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호주 미디어 아트
서울시립미술관 한국호주 수교 50주년 기념 교류전'호주_디지털 도시초상'
'한국과 호주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호주의 미디어 아트 작가들이 제안하는 미래 도시의 초상'
'양국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호주에서 상상하고 그려내는 미래 도시 이미지와 인물을 뉴미디어 아트를 통해서 제시하고 양국의 미래 도시 문화를 보여주는 전시'
한국과 호주의 수교 5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들이 올해를 중심으로 집중적으로 기획되고 주목받고 있다.1)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서울시립미술관은 한국∙호주 수교 50주년 기념교류전의 일환으로 양국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호주에서 상상하고 그려내는 현재와 미래 도시 이미지와 인물을 보여주는 《한국․호주 교류전: 호주_디지털 도시초상(Korea∙Australia Exchange Exhibition: Australia_Digital Urban Portraits)》展을 마련하였다.
서울시립미술관이 호주의 아시아링크(Asialink), 디/룩스/미디어아트(d/Lux/MediaArts), 그리고 호주건축가협회(Australian Institute of Architects)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전시는 호주정부와 주한 호주대사관의 후원을 바탕으로 2011년 4월 26일부터 6월 26일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총 22개의 미디어 작품으로 디지털 프린트(Digital prints), 상호작용 설치물(interactive installation), 비디오 작업(single channel digital video), 그리고 입체 3D 영상물 등 호주의 미디어 아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는 파트1(Part I) '얼굴과 얼굴 디지털 시대의 초상화(FACE TO FACE Portraiture in digital age)'와 파트2(Part II) ‘지금 그리고 언제 호주의 도시주의(NOW and WHEN Austalian Urbanism)'로 이루어진다.
Part1 ‘얼굴과 얼굴 디지털 시대의 초상화'파트1 ‘얼굴과 얼굴 디지털 시대의 초상화'는 새로운 미디어와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현재 시대의 초상, 얼굴, 더 나아가 정체성에 대한 이해와 사고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는지 묻고 있다. ‘Face to Face’는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또는 '직면한, 대면한' 이라는 의미로 파트1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디지털 시대에 그들이 마주한 상황들에 대한 그들의 시각을 작품에 담고 있다.
이미 호주를 비롯하여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에서 같은 제목으로 순회 전시를 한 파트1의 작품들은 호주와 아시아 국가 간의 예술문화 교류를 해온 아시아링크와 호주에서 영화와 디지털 미디어 문화를 지원하는 디/룩스/미디어아트의 후원을 받아 캐시 클리랜드(Kathy Cleland) 큐레이터의 기획에 의해 구성되었으며, 아시아링크의 아트 프로그램 코디네이터인 엘라이자 로버츠(Eliza Roberts)가 소개되고 있다.
주요 작들을 잠시 소개하면, 다니엘 크룩(Daniel Crook, 1973-)은 <초상 #1(자신)(Portrait #1(Self))> (2007, 그림1)이나 <초상 #1(크리스)(Portrait #2(Chris))>(2007)에서 자신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인물들을 가로로 잘라 인물 초상을 그려내고 있다.
이 초상들은 특정적인 하나의 시간대에서 포착한 인물의 조각난 모습이 아닌 다른 시간대에서 다르게 보이는 동일 인물의 다른 모습들이 가로로 잘려져 서로 엮어져 나타난다. 그리고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달리하여 동일한 인물을 촬영하기 때문에 한 인물의 파편적인 여러 다른 모습들이 보이는 것과는 달리 배경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이때 정지화면과 움직이는 이미지 사이의 경계는 잘 보이지 않게 처리된다.
이러한 시각적 효과에 대해 다니엘 크룩은 '시공간을 재현할 수 있는 새로운 탈 카메라 모델을 생각하였다“고 말한다. 시공간에 대한 크룩의 시도는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1881-1973)가 <칸바일러의 초상(Portrait of Daniel-Henry Kahnweiler)>(1910)에서 칸바일러의 모습을 하나의 화면에 여러 시점을 담아내고자 했던 실험적인 태도에 닿아있다.
또한 데이빗 호크니(David Hockney, 1937-)가 <나의 어머니 1(My Mother I)>(1985)에서 포토 꼴라주로 다른 시각(time)과 공간에서 대상의 여러 모습을 하나의 이미지로 표현한 시도에도 닿아있다. 즉 파인더를 통해 포착한 대상의 한 모습을 하나의 사진에 그대로 재현하려는 고전적인 사진의 개념에서 벗어나려고 하였던 시도를 잇고 있다.
인물 초상과 관련하여 데이빗 로젯츠키(David Rosetzky, 1970)의 <당신없이(Without You)>(2003/2004, 그림2)는 10분 40초짜리 비디오 작업이다. 얼핏 보면 인물의 포즈는 고전적이다. 전통적인 회화에서 발견할 수 있는 전형적인 자세이다. 하지만 좀 더 살펴보면 얼굴의 피부가 초상의 대상인 인물의 피부가 아닌 부분이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것은 그가 한 인물의 정체성이 다른 인물들 사이의 관계에 의해 영향 받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
실제 그는 작업에 있어서도 디지털 비디오 장면들로부터 정지 이미지들을 만들고 그것들을 메스를 가지고 잘라내고 꼴라주한 뒤 초당 2프레임으로 다시 찍어서 한 명의 인물 초상화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초상 표현 방법은 피부가 매끈하게 보이지 않고 잘라낸 부위가 드러나 그로테스크하게 느껴지게 한다. 마치 영화 <양들의 침묵(Silence of The Lambs)>(1991)이나 <페이스오프(Face/Off)>(1997)에서 피부가 극중 인물들이 자신의 신분을 감추고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보여주기 위해 사용되는 것과 유사한다.
