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두경, 반도호텔 전경, 1950-60년대

‘성두경 탄생 100주년 기념사진전’이 스페이스99와 갤러리룩스 두 곳에서 개최하였다. 이 작가는 한국 관광업 초기에 손꼽히는 호텔인 반도호텔을 기반으로 활동했기 때문에 현재 호텔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무척 호기심이 생겼다. 반도호텔은 호텔 종

사자들이나 관광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숙지해야 할 이름이다.

스페이스99(11.24-12.13)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호텔의 구조를 반영한 사진이었다. 전체 호텔 구조를 반영하여 각 층의 구조에 맞게 과거 반도호텔의 모습을 재현하였다. 5-60여 년전의 호텔의 내부 사진들이 무척 특별하게 다가왔다. 투박해 보이는 프론트 데스크, ‘카페’라는 이름 대신 ‘다실’이라고 이름 붙여진 바(Bar), 약간 무뚝뚝하게 서 있으면서 손님을 기다리는 벨맨(벨보이)…. 성두경 작가의 사진이야말로 한국 관광업의 산 역사 자료가 아닐까.

갤러리룩스(11.24-12.6)의 사진 중 재미있는 사진이 하나 있었다. 반도호텔 외부의 사진인데 비상대피 계단을 찍은 것이다. 멀

리서 보면 남자 한 명이 있는데 가까이서 보면 남성 옆에 여성의 그림자가 한 명 더 있다. 대낮에 두 남녀가 사람들의 눈을 피해 비상계단에 나와 있는 것이다. 이 두 남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을까. ‘월리를 찾아라’ 그림이나 ‘숨은그림찾기’ 퍼즐 같았다. 작가의 유머 감각이 대단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