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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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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순간전

  • 전시기간

    2011-12-22 ~ 2012-02-15

  • 참여작가

    강영민, 박대조, 박승모, 송은영, 이승오, 조융희, 안철현, 찰리한, 한 호, 황 란, 데보라 스퍼버(Devorah Sperber)

  • 전시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 문의처

    02-580-1601

  • 홈페이지

    http://www.sac.or.kr

  • 상세정보
  • 전시평론
  • 평점·리뷰
  • 관련행사
  • 전시뷰어
평면(회화, 사진 등), 입체 (조각, 설치) 등 총 50여점
해 외 작 가 초 대 전
놀이의 순간-Aha! Moment



일루젼 세계로의 초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은 오는 12월 22일부터 2012년 2월 15일까지 <놀이의 순간>전을 개최한다. 이 전시는 최근 들어 다시 주목받고 있는 ‘환영’(Illusion)에 관해 집중 조명한다. 일루젼을 이용한 작품은 ‘착시’ 혹은 ‘왜상’ 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기에 감상자들은 대단히 흥미로운 감상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다.

작품은 매순간 관객의 보는 위치와 움직임에 따라 변화한다. 감상과정에서 특정 지점에서만 작품의 온전한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다. 어떤 작품 앞에서는 마치 땅 속으로 감상자가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한다. 전시작품은 마치 마법과 같으며, 참여작가들은 우리를 생각하지 못했던 방법으로 당황하게 만든다.

현대미술가들이 보여주는 환상과 트릭의 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놀이의 순간>전은 미술을 보는 즐거움이 큰 전시다. 또한 미술 속에 담겨진 숨은 원리를 찾아볼 수 있는 전시로, 온 가족이 또는 겨울 방학을 맞는 학생들에게도 추천할만하다.

뉴욕과 서울, 11명의 마법사들
<해외작가초대전-놀이의 순간>전은 미술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 특성을 주제로 삼았다. 예전부터 미술가들은 자연이나 외부대상을 편평한 종이나 캔버스에 실물처럼 구현하는데 노력해왔다. 실제로는 평면이지만 우리 눈에는 입체적으로 보이게 하려고 시도해온 것이다.

최근 들어서는 그러한 시도를 넘어 보다 실험적이면서 강한 흥미를 주는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다. 미술가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시각적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이로 말미암아 미술가들이 바라보는 눈은 마치 마술사와 같아 보인다. 예술가가 평범한 일반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뭔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일반적인 사실이나 광경도 특별하게 보이게 하는 재능을 가지고 있다. 주변에 하찮은 사물도 미술가들이 선택하면 달라진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미술가들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놀이의 순간>전은 뉴욕을 거점으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해외의 젊은 작가와 국내의 작가들이 같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특별한 재능을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소통하려는데 관심이 많다. 이번 전시에서는 11명의 작가가 모여 다양한 시지각적인 놀이를 제안하고 있다. 이들의 새로운 시도로 인해 세상은 늘 새롭게 변화하는 장소로 바뀐다. 갖가지 방법으로 일상을 재구성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있다.




미술가는 세상을 어떻게 보는가?
우리의 감각은 객관적이지 않다. 대체로 세상을 자신이 보고자 하는 방향만을 고집하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동일한 사물도 자신이 이해하는 감각을 따라 바라본다. 이 전시는 그러한 특성에 주목하여 사물들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식을 보여준다. 따라서 사물을 변형시켜 감상자의 눈을 교란하고 항상 같은 방식으로 바라보던 사물이나 현상들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 전시는 미술가들이 독자적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간접 경험함으로써 일반 대중들은 일상의 주변 세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접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참여 작가들은 현대미술을 통해 우리가 실제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과는 다른 다양한 시각을 제안한다. 그들은 세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피상적인 관점, 진부하고 낡은 방식들을 벗어나 각자 다른 방식으로 본질을 이야기한다. 이것은 우리가 세계를 고정된 시점에서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는 원래의 모습을 전혀 알아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 보게 할 것이다.

시각의 오류를 일으키는 작품들은 은근히 숨어있는 미술의 원리에 대해 사유할 수 있게 하는데, 일상 속에서도 실제로 왜곡된 현실이 경우에 따라서는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과를 경험하는 사례들이 있다. 가령 도로에 표기된 기호나 글자는 상당 부분 길게 늘어진 모양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자동차 안에서 볼 때는 정상적으로 읽혀진다.
이른바 왜상이다. 미술작품 속에서도 이와 같이 숨겨진 시지각 원리를 이용한 작품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전시는 치밀한 계산과 고도의 사고력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선별하여 관람객들이 현대미술의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도록 연출하였다.

