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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작가지원 - 릴레이展 날개날다 Vol.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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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아트 컴퍼니 긱에서 작년에 이어 2012년“날개, 날다”젊은작가지원-릴레이展을 연다. 2012년 상반기 지원전은 Vol.2(유갑규, 박성현), Vol.3(유진숙, 임상희), 이렇게 네 명의 작가의 릴레이2인전으로 구성된다.
전시서문
연희동 아트 컴퍼니 긱에서 작년에 이어 2012년“날개, 날다”젊은작가지원-릴레이展을 연다.
2012년 상반기 지원전은 Vol.2(유갑규, 박성현), Vol.3(유진숙, 임상희), 이렇게 네 명의 작가의 릴레이2인전으로 구성된다. 위의 작가들 중 박성현, 임상희 작가는 사실상 아직 개인전을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했지만 아티스트로서의 특유의 에너지를 갖춰 귀추가 주목되는 작가들이기도 하다.
유진숙작가를 이끄는 힘은 리비도이다. 내면 깊숙히 자리잡고 있는 욕망의 끈을 잡아 끌어내는 힘을 가진 작가는 결국 인간이기에 누릴 수 있는 “영혼의 상처”를 화두로 삼고 있다. 다 타서 재가 되어버린 연탄재를 소재로 그리면서 새로운 창조의 영감을 작품 속에서 불어넣고 있다. 제 몫을 다하고 재가 되어버린 사물이 새롭게 그림의 질료로 거듭나는 작업의 과정 속에서 절망 끝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다. 임상희작가는 진경산수의 현대적 해석을 모색한다. 사라져가는 달동네라는 모티브로 휴머니즘을 이야기하는 작가는 동네 속 요소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어 마치 유기적인 존재들로 보이게끔 하는 다시점의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다. 동네 속 사람들은 일절 배제하고 가가호호의 요소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인간미 넘치는 현대적 풍경화의 역설적인 모색을 꾀하고 있다. 소외되어지는 그들의 공간을 만들어 그것을 진경 즉 진짜 풍경이라는 메타포안에서 서로 바라볼 수 있게 하여 사유할 수 있는 여지를 시도하고 회복을 위한 소통을 꾀한다.



유진숙작가







평론글 - 김지혜 큐레이터
우리 모두는 에너지 과잉 상태로 살아간다. 그리고 그 에너지를 소모하기 위해 사랑하고, 증오하고, 고뇌한다. 작가 유진숙의 작품들에서는 이 과잉 에너지를 버텨내기 위한 수고가 엿보인다. 거창하게 말하면 예술적 승화라고 표현할 수 있고, 소박하게 말한다면 캔버스를 통한 자위다.

유진숙의 그 동안의 작품과 현재의 작품을 아우르는 힘은 강력한 리비도(Libido)다. 인간 누구나 지니고 있으면서 두꺼운 천으로 은폐되어있는 그 욕망, 유진숙은 그것을 세상에 드러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로 우리는 해소되지 못한 욕망이 저지르는 잔혹한 복수와 비정상적 행위를 자주 목격해왔다. 따라서 작품을 통해 풀어낸 그 적절한 방식은 작품을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금지된 욕망에 대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말할 수 있겠다.
유진숙의 근작들에는 이전과 다른 면모가 엿보인다. 예전 작품들이 리비도 자체를 날 것 그대로 보여주었다면, 지금의 것들은 가슴 속 깊이 숨어들어 오랫동안 은둔자로 살아온 리비도의 괴상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노트에서 그녀는 “한쪽 다리를 잃은 의자 위에 앉아있는 것처럼 불안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유진숙이 고백한 그 불안과 불온이 작품에 투사되어 있다는 말이다. 즉 ‘한쪽 발이 짧은 리비도’가 헤죽거리는 웃음을 지으며 우리를 바라보는 듯하다.
따라서 그녀의 작품에는 고통과 상처의 밭에서 발가벗겨진 사람들이 등장한다. 성과 자본의 이데올로기로부터 받은 상처를 치유할 틈도 없이 깊어진 생채기에서는 고름이 솟아나고, 철저하게 세상으로부터 버림받은 나약한 존재들은 소리 없는 비명을 질러댄다. 하지만 동시에 묘한 희망 또한 잔존해있다. 과연 이것을 무엇이라 말해야 할까? 이지러진 달은 언젠가 꽉 찬 보름달이 된다. 그리고 찢겨진 살은 시간이 지나면 아문다. 그 신비한 자연의 원리, 조금 비약하여 말한다면 ‘자가 치료’, ‘자기 위무’의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할까?
실제로 작가는 슬럼프를 겪어내며 스스로 상처를 싸매고 치료하는 법을 터득했다고 했다. 이때 깨달은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가 그녀의 작품에 녹아 들어있다. 따라서 유진숙의 작품은 역설적이고 모순적인 방식으로 감동을 준다. 다 타버려 기능성을 잃은 연탄재가 그녀의 작품 위에서 묘하고 신비로운 색을 내는 것처럼 말이다. 사실 우리의 생에서 이러한 역설과 모순은 비일비재하며, 찰나의 순간, 고통은 희망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처럼 유진숙이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그 메시지는 매 순간 잊고 있으나 오랫동안 우리를 버티게 해주었던 ‘본래적 힘’에 대한 것이다.
고통과 슬픔이 우리네 삶에서 많은 시간을 잠식하는 이유는 욕망과 에너지의 과잉 때문이다. 그리고 그 넘쳐나는 것들을 적절히 덜어내지 않으면, 생은 더할 나위 없이 어렵고 힘들어진다. 유진숙이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품들에는 그 사악해진 욕망과 에너지를 ‘살게 하는 힘’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 결국 이처럼 삶과 죽음을 가르고, 불행과 행복을 가르는 그 선은 한끝 차이인 셈이다. ‘한쪽 발이 짧은 리비도’, 그것은 언젠가 세상에 나와 적절하고 옳은 형태로 우리와 대면해야 하는 우리의 일부다. 고로 그 절름발이는 우리가 사랑하고 위로해야 할 대상인 것이다. 장 꼭또의 <무서운 아이들>에 나오는 한 구절처럼.





