에서는 'ST-AR-TING 신인발굴 프로젝트'의 선정작가 기획전을 개최합니다. 'ST-AR-TING 신인발굴 프로젝트'는 미술대학 졸업생을 대상으로 작가를 발굴하고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1년간의 과정 중 선정된 5명 작가의 개인전으로 이루어지며 2011년 2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오유란 작가의 전시가 열립니다.
오유란 작가는 시장경제의 원리 속에서 예술이 가진 순수한 가치가 아닌 물질적 가치만을 논하고 평가되는 현실에 대한 비판으로 위와 같은 미술계의 삭막한 풍경을 그림의 주제로 정하며 이러한 미술계의 현실을 ‘미술의 반현실주의’라 명하고 있습니다. 순수하고 진지한 작품에 대한 태도와 가치를 미술계에서 진정한 현실로 인식되어야 할 것으로, 시장경제의 원칙으로 판단되는 미술계의 풍경을 거짓현실이라 하며 이 둘의 상관관계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하나 하나의 단계를 거치며 발전해 온 작가의 성장기와도 같은 ‘st-ar-ting 신인발굴 프로젝트’ 는 단기적 지원에서 벗어나 작가의 가능성을 믿고 꾸준히 지원하여 창작열을 이끌어내는 장기적 지원의 비전을 보여주었습니다. 앞으로도 JH GALLERY는 지속적인 지원으로 역량있는 작가들을 위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것입니다. JH GALLERY의 행보와 작가들에게도 많은 관심을 부탁 드립니다.
작가노트
나는 나만의 목표지향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만의 기준에 의거한 지향점을 말이다. 예를 들자면 내가 최종적으로 지향하는 미래의 모습, 내가 도달하고자 하는 미술계에서의 자리... 나만의 독자성을 가진 나만의 기준으로 정한 지향점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만의 것은 없었다. 내가 지향하고자 했던 것들은 현실의 기준에 맞춰 현실에 편승한 것일 뿐이었다. 현실에서 제안하는 아주 현실적이고 사회적이며 경제적인 것들과 같은 것의 기준에 맞춰진 것들이었으며 이것들은 나의 아주 깊은 곳 까지 지배해 그것들은 당연히 여기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정작 추구해야하는 것들을 잊은 채 현실에서 제시하는 기준에 의거하여 지향점을 찾고 이를 꿈꿨다. 이는 나 자신뿐 만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서도 보기 쉽고 보편적인 현상이다. 나는 무수히 많은 현실들 중에 미술계의 현실에 주목했다.
오늘날의 우리 미술계는 오로지 세속적인 성공만을 원할 뿐인 새로운 예술의 세대이다. 새롭고 기발한 방법론과 연출력을 통해 자신의 작품을 매혹적인 상품으로 미술시장에 선보이기만을 원한다. 소비사회의 삶의 이념이 고스란히 미술계의 이념에 흡수된 것이다. 소비사회의 이념이 작가의 작업논리로, 더 나아가 그들의 인생론이 되고 세계관이 되는 것이며 이는 아트페어와 미술경매 시장에서의 매매실적과 주목이 현대미술의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작품의 질을 규정하는 힘과 권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우리의 미술계는 시장경제의 원칙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곳이며 상업적 목적과 이윤이 우선시 되는 것이다. 미술시장에서의 판매상황에 비례해서 작가와 작품의 수준을 비교, 측정하는 곳이 미술계의 현실인 셈이다. 미술에서의 작가의 삶과 현실에 대한 경험과 인식, 미술에 대한 애정, 진지한 사유와 담론, 비평과 작품의 질에 대한 고민이 사라지고 판매수치가 절대적인 척도가 되고 미술의 행위가 시장의 논리 안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삭막한 풍경이 우리미술계현실의 풍경이다.
하지만 미술은 단일한, 유일한 기준이나 정답에 저항하는 것이어야 한다. 미술에 정답이 있을 수 없고 정답을 쓸 수 도 없다. 그저 각 개인이 자신의 미술에 대한 나름의 생각과 방법론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그 이야기가 무엇인지를 판독하는 것이다.
나는 진정한 미술을 외면하고 시장경제의 원칙이라는 단일한 기준으로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을 판단하고 이를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현실로 제시하는 위와 같은 미술계의 삭막한 풍경을 그림의 주제로 정하며 내가 나타내고자 하는 미술계의 현실을 ‘미술의 반현실주의’라 말하고자 한다. ‘반현실주의’는 심리적으로 불편하고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면 설사 그것이 현실이라 할지라도 부정하려는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말한다. 미술에서의 진정한 현실로 인식되어야 하는 것은 작가의 삶과 현실에 대한 경험과 인식, 미술에 대한 애정, 진지한 사유와 담론, 비평과 작품의 질이다. 미술에서의 진정한 현실은 시장경제의 원칙이 이념이 된 미술계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진실한 현실이다. 시장경제의 이념이 흡수되어 판매상황실적으로 미술을 논하는 미술계의 현실은 진정한 현실이 아닌 거짓현실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하는 진실한 현실을 감당하기에 자본의 회전이 절대적인 척도가 된 미술의 현실에서는 어렵기에 이를 부정하게 되고 진실 그리고 진정이 아닌 거짓현실(시장경제 원칙으로 판단되는 미술계의 풍경)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즉 이러한 미술계의 풍경은 받아들여야 할 진정한 현실의 모습을 부정하고 거짓 현실이 아닌 모습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미술의 반현실주의’를 보이는 것이다.
‘미술의 반현실주의’를 나타내기 위해 우리가 살고 있는 땅의 모습, 자연의 풍경과 Kunst Kompass, 아트프라이스닷컴을 토대로 순위권 작가들의 그림을 비닐에 그려 이를 이용했다. 순위권 작가들의 그림을 비닐에 그려 비닐의 모양을 변형하여 연출함으로써 진짜 풍경의 모습은 아니지만 풍경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비닐에 그려진 순위권 작가들의 그림을 비닐의 특성으로 쉽게 변형되는데 이는 단일한 기준에 의해 선정되는 미술계현실의 모습에 대한 비판을 나타내는 것이다. 순위권 작가들의 그림으로 연출하여 보여주는 풍경의 모습은 풍경의 모습을 띄고 있지만 진정한 풍경이 아니듯이 우리가 자본의 회전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 보여주고 있는 미술의 현실은 거짓 풍경이지만 우리가 진실한 현실을 감당하기 어렵기에 진실 된 현실을 부정하고 거짓된 현실을 현실이라 믿고 있는 모습을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우리 미술계에 종사하는 이들이 현실과 담을 쌓고는 살 수 없다. 하지만 너무 시장경제원칙으로 모든 것이 판단되는 현실이 진실이며 답인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이 안타깝다. 미술이라는 것의 순수한 창작정신과 순수한 목적은 뒷전이고 판매상황실적으로만 판단되는 것이 조금이라도 완화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러한 그림을 그렸으며 미술의 순수성을 모두가 한번 씩은 되새길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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