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대중소비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만화적 캐릭터를 작품의 소재로 차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감성을 담은 변용과정을 통해 그 의미를 재맥락화한 젊은 작가 11명의 작품 54점을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 여름방학기획전
만화 캐릭터, 미술과 만나다
Cartoon Character, meets Art 2011. 7. 22 ▶ 9. 18
서울시립미술관은 여름철을 겨냥하여 연례적으로 여름방학기획전을 개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운 여름에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는 현대미술을 좀더 쉽게 접근하도록 하여 관람객의 이해를 넓히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대중소비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만화적 캐릭터를 작품의 소재로 차용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감성을 담은 변용과정을 통해 그 의미를 재맥락화한 젊은 작가 11명의 작품 54점을 선보인다.
남서울분관이라는 2층 구조 건물을 바탕으로 ‘세상을 되돌아보다(1층)’, ‘세상과 소통하다(2층)’ 라는 2개의 섹션으로 구분하여 전시함으로써, 관람객이 일상생활에서 접하여 익히 알고 있는 그러면서도 이면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는 이미지들을 친근하게 다가와 감상할 수 있도록 한다.
Ⅰ. 세상을 되돌아보다 만화적 캐릭터의 재창조 과정을 통해 원전이 가졌던 의미에 작가 자신의 감성을 담아 비평, 성찰, 풍자, 냉소적으로 표현한 입체, 평면 작품을 전시한다. 작품에는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세상을 되돌아보는 작가의 시선이 내재되어 있다.
ROOM 1변대용의 ‘수상한 미키월드’는 무엇인가를 코로 ‘킁킁’ 냄새를 맡으며 찾아내어 가지고 놀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물어뜯어 죽이는, 귀여운 외모 이면에 잔인함을 가진 이미지로 표현되어 소비사회의 그늘진 이면을 생각해보게 한다.
ROOM 2임지빈의 작품에 차용된 ‘베어브릭’ 캐릭터들은 명품 로고 사용과 함께 자동차 전용도료와 섬세한 표면 마감으로 상품 이상의 선명한 질감을 느끼게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다국적 기업의 욕망이 응축된 소비사회의 그늘진 이미지들이 내재되어 있다.
Room 3재이박은 관조적인 눈으로 바라 본 일상과 세상을 한편의 만화처럼 풍자적으로 비틀어 그려낸다. 삽화적인 세밀한 사실의 표현과 회화 형식에, 웹툰과 만화적 색채를 결합하여 그것들의 합일점을 반영한다.
ROOM 4이조흠은 웹툰, 만화책,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를 모아서 작품 속에 배열하고, 그 안에 자신의 뒷모습을 넣었다. 그렇게 뒤돌아보는 작가의 이미지들은 권력과 능력을 가진 것으로 상징되는 만화 캐릭터의 권위에 기대어 살아가는 현대인의 상실감을 허무하게 표현한 것이다.
ROOM 5임성수의 작품에 등장하는 왕방울만한 눈을 가진 어린아이, 쥐돌이, 사이보그 갈갈이 등의 만화적 캐릭터들이 천진스럽고 귀엽게 보이지만, 서로 싸우거나 괴롭히는 가학적인 고문을 주고받는다. 그는 만화적인 상상력을 통해 부조리한 현실과 불합리한 사회에 냉소적인 웃음을 던진다.
Ⅱ. 세상과 소통하다관람객에게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는 것 외에, 어린시절 추억의 만화 캐릭터를 보는 이와 공유하고자 하거나, 재미있게 감상하며 참여를 유도하는 등 소통, 놀이, 재미, 공유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입체, 평면, 애니메이션 작품을 선보인다.
ROOM 6찰스장은 만화와 그래피티를 차용하여 만화 컷의 이미지를 복사한 듯 똑같이 선보이지만, 그대로 모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가 지닌 힘을 빌려서 보는 이가 작품 자체에서 느끼는 기운을 중요시한다. 작가는 기쁨, 희망, 용기를 줄 수 있는 그림을 그린다.
ROOM 7함영훈은 픽토그램이 지닌 직관성, 대표성, 그리고 규칙과 반복을 통한 표준성에 인간의 감정을 대입하여 그 기능을 확장함으로써,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디지털 작업으로만 이루어지던 기존의 픽토그램을 회화적 방식으로 캔버스에 표현하고 있다.
ROOM 8함준서는 자신의 연상에 의한 이미지를 재미있는 방법으로 보여주고, 새롭게 생성되는 이미지에 시각적, 감각적으로 소통하고 공유하고자 한다. 그의 작품을 통해 귀엽고도 신선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다.
ROOM 9고근호에게 대중적 스타는 작가와 동시대를 함께 살아온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영원히 살아있다. ‘영웅’ 시리즈는 스틸이나 스테인레스, 알루미늄을 레이저 컷팅하고 절곡한 뒤, 그 면의 특징을 살리면서 채색하여 제작하는 팝아트 조각이다. 이러한 대중적 아이콘이 갖는 팝적인 요소와 조립 로봇이라는 개인적인 즐거움의 세계를 결합하여 대중과 즐거운 소통을 시도한다.
ROOM 10백종기는 어린시절 영원한 친구였던 로봇과 함께 즐거움을 갖고자 한다. 수동적으로 침묵하고 있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처럼 생각하며 표현까지 하는 능동적인 존재로 나타난다. 작가는 로봇을 늘 같은 복장과 색상으로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루이뷔통을 비롯한 명품브랜드를 입히기도 하고, 형형색색의 장갑을 끼고 있는 아톰의 모습도 표현한다.
ROOM 11김일동의 ‘런! 코인맨’ 퍼포먼스는 보는 즐거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참여를 흥미롭게 유도한다. 출발지점에서 3가지 번호 중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여, 그것을 따라 전시실을 돌아다니면서 작품을 감상하면 된다. 마지막 작품까지 여행한 후 각각의 골인지점에서 스티커를 선택해, 벽에 걸려 있는 코인맨 이미지에 붙여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