유진숙 작가노트
다 타서 재가 되어버린 연탄재와 아크릴 물감을 주 재료로 <사람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연탄재와 아크릴 물감 이라는 재료가 창조하는 변형된 색깔과 느낌의 재미와 효과 이전에,제 몫을 다하고 재가 되어버린 사물이 새롭게 그림의 질료로 거듭나는 것은 제가 작업하려고 하는 이야기 그림과도 닮았기에 수년 전부터 많은 실험들을 거듭하며 지금에 이르러 왔습니다. 절망 끝에서 희망을 이야기하고, 소멸 뒤에도 재탄생의 여지를 내어 주고픈게 제 그림 이야기속의 주된 관건입니다.
세상의 무의식과 오류들, 인간의 사랑, 욕망, 소외 등을 표상한 풍경들 이 모두를 감성적으로 품어낼 수 있는 따스함을 제 내면 깊숙이 자리한 상념들을 바탕으로 동시에 담아내고자 합니다.



임상희작가








임상희 작가노트
저의 작업의 subject는 인간과 그들의 공간이 만들어내는 것들을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나’ 를 알기 위해 추억 속 한 장면에서 비롯된 내가 살던 동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그 속에서 나는 건물이라는 매개체를 이용하여 사회속의 이야기를 풀어내게 되었습니다.
처음의 시작된 계기는 달동네에 관한 짧은 뉴스거리를 보게 되면서 부터 시작이 되었습니다. 70년대 이후엔 서울도심이 개발되면서 변두리로 쫓겨난 서민들이 한데 모여 살던 달동네는 2000년 이후로 많이 사라졌고, 향후 몇 년 동안에 더 많은 달동네들이 없어질 예정이라는 기사 글 이였습니다.
달동네들이 변화되는 모습의 사진들 속에서는 주민을 찾아 볼 수가 없었고 달동네의 저 편에는 새로운 아파트가 차츰차츰 올라오고, 그렇게 원주민들이 살지 않는 동네는 그저 공허하기만 했습니다.
그 후 대도시 속에 숨은 듯이 존재하는 달동네들을 찾아가 직접 그곳의 오롯한 모습을 담으려 했습니다. 이야기가 많은 달동네를 중점적으로 배치한 후, 그곳에 현존하고 발생되어지는 이야기를 소리 없이 기록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달동네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내가 이야기하는 달동네 속에서는 사진처럼 인물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곳에서는 건물과 이해관계 속에 적나라하게 존재하는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들만이 존재합니다.
삭막한 도시의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사라지고 잊혀져가고 소외되어지는 그들의 공간을 다양한 소재를 통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진경 즉 진짜 풍경이라는 제목을 붙임으로써, 진경은 현실 속에서는 존재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전혀 말이 되지 않는 실현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또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점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함으로써 서로 바라볼 수 있게 하여 사유할 수 있는 여지를 회화적으로 모색하려 시도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들이 소통의 일환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관객들에게는 결과물을 넌지시 제시함으로써 회복을 위한 소통을 시도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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