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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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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다룬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연을 다루는 자는 자연의 섭리와 그 이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혹자는 자연을 다루는 자들은 그 충만한 자연의 기를 다스릴 수 있는 타고난 힘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말은 곧 그만큼 자연을 다루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증명한다. 여기서 말하는 자연은 돌(石), 물(水), 흙(土), 바람(風), 나무(木) 등이다. 즉, 우리와 함께 숨쉬고 있는 원래 있었던 것, 스스로 자(自) 그럴 연(然),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세상에 스스로 존재하거나 있어왔던 것들이다.


장수홍 교수는 평생 흙을 다뤄온 장인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를 통해 오랫동안 만지고 다듬어 온 흙과 함께 새로운 자연에도 눈을 돌렸다. 바로 나무(木)이다.


그의 작업을 보고 있자면,

장자(莊子)의 양생주(養生主)편에 나오는 포정해우(庖丁解牛)의 고사가 생각난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양나라 혜왕이 칼잡이의 명인(名人) 포정의 소 잡는 솜씨에 감탄하여 물었을 때 포정이 이와 같이 대답하였다.


“제가 뜻을 두고 있는 것은 도(道)이지 기술이 아닙니다. 저도 처음 소를 잡았을 적에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러던 것이 3년이 지나고부터는 겨우 칼을 찔러야 할 곳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의 움직임에 따라 일을 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오관(五官 ; 다섯 가지 감각)의 작용은 멎고 정신의 작용에만 좇아서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의 자연스러운 결을 따라 칼을 대어 발라내기 때문에 뼈에 붙은 살이나 뼈와 살이 이어진 곳은 절대로 다치지 않습니다.”


장수홍 교수는 포정해우(庖丁解牛)를 이룬 명인이다. 오랜 시간 흙을 다루며 그 결을 깨닫고 그 흙을 자유자재로 만져 미술의 가치로 승화 시켜왔다. 그리고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흙과 나무 사이의 흐름에 주목했다. 각각 흙과 나무의 결을 파악하고 또 그 사이의 결에 주목하는 작가의 용기와 힘이 넘치는 전시가 될 것이다.

장수홍 교수의 말처럼 그의 작품과 함께 자연 속에서 즐겁게 헤매어 보자.

- Gallery LVS 조재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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