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경
주위를 둘러보니 바로 앞에 아들이 앉아 있다. 며칠 전 공들여 만든 레고총의 실제 모델을 인터넷에서 찾아 스케치하는 중이다. 색연필을 쥐고 갈색과 회색으로 번갈아 칠하는 표정이 진지하다. 방문 너머로는 딸이 영어 문장을 읽는 소리가 들린다. 영롱한 울림이 귓가를 맴돈다. 두 아이 사이에 있다는 것은 이렇게 모든 감각을 동원하여 그들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일인 것 같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 그들은 누구이며 그들의 범위는 어디까지 일까? 나비의 날갯짓이 태풍을 일으킬 수 있음을 깨닫는다면 한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인지도 알 수 있을 것이다.
<만인보(萬人譜)> 서시
고 은
너와 나 사이 태어나는
순간이여 거기에 가장 먼 별이 뜬다
부여땅 몇천 리
마한 쉰네 나라 마을마다
만남이여
그 이래 하나의 조국인 만남이여
이 오랜 땅에서
서로 헤어진다는 것은 확대이다
어느 누구도 저 혼자일 수 없는
끝없는 삶의 행렬이여 내일이여
오 사람은 사람 속에서만 사람이다 세계이다
0 0
FAMILY SITE
copyright © 2012 KIM DALJIN ART RESEARCH AND CONSULTING. All Rights reserved
이 페이지는 서울아트가이드에서 제공됩니다. This page provided by Seoul Art Guide.
다음 브라우져 에서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This page optimized for these browsers. over IE 8, Chrome, FireFox,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