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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진미술연구소 소식] END and START

‘남의 손을 거쳐서 얻는다’라는 전득(轉得)이란 말이 있다. 이 전득에 해당하는 가장 좋은 예는 바로 출판물 제작일 것이다. 출판물 중에서도 특히 서울아트가이드와 같은 정기간행물은 매월 짧은 시간 안에 완성품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제작팀이 광고의뢰자나 각 필진에게 초안을 받은 순간부터 긴장하면서 수많은 과정을 거쳐 이루어내는 탄생물이다. 이렇듯 서울아트가이드는 자동판매기처럼 동전만 넣으면 그 즉시 원하는 바를 얻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 작은 부분도 실수가 있을까 노심초사하며 편집팀과 디자인 기획사의 담당자가 끊임없이 교정을 주고 받으면서 얻어내는 산물이다.

그런데 다음 달 7월호부터는 지금까지 여정보다 더욱 혹독한 여행이 시작될 것 같다. 제작과정에서 편집팀의 손을 거쳐야 할 중요한 일들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서울아트가이드의 제작은 GNA 디자인 기획사와 함께 호흡하며 진행되어왔지만, 7월호부터는 디자인 기획사가 맡아주었던 일들까지 모든 제작을 편집팀이 독립적으로 담당하게 된다. 이렇게 자체제작을 앞두고 있는 지금의 심정은 마치 초보운전자가 연수강사와 작별하고 홀로 운전대를 잡는 순간과 같다. 이제부터는 좀 더 많은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고, 또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강도 높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될 것이다.

어느 편집자는 “원고는 일단 저자의 것이고, 한 권의 완성된 책은 당연히 독자의 것이며, 편집자는 그 사이 매개자이자 과정의 공정을 장악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 말처럼 편집자는 저자가 전달하려는 의미를 독자가 제대로 파악하게 하기 위해 그 매개자의 역할을 충실히 담담해야 하기에, 총괄편집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다음 달부터의 여정이 쉽지 않게 느껴진다. 물론 오랜 시간 함께 팀워크를 다져온 편집팀이 뒤에 든든히 서 있지만 또 나에게는 이들을 어떻게 이끌고 책임지며 나아갈까에 대한 걱정도 앞선다. 그러나 이러한 걱정을 상쇄시키는 것은 바로 새로운 일들을 통해서 또 다른 경험을 넓혀갈 수 있다는 일종의 설렘이다.

앞으로 크고 작은 상황 속에 놓이면서 때로는 우회하거나 또는 정면으로 돌파해야 할 일들이 생기겠지만, 이에 부딪치면서 자신의 노하우가 생긴다는 지금까지의 경험을 믿는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달진닷컴(daljin.com)이 새 단장을 하여 온라인 아카이브 홈페이지로 준비 중이다. 새로운 일들을 많이 앞둔 편집팀처럼 독자들도 기대해주길 바란다.

- 윤기섭 | 서울아트가이드 총괄팀장
- 서울아트가이드 6월호(vol.126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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