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53)

무더운 날씨가 시작되려는 5월 중순에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하계훈 교수님 인솔하에 미술관/박물관 전공 학생들과 나는 아트홍콩12를 관람하기 위해 이곳 홍콩에 왔다. 문화예술행정, 정책, 기획 전공자인 나로서 현재 세계미술시장의 흐름을 읽고 그 전망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전시장으로 향했다.

마침 아트페어 첫날이어서 관람객들이 붐비지 않아 266개의 부스들을 여유있게 돌아보았다. 올해부터 ‘아트 바젤’과 함께 하는 ‘아트홍콩12’는 우선 규모자체가 전 세계 38개국에 700여 갤러리가 참여해, 명실공히 세계적 아트페어로 우뚝 서 보였다. 전시된 작품들도 유난히 까다롭게 심사과정을 거쳐서 컬렉터들에게 작품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미술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국내 아트페어에서는 갈수록 입체예술작품이 보기가 힘들었는데 아트홍콩에서는 비교적 많은 입체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아트페어를 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유명 작가의 작품을 서로 다른 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시대의 소위 잘나가는 작가의 작품을 아니면 이슈가 될 만한 작품을 너도 나도 소유를 하고 그것을 아트페어에 내놓은 풍경은 여기에서도 볼 수 있었다. 피카소, 엔디웨홀, 윌리엄 켄트리지 등, 이렇게 한 작가의 작품들을 여기저기에 내놓아 아쉬움을 느꼈다.

국내의 P갤러리에서는 젊은 작가의 작품들을 내놓아서 좋은 반응을 보였다. 전시장을 둘러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관람객의 시선을 많이 이끄는 작품들도 많았다. 또한, 홍콩의 K갤러리는 한국작가들의 작품으로만 반 이상 출품했다. 국내작가들의 작품이 세계적으로 이목을 끌고 있고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국내갤러리는 총 9개의 갤러리가 참가했다. 내년에는 더 많은 국내의 갤러리들이 참가해서 보다 많은 한국작가들의 작품을 세계에 선보이길 바란다. 또한, 아트홍콩12에서는 젊고 신선한 그리고 실험적인 작품들이 꽤 있었다. 아트홍콩12에서는 초대작가 형식으로 10명의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장 곳곳에 설치 전시되어 있다. 국내 작가중 최정화 작가의 ‘Breathing Flower - Red Lotus'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참 뿌듯했다. 10인 작가들 중에 첸 샤오민이라는 작가의 작품 ‘ I sleep on top of myself' 은 동물들의 모습들이 너무나 사실이여서 조금은 충격적이었으며 신기했다.

아트바젤의 본격적인 참여가 시작되어서 내년 아트홍콩13은 더욱 커질 것이고 전시에 참여하기 위해 세계의 많은 갤러리들이 더 좋은 작품을 들고 많은 콜렉터들과 많은 관람객들에게 선보이게 될 것이다. 관람객들에게 이보다 더 좋은 즐거움은 없을 것이다. 아트홍콩12를 보고 나서,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만족한 전시였다. 우리나라와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세계적인 미술시장이 열리고 있어서 부럽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도 머지않아 이보다 더 큰 미술시장을 열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