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서영
이장원 개인전_태양 프로젝트
태양 존재 그 자체를 드러내는 예술여정
‘태양’이라는 존재 그 자체를 드러내기 위해 꾸준히 작업에 임해 온 이장원이 갤러리 정미소 전시에 이어 샘표스페이스에서 또 다른 여정을 담은 전시를 선보인다. 2013년 6월 20일부터 8월 2일까지 정미소에서 진행된 <태양 프로젝트>는 그의 다섯 번째 개인전이었으며, 이 전시에서 그는 4년여에 걸쳐 연구, 제작해온 신작을 발표했다. 갤러리 정미소에서는 전시장내 공간에 작품을 설치해서 태양의 추적을 좀 더 은유적으로 제시했다면 샘표스페이스에서는 실내 공간을 벗어나 자연 속에 작품을 설치하여 관객이 태양의 궤도를 지시하는 작품 의도를 직접적으로 지각하게 한다.
우리는 흔히 ‘태양’이라 하면 ‘빛’과 ‘열’ 등 인간 생존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서의 태양 즉, 문명화한 태양에 초점을 두어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장원의 <태양 프로젝트>는 태양이라는 존재 자체를 시각적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이다.
가령, 조각의 형태로 제시하는 <SunTracer Project(2003~>의 일환인 <Enlightenment>는 태양을 직접적으로 받게 되는 야외에 설치한다. 그리하여 그 조각에 닿았다가 굴절 반사된 빛이 바로 특정 건물 혹은 장소 중 1년 내내 단 한 번도 태양의 빛을 보지 못한 곳을 비추게 한다. 즉 자신이 만든 조각을 매개로 태양 빛에서 철저히 차단돼 있던 공간에 태양이라는 거대한 존재, 어쩌면 인간으로부터 무한히 비가시적인 존재를 드러내고자 한다.
이렇듯 태양의 빛을 추적하여 그 존재를 드러냈다면, 또 다른 한편으로 그는 태양 빛이 차단된 실내에서도 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실제로 태양빛과 차단되면서 태양의 존재를 더욱 실제적으로 들여다보게 하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물리적으로 멀어졌을 때 그 대상에 대한 그리움이 더욱 깊어지는 것처럼 즉, 부재에서 비롯한 현존에 대한 갈망을 채워주고 그 경험을 관객에게 되돌려주기 위해서 말이다. 이장원은 구체적인 공학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태양(빛)을 추적하는 알고리즘 프로그램이 부착된 그의 조각은 프로그램에 따라 움직인다. 하지만 그 움직임은 속도가 매우 느려 단번에 육안으로 포착할 수 없다. 그래서 전시장에서 이장원의 조각을 마주하게 되면 사전에 움직이는 조각이라는 정보를 인식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경험차원에서는 움직임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은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육중한 조각 덩어리의 방향이 바뀌어 있고, 결과적으로 움직였음을 인지하게 된다. 이렇게 물리적인 조각에 태양이 움직이는 속도(1초 동안 0.035mm씩 움직임)의 알고리즘 프로그램을 장착하여 비물질적 속성까지 부여한다. 따라서 그의 조각은 미디어적인 속성을 띠고 있으며, 실제로 공학적인 프로세스가 정교하게 부착되어 외부환경(태양의 움직임)에 의해 프로그램을 다시금 세팅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이와 더불어 우리가 태양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에너지 중 가시광선만 소비하고 있다면 작가 이장원은 태양의 존재를 두고 가시광선 외의 적외선, 자외선, 자기장 등의 다양한 구성 요소 자체를 알고리즘화하여 태양이 움직이는 궤적을 기록한다. 이를 위해 우선 그는 일차적으로 태양의 비가시적인 경향을 드러내기 위해 한 번도 태양이 비추어지지 않은 곳에 태양 빛을 비추고, 다른 한편으로는 태양의 알고리즘을 좀 더 구체적으로 경험하기 위해 조각이라는 오브제를 통해 시각화하는 과정을 밟는다. 조각 그 차제는 태양과 이어지는 하나의 접점체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계기로 태양과 관계 맺는 매개체로서 존재하기도 한다.
이장원의 <태양 프로젝트>는 2013년 갤러리 정미소의 공간적 특성에 맞게 다시금 연구가 진행되었으며, 그 이후 샘표스페이스에서는 실외공간까지 아우르는 전시로 확장되어 태양을 직접적으로 가리키는 상황을 제시하게 될 것이다.
Curated by 이은주(운생동아트 디렉터, UP출판사 대표, 갤러리정미소 디렉터)
■ 전시기간 : 2013. 08. 22 – 2013. 10. 06
■ 오 프 닝 : 2013. 08. 22, 오후 12시
■ 관람시간 : 09:00 – 17:30, 매주 토,일요일 휴관
■ 전시장소 : 샘표스페이스
■ 협찬: 운생동 건축사 사무소㈜, 샘표식품(주)
0 0
FAMILY SITE
copyright © 2012 KIM DALJIN ART RESEARCH AND CONSULTING. All Rights reserved
이 페이지는 서울아트가이드에서 제공됩니다. This page provided by Seoul Art Guide.
다음 브라우져 에서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This page optimized for these browsers. over IE 8, Chrome, FireFox,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