■ Tip) 아하 모먼트 Aha! Moment란?
일상 생활에서 어떤 발견과 각성을 경험할 때 느끼게 되는 탄성의 순간을 말한다. 이번 전시와 관련하여, 감상자들은 미술가들이 보여주는 놀라운 트릭의 원리를 발견하게 된다. 감상자가 느끼는 이 순간은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참여 작가들은 이러한 <아하! 모먼트>를 경험할 수 있도록 제안하고 있으며, 감상자들은 그 발견의 순간, 큰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다.




관점-미술가의 눈과 놀이의 순간


감윤조(예술의전당 큐레이터)


관점을 이용한 작품들은 감상자들로 하여금 눈에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본다는 것은 세계와 첫 대면하는 순간이며. 세상의 온갖 정보가 눈을 통해 처리된다. 그러나 우리의 타고난 눈은 신뢰할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다. 자신이 바라보는 방향으로만 보며, 알고 있는 바대로 이해하기 때문이다. 곰브리치(Ernst H.J.Gombrich)가 말하는 토끼․오리 그림을 바라보는 것과 똑같은 상황에 우리는 놓인다. 어떻게 바라보는가는 전적으로 감상자의 몫이다.

아하! 모먼트의 작가들
참여 작가들은 눈의 반응이 어떤 지각을 얻게 되는가에 대해 묻는다. 평범한 감상자들을 위해 미술고유의 진실을 드러내는데 목표를 두기에 철학적인 사변, 이데올로기 등 복잡하고 난해한 이론이나 쟁점들은 의도적으로 제거한다. 미술가들이 세워놓은 지적 세계에서 자기위안과 자기 유희적 태도, 수수께끼 같은 문제는 감춤으로써 감상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총 11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작가들과 국내작가들이 함께 만든 전시인데, 공교롭게도 이들은 지역적, 환경적, 학업배경과 관계없이 공통적인 주제를 가지고 있다. 이른바 우리의 시지각을 교란시키는 작업들이다.

이중이미지(강영민, 박대조, 이승오)를 보여주거나, 공간의 눈속임을 이용한 경우(박승모, 송은영, 황 란), 오브제를 이용한 역상효과(데보라 Devorah Sperbe), 시각적 트릭(안철현, 한 호), 왜상(조융희, 찰리 한) 등으로 분류될 수 있겠다. 전체적으로 보자면 참여 작가들은 하나의 지점을 향하고 있는데, 곧 보는 방식이다. 눈여겨 볼 점은 참여 작가들이 통상적인, 혹은 순응된 눈을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우리의 신체감각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되는지에 대해 작가들은 집요한 연구를 거치고 있다.

미국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는 안철현의 블록 벽돌과 거울로 만든 구조물은 감상자로 하여금 현기증을 일으킬 정도로 심연 속으로 떨어지게 한다. 이는 완벽한 트릭을 보여주는 사례인데, 감상자들은 투명거울과 반투명거울, 그리고 조명하나로 이루어진 구조를 알고 나서도 쉽게 동의하지 못하고 다시금 작품 속을 들여다보게 된다. 그는 인간들이 가지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환상을 주제로 삼았다. 그 환상을 구현하기 위해 그는 공간을 탐구했다. 그의 공간은 일종의 심리적인 여행이라는 느낌을 준다. 그의 말대로 그 텅 빈 공간은 무한의 영역이자 유토피아의 세계이기도 하다. 일루젼이 가져다주는 시각적이며 심리적인 체험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관객으로 하여금 환상의 공간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한 호의 경우, 3미터 지름에 이르는 천체구조물을 만들고 거기에 다시 LED를 나선형으로 설치한다. 센서를 통한 인트랙티브 작업을 덧붙여 연출함으로써 착시감을 만들어낸다. 환영적 요소에 이은 우주의 신비한 모습을 구현하는데, 원형구조물의 중심에서부터 바깥쪽으로 퍼져나오게 함으로써 우주공간의 오로라를 연상케한다. 구형의 구조물은 자전운동과 같이 일정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회전을 반복한다. 감상자들은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치 블랙홀의 써클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울러 바둑알처럼 세워진 볼록 구조물이 시각적으로는 오목구조물로 느끼지는 환영적 착시경험과 마주하게 된다.
뉴욕에서 단추와 핀을 통해 독특한 작업을 선보여 왔던 황란의 경우는 플렉시 글라스 2작품을 앞뒤로 설치하여 앞뒷면 양쪽에서 입체적으로 보이게 한다. 그의 작업은 핀과 단추가 만들어내는 사이 공간이 중요 포인트다. 특히 두개의 요소 사이에서 형성되는 공간과 그림자의 관계는 독특한 일루젼을 만들어냄으로써 감상자들의 호기심을 자아낸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전통 사찰의 기와지붕 이미지를 모티브로 하는 레이어 작업을 선보이는데, 감상자의 눈을 앞뒤로 오가게 하여 독특한 시각적 놀이를 제안하고 있다.





