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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의환 개인전[FLUX]
2012.12.12-25
오프닝 리셉션 : 12월 12일 오후 5시
관람시간 : 10:00am-06:00pm / 12월 25일 10:00am-12:00pm
조의환의 두 번째 사진전이다. 작가는 제주도 해변에 떠 밀려온 나무 쓰레기들을 수집해 절제된 기법으로 촬영한 사진을 선보인다. 거친 바다에서 오랫동안 시달리다 못해 본래 형태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린 자연이 빚은 조각품이다. 작가는 이들의 본질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과장된 크기로 보여 줌으로써 형체에 대한 새로운 상상을 하도록 유도한다. 오랫동안 그래픽디자이너로 활동해 온 작가의 기초적 조형에 대한 관찰력이 돋보인다.
작가노트
形體想像
해변에 밀려 온 쓰레기들 대부분이 생활 쓰레기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는 오랜 풍파의 시달림 속에서도 색상이나 모양이 변화가 더디거나 아예 일어나지 않는다. 오랜 바다 생활로 바다생물이 달라붙어 겉모양이 조금 달라 보이지만 속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다. 병과 같은 용기는 속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어딘가에 부딪쳐서 이가 빠지는 정도로 고스란히 본 모습이다. 현란한 색상의 샌들이나 흔한 과자봉지는 변함없이 화려한 색상을 자랑한다. 부표로 쓰이는 스티로폼 어구는 부스러져서 작은 낱 알갱이로 분리되어 온통 해변을 오염시키는 수준으로 분리 될 뿐 분해되어 없어지지 않는다. 이처럼 인간이 생산한 쓰레기들은 험한 바다에서 상당한 시간을 보낸 뒤에도 버려졌을 때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원산지 증명은 물론 쓰레기 무단 투기자 집단의 모든 정보를 간직하고 있다. 해변에서 무수한 쓰레기들을 만날 때마다 심한 불쾌감과 몰래버린 공범자 집단의 일원이라는 죄의식을 느낀다. 그렇다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외면하며 지나치고 마는 내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수많은 쓰레기 더미 속에서 자연물 쓰레기들은 대부분 형태의 변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다. 내구성이 강한 인공물에 비해 무르고 약하기 때문에 쉽게 분해되고 마모가 빠르게 일어난다. 그 과정을 거치면서 그들은 본래 모습이 아닌 본질속성(本質屬性)을 그대로 드러내게 된다. 또 그 본질의 형태가 변태(變態)를 통해 물성은 물론 근본이 아주 다른 어떤 것을 연상(聯想)토록 한다. 소금 간에 절어 부패 과정에서 나는 특유의 상한 냄새도 없어 선뜻 집어 들기에 거부감이 없다. 강한 햇빛에 몇 날 받으면 뽀얀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다. 억지로 꾸미거나 인위적으로 가공한 어색함도 없다. 모나고 뾰쪽해 날카롭고 차갑지 않다. 대자연이 빚은 부드러운 곡선은 원초적이고 자연스러운 형체(形體)이다.
해변의 나무 쓰레기들은 하나 같이 다른 모습과 크기로 내게 다가왔고, 그들은 본래의 꼴을 상상하며 즐길 수 있는 여유를 나에게 주었다. 삶의 마지막까지도 그들은 최선을 다해 형체상상(形體想像)의 즐거움을 나에게 주고 있다. 그들은 하나같이 토막 난 몸통에 껍질을 벗은 맨살에 속살까지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바다를 떠돌고 뜨고 가라 않기를 수만 번, 소금물에 절어 창백한 화석(化石) 같은 피부다. 진흙 속에서 피어난 연꽃처럼 아름답다. 윤회전생(輪廻轉生)의 모습을 떠 올린다. 어디서 왔을까? 전생에 어떤 모습이었을까?
조의환曺義煥 Euihwan Cho
1976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시각디자인 전공 졸업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사진디자인 수료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신문출판 석사
2005-2007년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조선일보 디자인연구소, 마케팅전략실 부장, 편집국 편집위원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건립 전문위원
국가브랜드위원회 국가브랜드컨벤션 감독
사단법인 한국시각정보디자인협회 이사
1998년 출판과 미술전(환기미술관, 서울)
1999년 한국의 현대 북디자인전(도쿄),
2003년 평화 포스터전(Kyo Gallery, 도쿄),
2004~2006년 서울 도쿄 24시전(서울, 도쿄),
2010년 喪想展(제로원디자인센터, 서울)
2011년 개인전 FLUX(갤러리 두인, 서울)
2011년 ZERO전(갤러리 고도, 서울)
2011년 풍경의 사색전(갤러리 라온, 제주)
2012년 KIAF2012(COEX 서울)
2012년 ‘72 Art & Design(한전아트센터 갤러리, 서울)
2012년 ZERO전(갤러리 고도, 서울)
2012년 개인전 FLUX(갤러리 나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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