다만 완전히 다른 인물로 변신되는 것이 아니라 <당신없이>의 인물의 피부나 옷, 머리 등 일부분은 다른 인물의 부분들과 교체되어 꼴라주되어 초상 인물의 혼합된 정체성을 보여준다. 즉 이 초상을 통해 데이빗 로젯츠키는 한 인간의 정체성과 다른 사람들 사이의 관계성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위의 두 작품이 전형적인 인물 포즈를 통해 초상화를 그려내고 있다면 존 톤킨(John Tonkin, 1963-)은 <시간과 동작 연구(time and motion study)>(2006, 그림3)에서 시간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하는 동적인 초상화를 보여준다. 즉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 앞에 서있는 관람객의 동작과 이미지 정보를 받아들여 실시간 3차원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것은 마치 조그 셔틀을 이용하여 필름을 앞과 뒤로 빠르게 돌릴 때처럼 관람객들의 모습은 연속적인 이미지들로 바로 나타난다.
이러한 방식은 1850년대 초기부터 1880년대에 인간이나 말의 동작을 분석하여 보여주었던 사진가 에드워드 마이브리지(Eadweard J. Muybridge 1830-1904)의 사진 작업과도 유사하다. 1872년에 마이브리지는 24대의 카메라를 사용하여 '움직이는 말(The Horse in Motion)‘을 찍었는데 그는 1880년에는 영사기인 '주프락시스코프(Zoopraxiscope)를 발명하여 움직이는 사진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보았을 때 존 톤킨이 3차원으로 만들어내는 시간과 동작에 대한 연구는 마이브리지의 동작 연구에서 나아간 것이다. 디지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연속적인 동작뿐만 아니라 시간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파트1에서 디지털 시대를 살고 있는, 그리고 가까운 미래의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인물들의 정체성과 관계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아날로그 시대와는 다른 표현들이 다루어지고 있다면, 파트2 <지금 그리고 언제 호주의 도시주의(NOW AND WHEN Australian Urbanism)>는 그러한 인간들이 살고 있는 도시에 대한 현재와 미래에 대한 시각적 고찰이 담겨있다.
3D 입체영상인 이 작품은 2010년 제12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의 호주관에서 선보였던 동일한 제목의 전시 작품으로 2005년부터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Venice Architecture Biennale)에서 주목받아 온 호주건축가협회와 공동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사진작가 존 골링스(John Gollings)에 의해 이루어졌다. 총 15분 길이의 이 입체영상은 '지금(Now)'(6분)과 '언제(When)'(9분)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의 경우 호주의 도시와 자연 지역들 중 관심을 끌고 있는 5개의 지역을 선정하여 현재 호주의 모습을 담고 있다. 특히 존 골링스가 헬리콥터에서 내려다 본 시점으로 호주의 시드니(Sydney), 멜버른(Melbourne), 서퍼스 파라다이스(Surfers Paradise) 등 현재 호주의 대표적인 도시를 비롯하여 도시가 아닌 지역의 풍경과 건축적인 상징들을 찍은 영상들을 담고 있다. '지금(Now)'이 현재의 호주라면 '언제(When)'는 2050년의 호주의 미래 도시풍경을 그리고 있다. 이때 도시는 단순히 사람들이 모여 사는 주거지의 개념이 아닌 하나의 유기체(organism)처럼 숨쉬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언제'에서 상상되는 도시는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천공에 떠있는 도시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부터 기존의 도시 지역 위에 생태 도시를 올려 만든 이미지로 나타난다. 호주건축가협회의 이 도시주의(Urbanism)는 근래에 들어 환경에 대한 중요성, 공공미술에 대한 관심과 맞물리면서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서울 등 여러 지역의 도시문화에 대한 연구와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호주에서 제안하는 도시주의는 단지 호주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우리나라에도 유효할 것이다.
한국과 호주는 1961년 수교를 맺기 이전부터 꾸준하게 민간교류가 있어왔으며 1889년 10월 2일 부산항에 호주 선교사 조셉 헨리 데이비스(Joseph H. Davies)와 그의 누이 메리(Mary)가 멜보른((Melbourne)에서 시드니(Sydney)를 거쳐 도착한 이래부터 한국과 호주의 예술문화 교류는 보다 활발해지고 있다. 비판적인 혹자는 이러한 호주의 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호주의 문화교류에 대한 지원정책이 아태지역의 문화 주도권을 가지고자 하는 의도로 파악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호주 교류전: 호주_디지털 도시초상》展에서 소개하는 호주의 대표적인 미디어 아트 작품들은 우리 시대의 자화상에 대해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고 앞으로의 도시 문화를 어떻게 이루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비판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기술의 발달에 따른 디지털 시대에 더욱 바빠진 우리가 우리의 정체성과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와 환경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호주 교류전 : 호주_디지털 도시초상
전시기간 : 2011. 4. 26(화) - 6. 26(일)
전시장소 :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1층 전시실
전시부문 : 호주 미디어 아트
작가/작품 : 작가 14명, 단체 1/ 총 22점
큐레이터 토크 4월 25일 15시 20분에 부대행사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