데보라 Devorah Sperber에게서는 먼저 그가 사용하는 재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는 실패를 오브제삼아 독특한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수 천 개 혹은 수 만 개의 실패를 사용해서 추상적인 배열을 보여주는데 아크릴 구체(광학장치)를 통해 볼 때 뚜렷한 형상을 만날 수 있다. 이 장치는 인간의 눈과 뇌와 같은 기능을 한다. 데보라는 데이터의 수집, 분류, 배열, 정리, 기술적 가공, 연출, 그리고 육체의 반응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전시장벽에 그의 작품은 거꾸로 설치되어 있다. <모나리자>,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대사들>에 이르기까지 그가 구사하는 모티브는 거장들의 작품 혹은 작가초상을 대상으로 한다. 실패의 조합은 모호하고 추상적인 느낌만 가져다주지만 광학장치를 통해 바라보는 그 형상은 완벽하다. 이는 우리 눈이 이미지를 망막에 투사하고 그것은 다시 뇌에 의해 교정되어 인식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의 실패 하나하나는 일종의 픽셀과 같이 작동하며, 관람자들은 경이의 순간을 맞이한다. 그는 노동집약적인 반복성이라는 전통적인 수공적 방식과 디지털 기술이 주는 효과를 동시에 구현한다. 뉴욕타임즈가 언급한 바, 그는 마치 ‘마술과 같은’ 작품을 우리에게 선보이고 있다.

방법은 달리하지만 강영민도 이미지를 하나의 단위형태로 나누어 제시한다. <힐레로바의 얼굴들>이나 에서는 환영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잘 반영되어 있다. 그는 사진을 매체로 하여 일일이 기둥을 세우거나 블라인더 조각처럼 여러 유닛으로 만들어 보는 이로 하여금 착시감을 유도한다. 이러한 작업에서 그는 시각적인 유희를 통하여, 해당 이미지가 간직하고 있는 사회적, 정치적 사실들을 슬며시 드러내 보이고 있다. 감상자는 독립된 혹은 연결된 얼굴 앞에서 시각적 리듬감을 경험하게 된다.

찰리 한은 공간자체를 캔버스 삼아 독특한 시점 작업을 하고 있다. 그의 공간해석 속에는 건물의 내․외관, 인테리어, 마감재 등 건축적 요소가 골고루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공간의 구획, 동선 등이 작업반경 속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그는 미술관 로비와 전시장 내부 일부 벽면을 작업반경으로 삼았다. 그의 작업은 선과 면을 이용한 테이핑 작업을 보여주는데, 관람자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공간이 연결되거나 혹은 끊어지는 경험을 얻게 되는 시각적 일루젼을 보여주어 관람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각종 종이의 단면을 이용하여 독특한 레이어 작업을 보여주는 이승오의 작업은 이중이미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세계 경제의 상징적인 의미로서 달러를 그 모티브로 삼았다. 지폐가 가진 양면성, 화폐를 바라보는 인간의 눈이 고스란히 그의 작업 속에 담겨있다. 특히 그는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화폐의 형상이 달라지게 만든다. 즉, 한쪽에서는 1달러, 다른 방향에서는 2달러가 보이도록 만들어 눈의 착시감과 리듬감을 만들어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종이의 두께감과 화폐가 주는 기묘한 만남은 현대사회와 부, 혹은 그 반대를 생각하게 하는 이중적 고안물임을 작가는 말해주고 있다.

조융희의 작품은 인체나 사물을 의도적으로 왜곡시켜 보는 이로 하여금 착시감을 유도한다.
그는 늘 가까이서 바라보던 일상사에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도록 만든다. 왜상을 만들어 전시장에 설치하면 그 맞은편 거울에는 제대로 된 형상이 보이도록 만든다. 이렇게 되면 결국 그 어느 것도 실상이 아닌 것, 모호한 모습이라는 것이 작가의 이야기다. 또 다른 작업은 특정 시점에서만 바라볼 때 형상이 맺히는 작품이다. 즉 감상자의 위치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으로 인식되는 것이다. 작가는 우리가 바라보는 세계는 어느 일정 시점에서만 바라본 세계가 아닌지를 묻고 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작가는 우리 주변의 복잡다단한 사회적 흐름과 문화현상들, 그리고 그 구조와 실체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기를 제안한다.






