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태
한국문화예술의 퇴행
김영태 사진비평 현대사진포럼대표
우리나라 문화예술은 1980년대 후반부터 정치의 민주화와 더불어서 빠르게 성숙하고 발전했다. 동시대 예술의 흐름과 리얼타임으로 공유하게 되었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작가들도 많이 활동하고 있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외에도 이우환, 서도호, 이불, 김수자, 양혜규 등 현대미술작가들이 큰 주목을 받고 있고, 사진가 중에도 권부문, 배병우, 김아타 등이 국내외적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또 1995년부터 광주민주화운동정신을 계승하여 시작된 광주비엔날레가 이제는 세계적인 비엔날레로 성장했다. 그 외에도 미디어시티 서울, 부산비엔날레, 대구사진비엔날레 등이 지속적으로 개최되어 국제적인 행사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 10 여 년 동안 한국문화예술은 다방면으로 발전했다. 미술시장규모도 커졌고 공연예술도 국제적인 수준으로 발돋움했다. 이제는 문화예술이 중요한 산업콘텐츠이자 국가 경쟁력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문화예술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10년을 거치는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2000년 후반부터 현재까지는 발전하기보다는 오히려 퇴보를 하고 있다.
지난 이명박 정부에선 지나친 실용주의 정책으로 문화예술보다는 근대적인 산업에 치중하였고, 문화예술 정책은 공연예술에 치중하여 시각예술은 푸대접 받았다. 유인촌 문광부 장관의 편향된 사고와 정책 때문에 발생한 시대착오적인 결과이다. 또 대중문화와 예술에 대한 인식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하여 문화예술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보다는 천박한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었다.
작년에 새로운 정부가 집권하였지만 문화예술은 여전히 소외받고 있다.
올해는 9월에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등 주요 도시에서 비엔날레가 개최 될 예정이다.
하지만 서울에서 개최 될 예정인 ‘미디어시티 서울’을 제외하고는 개막 전부터 이미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부산비엔날레는 미술전문가들의 기대와는 다르게 집행위원장을 원로 미술평론가로 선임하여 파행을 예고했었는데 감독 선임과정에서 위원장이 전횡을 하여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절차를 무시하고서 선임된 감독은 전문가라고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로 수준 낮은 전시내용과 편향된 작가구성으로 행사의 퇴행을 예고하고 있다.
또 대구사진비엔날레도 운영위원장, 큐레이터 선임과정이 투명하지 못했고 전시내용도 기대치를 미치지 못 했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광주비엔날레는 올해가 20주년이 되었다. 그래서 20주년 기념 특별전을 마련했다. 특별전의 취지는 광주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었는데 전시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도 되기 전에 특정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을 유보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
이 일은 조용히 마무리 될 수 있었는데 지역미술계의 권력싸움으로 확전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엔날레는 대중적인 행사가 아니라 새로운 작품으로 논쟁을 제공하고 새로운 담론을 생산하여 미술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데 그 목적이 있다. 지나치게 대중을 의식하면 문화예술의 수준이 하향평준화 된다. 하지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운영위원장의 무지, 독선, 아집, 공적인 태도의 결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퇴행이 예고되고 있다.
또 부산비엔날레와 광주비엔날레는 전문가 집단이 아닌 정치적인 의도에 의해서 파행이 진행되거나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국제적인 행사뿐만 아니라 올해 초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막전시 때에도 큐레이터의 권한과 예술가의 표현의 자율성이 침해받은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비엔날레뿐만 아니라 미술시장도 긍정적인 상황이 아니다. 2008년부터 미술시장이 장기 침체에 빠져 수많은 예술가들과 화랑들이 곤경에 빠져 있다. 해외미술시장은 최근에 다시 활기를 찾고 있지만 유독 우리나라만 어려운 상황이다. 보수적인 정권이 집권하면서 정치나 사회적으로만 경직된 것이 아니라 경제도 나빠지고 문화예술도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정치는 우리의 삶과 유리 된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현대사회는 이분법적인 사회가 아니라 다원주의 사회다. 다양한 가치가 공존하고 인정받는 사회라는 얘기다. 하지만 현재 우리사회는 흑백논리가 난무하고 다양성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창의적인 사고가 사라지고 퇴행을 거듭하고 있다. 다양한 가치관이 존중받고 개개인의 표현의 자유가 보장 받을 때 건강하고 성숙한 사회가 될 수 있다.
그러므로 국민 개개인들은 국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성숙한 시민사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 의식이 깨어있어야 정치가 발전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정치적인 성숙이 문화예술의 발전을 가져다준다. 경제발전과 경제민주화도 그것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 우리 모두 한국사회의 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국민으로서 해야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실천 할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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