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디지털시대의 사진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21세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생산되고 유통되고 있는 사진은 과거 아날로그시대의 사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 기본적인 개념도 다르고 개념도 변화했다. 디지털기술은 사진에만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시각문화 전반에 걸쳐서 강력하게 개입하여 혁명적인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진은 이제 기술과 기능의 문제도 아니고 고가의 장비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아니다. 외형적으로나 기술적으로는 누구나 손쉽게 완성도 있는 사진이미지를 생산 할 수 있다. 그만큼 사진이 사회적으로 확장되었다. 또 사진의 생산과 유통 그리고 생성과 소멸도 단순화되고 간편해졌다. 그로인하여 사진을 다루는 대중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고가의 카메라 및 장비는 진지하게 사진을 찍는 이들만의 소유물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진을 가볍게 유희적으로 다루는 이들도 고급 카메라를 소유하고 있고, 패션용품으로 인식 될 만큼 카메라가 흔한 세상이 되었다. 과거에는 고급카메라를 구입하려면 카메라 전문매장을 방문해야 했다. 이제는 홈쇼핑 방송에서도 카메라를 판매하고 있고, 전자제품매장에서도 고급카메라를 구입 할 수 있다. 디지털 시대의 사진은 성인들의 놀이수단이나 생활용품이 되어가고 있다.
사진이 대중화되면서 사진문화는 하향평준화 된 경향이 없지 않아 있다. 1890년대에 코닥에서 필름이 장착된 카메라가 판매되자 예술사진가 ‘헨리 피치 로빈슨’이 사진문화의 하향평준화를 우려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 시절과는 전혀 다른 차원에서 사진이 가벼워졌고 사진의 미래가 불투명 해졌다. 특히 인터넷 사진관련 사이트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가볍고 자극적인 사진만 소통되고 있다. 더 이상 진지하지도 않고 학문적이지도 않다. 유희적인 도구로만 인식되고 있다. 그런데 한국사진문화가 가벼워진 것은 사회 전체의 문화적인 수준이나 학교에서의 사진교육과도 관계가 있지만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수 십 년 동안 아마추어 사진문화를 이끈 한국사진작가협회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이 단체는 1961년도에 설립되어 오랫동안 한국사진문화를 주도 했다.
특히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프로와 아마추어를 떠나서 가장 영향력 있는 단체로써 군림해왔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한국사진이 현대화, 국제화 과정을 거치면서 그 역할이 많이 축소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회원수가 7000명이 넘는 거대단체로서 사진계에서 일정부분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사진문화와 사회적인 환경이 변모하였는데도 아직도 구태의연한 공모전 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시대와 조우하지 못하는 단체운영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그래서 예총산하 여러 단체 중에서 가장 푸대접 받는 단체이기도 하다. 단체 명칭은 한국사진을 대표하는 명칭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시대착오적인 행위를 일삼기 때문에 젊은 사진전공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특히 한국사진대전을 비롯한 대표적인 공모전 제도조차도 구태의연하게 운영하여 대표성을 상실했다. 또한 회원들의 평균연령이 해가 지날 수 록 높아지고 있다.
이 단체가 그 존재의 당위성을 인정받으려면 아마추어적인 공모전 제도를 개선하고 기득권을 포기해야한다. 그것이 불가능하면 조만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물론 사진학과도 새로운 변신을 못한다면 조만간 이와 유사한 운명을 맞게 될 것이다.
예술은 늘 시대와 조우하고 새로움을 유지 할 때 그 존재의 당위성을 확보 할 수 있다. 수학공식도 아니고 윤리도 아니다. 물론 종교도 아니다. 시대를 반영하고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 예술이다. 한국사진은 현재 새로운 시대와 조우하여 다른 세계로 먼 항해를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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