송은영은 실재와 환영 사이에 관한 탐구를 진행한다. 그는 이른바 일상에서 흔히 만나게 되는 통상적인 이미지를 작업 대상으로 한다. 비교적 충실하게 묘사된 사실적인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작품에는 원근법이 어긋나 있으며, 기존의 세상 질서는 흐트러져 있다. 그의 작품명제가 시사하듯이 형상의 외곽이 상호 ‘침범’해있기 때문이다. 특별한 주제도 없다. 모든 풍경과 인물이미지들은 부분적으로 조합된 상태다. 일종의 이미지의 아상블라쥬 형식이다. 이러한 이미지 위에 전통적인 그리기가 보여주는 일루젼에 관심을 보여주곤 있지만 이것이 그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도리어 르네상스 이후 미술의 기본원칙인 퍼스펙티브라는 기본적인 미학적 원리를 의도적으로 무시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감상자들은 별 생각 없이 작품을 감상하는 가운데 느닷없이 어긋남의 순간을 만나게 된다. 작가는 사물과 풍경들이 서로의 관계, 서로 뒤섞인 그 경계에 대해 반응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박대조의 작업은 렌티큘러를 통한 입체적이고 착시감을 유도하는 사진작업과 이중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식을 선보인다. 그의 작업은 작품 속에 일련의 서사성을 만들어내고 기승전결이라는 문학적 구조를 만든다. 수용자들은 한 점의 작품감상을 마치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을 필요로 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감상자는 감정적 변화와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다. 또한 이중적 이미지를 만들어 정면과 좌, 우에서 바라볼 때 같은 형상이 각기 다르게 보이도록 만들어 작품 앞에서 감상자들이 일련의 오가는 행위를 연출하도록 유도했다. 결국 감상자들은 그의 작업 앞에서는 시간을 들이고, 작품 앞에서 좌우를 오가는 등의 신체적 행위를 제공한다. 이러한 대중적 측면을 고려한 것은 바로 그의 기술적 요인과 연결된다. 이와 같은 방법적인 독자성을 가진 작품으로 그는 대중들의 시선을 자신의 작품 앞에 묶어둔다. 그에 따라 박대조는 예술작품은 숭배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보고 즐길 수 있는, 혹은 경우에 따라서는 참여할 수 있는 개념으로의 작품을 실천해 보인다.

박승모의 근작은 철망을 이용한 시점 작업으로 접근할 수 있겠다. 정확하게 시점을 맞추지 못하면 무질서하게 만들어진 철망구조물이다. 그러나 어느 한 시점에서는 정확하게 상이 맺히면서 감상자가 전혀 생각하지 못하였던 형상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와 같이 그가 추구하는 것은 일종의 껍데기이며 사물의 윤곽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허상이라 말할 수 있는데 이것이 그가 추구하는 일루젼의 개념으로, 사실 허상이지만 실재로 보여 질 뿐이다. 작가는 철선이 서로 교차하거나 연속과 불연속적으로 겹쳐지게 하는 방법으로 그는 절묘한 형상을 얻어내고 있다. 가깝게 다가서면 오히려 형상은 사리지며, 다시 거리를 두면 형상을 드러낸다. 이처럼 그의 작업은 감상자들을 부지런히 움직이게 만든다. 철선이 만들어내는 환영이다. 작가입장에서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놀이의 순간이다.

예술가가 우리와 다르다면 분명 뭔가 세상을 다르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특정 사실을 수정하고 확장하며, 응용한다. 질서를 교란시키거나 원리 자체를 바꾸며, 규모를 조율한다. 어떤 사실을 제거하거나 덧붙이며 의미와 형태를 바꾸기도 한다. 이러한 갖가지 방법으로 세계를 재구성하며, 그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꾼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들은 감상자로 하여금 대단히 흥미로운 세계를 만나게 해준다. 작품들은 사물에 대해 다시 들여다보게 하고, 일상을 새롭게 정의 내리고 있다. 만약 이러한 작품들을 그냥 지나친다면, 마음속에 어떠한 이미지도 떠올리지 못한다면 우리의 눈과 마음은 닫혀있을 것이고, 우리 눈의 조리개는 흐릿한 상태에 있을지 모른다. 이 전시가 제안하는 놀이의 순간은 곧 경외감의 순간으로, 부정적 태도로부터 우리를 해방시켜주고 감상자의 눈을 뜨게 만든다.

여기 출품한 일련의 작품들은 미술의 작은 원리 안에서도 상당한 범위의 지각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는 느슨하거나 혹은 숨 가쁜 일상으로 인해 놓쳐버리기 쉬운 순간들을 습관적으로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이 점에서 이 전시는, 일루젼은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새로운 바라보기를 유도하고 있고, 우리로 하여금 세상을 새롭게 대하게 해준다.




입 장 권

일반: 8천원
학생 및 청소년 : 5천원

문의 및 예매
예술의전당 Sacticket 02)58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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