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전시의 흐름은 경기도미술관의 2010년 ‘1970-80년대 팔방미인전’, 국립현대미술관의 2011년 ‘임응식사진전’, 2012년 ‘한국의 단색화전’과 ‘이인성 탄생100주년기념전’, 서울시립미술관의 ‘SEMA콜렉션으로 다시보는 1970-80년대 한국미술전’처럼 아카이브를 섹션으로 보여주며 자료의 중요성을 실감케 하였다. 동일한 작품을 전시 때마다 연속적으로 보여주기보다 자료와의 상관 관계를 다룸으로써 작품에 대한 연구의 심도를 높이고 있다.
나는 지난 10월13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세미나 중 3부 ‘미술사와 미술아카이브’에서 ‘한국 미술아카이브의 분포 상황 및 수집여건 분석’을 발표했다. 나는 미술자료실의 현황에 대한 연구는 그동안 1999년 석사논문인 ‘국내 미술자료 실태와 관리 개선방안연구’에서 미술자료실 조사를 시작으로 2004년 8월 일본아트도큐멘테이션연구회 주최로 열린 ‘동아시아 미술/문화재 정보의 네트워크화를 생각한다’에서 ‘한국의 미술/문화재 정보화 현황’을 발표했다. 또한 2007년 국립예술아카이브(가칭)설립 및 운영방안을 위한 ‘예술자료의 체계적 관리활용 방안연구’에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하여 국내 21개소 미술자료 관리기관 실태조사를 담당했다. 이어서 2008년 2월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주최로 ‘시각예술분야 아카이브현황 및 활용방안연구’에서 ‘국내 미술자료실 실태조사’를 발표했고 2009년 11월 서울대 미대 조형연구소 주최로 ‘한국 근현대미술/디자인과 자료’세미나에서 ‘미술자료 관리와 자료실 실태, 미술정보센터 설립’을 발표했다. 이번에 여섯 번째 실태조사와 운영사례로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논했다.
이번에 발표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22개처에서 아카이브 운영에 대한 항목에는 정책적인 지원에 대하여 자료관리 프로그램, 전문 아키비스트의 자문, 아카이브 운영인력 교육, 아카이브 시설, 냉난방 습도조절 설비 등을 요청하고 있다. 미술아카이브는 국가의 유산이고 공공의 기록물이라는 차원에서 적극적인 정책의 지원이 필요하다. 더 이상 ‘비엔날레 왕국’, ‘짝퉁비엔날레 건설’ 등 예술정치화와 외형치장에 몇 억원, 몇 십억원을 지원하며 국민세금을 쏟아붓기보다는 지식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 현대미술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첫걸음은 우리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를 확보할 수 있는 미술아카이브 구축이 되어야 한다.
- 김달진 | 서울아트가이드 편집인
- 서울아트가이드 11월호(vol.131_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