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인
The 19th Solo Exhibition by Lee, Sang-Cho
오마쥬 Homage! Inkjet print photography 2013
산에서의 일이다.
그곳엔 바람이 거세게 불어
나무와 풀들이
진저리를 치듯 좌우로 흔들거리며
바람에 맞서 큰 소리를 내고 있었다.
목적지를 지도로 확인해 보니
가야할 길은
내가 걷고 있던 큰 능선에서 방향을 틀어
작은 능선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 만나는 도로를 건너
다음 봉우리로 이어졌다.
깊은 산에서
주능선을 버리고 작은 능선에 난 길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는
산에 다녀 본 사람들은 잘 알고 있으리라.
한참을 헤매다
간신히 토끼가 지나다닌 흔적과 같이
거의 눈에 띄지 않게 이어지는 길을 찾아 내려서던 내 눈에
온갖 나무와 넝쿨과
어른의 키만큼 크게 자란 거센 산야초들과
큰바람에 부러져 나뒹구는 나무둥치까지
빽빽하게 엉켜 붙은 잡목 숲이 들여다보였다.
산에선 어디에서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바람이 세게 부는 탓에
커다랗게 으르렁 거리듯 내 앞을 막고 서 있는 잡목을 뚫고
길을 내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었다.
오랜 시간동안
얼굴이나 팔 다리에 엉키거나
등에 맨 배낭을 잡아챌 것 같이
끈질기게 들어붙는 넝쿨과 잡목과 잡초를 헤치며 지났다.
그러다 문득
희미하게나마 무엇인지 모를 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움직임을 멈추고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니
그 숲은 온통
생존경쟁의 강렬한 몸짓과 생명의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태어나고 소멸되는 순환의 자연스러움도
거기 함께 있었다.
그동안 수많은 나날을 산에서 지냈어도
무심코 지나쳤던 풍경이었다.
숲이 살아있다는 증표였다.
빼어난 아름다운 것이 아니어도
살아있는 것은 모두다 고유의 가치를 지니고
함께 살아가는
신성한 존재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오마쥬 Homage!
창조주께 깊은 감사를.
_ 2013. 10. 이상조
이 상 조
Lee, Sang-Cho
◁ Education _ 홍익대학교 동 대학원 졸업
◁ Exhibition
▶ 개인전
2013 제19회 개인전, 갤러리 숨, 전주
2010 제18회 개인전, 토포하우스, 서울
2010 제17회 개인전, 전북대학교 예술진흥관, 전주
2009 제16회 개인전, 공유갤러리, 전주
2006 제15회 개인전, 예술의전당, 서울 그외 다수의 개인전
▶ 단체전
오리진 회화 협회전, 국내외
에꼴드 서울전, 관훈미술관, 서울
한·일 현대회화전, 후쿠오카 시립미술관, 일본
제1회 부산 청년 비엔날레, 진화랑, 부산
서울국제드로잉전, 서울미술회관, 서울
현대 한국인의 종이예술, Salah Spurgeum 갤러리, 미국 / 전주 외 330여회
현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gallery 숨
전주시 완산구 우전로 225 (효자동 2가)
삼성안과 . 이비인후과 (1F)
Tel. 063) 220 - 0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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