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2011-04-06 ~ 2011-04-12
손준영
02.720.8488
<작업노트>
Renewal (누구나 보는, 아무나 보지 못하는)
본인이 활동하는 공간에서의 공간 인지 능력은 본인의 키 높이에서 느껴진다.
무언가를 주우러 무릎을 꿇었을 때, 높은 곳의 물건을 잡으러 책상을 디뎠을 때 우리는 그 공간에서 새로운 공간을 보는 경험을 한다.
일상에서부터 시작 되었다. 집 테라스에서 보는 풍경, 유원지, 공사장 등 누구나 보는 공간에 대한 보편적 특성을 뽑아내, 또 다른 형상으로 바꾸어 인지하는 작업 이였다.
Untitled(little balls)중에서- 공간은 집 근처의 작은 교회 였다. 교회 이사 후 새로운 입주가 안돼서인지 이유는 모르지만, 그 공간은 몇 달간 을씨년스럽게 방치되어 있었고 난 그 공간을 촬영하게 되었다. 1층의 선교원 자리 바닥에는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수많은 공들이 공간과 맞지 않게 형형색색 색을 내고 있었고, 그 공간에서 구도를 잡고 촬영을 하는 동안 내게 있는 필름이 흑백 필름 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최종 결과물인 흑백 사진에는 컬러가 없었지만 촬영 시 보았던 컬러는 내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그때 실수를 발판삼은 다른 매체와의 크로스 오버(Crossover)는 내 표현 영역을 확대 하려는 작가 본인의 욕망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하나의 이미지 두개의 이야기
각각의 매체는 그 매체만으로도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매체는 해체와 합일을 반복하고 이미지를 형성하며, 그 행위에 있어서 본인이 느끼는 감정과 방향성을 얘기한다.
Renewal
글: 전소영
Hello! 진지한 피터 팬(Serious Peter Pan)
한 사진을 ‘바라보는’ 여자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다.
작가의 뷰파인더 속에 정지해 있는 시간, 그 사진을 보느라 자신의 시간을 정지시킨 여자.
사진과 그녀, 혹은 그와 그녀, 그들의 이야기, 너무나 사적이어서 은밀하기까진 한,
말없는 말들이, 이야기되어지지 않은 이야기들이, 조용히 전시실을 떠다닌다.
켜켜이 쌓여있는 시간이 침묵으로 존재하는 곳, 그 적막한 심해를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그렇게 떠다닌다. 그와 그녀의 이야기가, 아니 사진과 그녀의 이야기가.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는 장면이다.
이것이 ‘사진을 보다’라는 행위의 개인적인 정서이다.
그의 사진 앞에 선다.
보고 있지만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그 안에 있다.
너무나 당연히 존재하는 것들.
당연히, 마땅히 그러하게 존재하여 시시하고, 시시해서
흑백으로 찍히기 이전에 이미 흑백이었던 존재들이 말을 건다. 안녕?
잠깐 머쓱해진다.
그 흑백의 존재들 위로 해사(解事)한 색들이 떠오른다.
이번엔 색깔들이 다시 나에게 말은 건다. 안녕?
잠깐 쑥스러워진다.
그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왜 이런 색들이야?
예쁘잖아...
그의 대답이 너무나 산뜻해 웃었다.
왜 라고 물었을 때, 사진을 찍는 성인이 된 남자의 입에서,
프로이트와 융이 참견하지 않고, 현대미학과 방법론이 끼어들지 않고,
소년과 남자의 경계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저 4음절이 튀어나왔을 때 나는,
참 듣기 좋았다. 그리고 또 한 번 보기 좋았다.
그는 아침이면 일어나 카메라를 메고 나가 세상을 걸어 다니는 성실한 남자이다.
그는 당연함, 시시함, 무가치함이란 이름의 존재들에게 렌즈를 들이대는 진지한 남자이다.
그리고 그는 그것들에게 해사(解事)한 색을 입혀주고 싶어 하는 소년 같은 남자이다.
즐거웠어.
진지한 피터 팬(serious Peter Pan) 당신과의 이야기.
아니 사진들과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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