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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층이 두텁지 못한 한국사진의 현실

김영태

얼마 전에 경기도 어느 갤러리에 근무하고 있는 큐레이터 한 사람을 만나서 함께 저녁식사를 같이 한 적이 있다. 이런 저런 여러 이야기 끝에 그 큐레이터는 시각예술 전반에 걸쳐서 장르 구분 없이 그룹전을 기획하려고 하는데 마땅한 작가가 없다고 푸념하였다.

특히 사진 같은 경우 최근에 전시회도 많아졌고 30대 젊은 작가 층이 두터워졌다고 하지만 막상 전시회를 기획하려고 작가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다 보면 이미 널리 알려진 작가들 외에는 작품의 완성도가 있는 작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 말에는 필자도 공감 한다. 지난 1월에 필자가 전시회(도시. 사진적 풍경 전)를 기획하기 전에 기획전의 주제와 관련된 작업을 하는 작가를 선정하기 위해서 젊은 작가들의 정보를 수집하여 보았지만 활발하게 활동하는 일부 작가들을 제외하고는 작품의 완성도가 있는 작가를 찾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다. 사실 이런 이야기는 큰 사진행사를 준비할 때마다 기획자들이 자주 하는 이야기이다.

흔히들 현재 한국사진이 조금씩 팔리고 있지만, 일부 유명 작가들의 작품에 한정되어 있다고 불만 섞인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것은 사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부족과 작품수집가들의 취향이 특정한 작품에 쏠려 있는 탓도 있지만, 상업화랑 이나 전시 기획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도 작가들의 층이 두텁지 못한 것이 느껴진다. 매달 수많은 사진전이 개최되고 있고 점점 더 늘어나고 있지만 작가의 독창적인 사고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접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현재 대형 상업화랑에서 사진작품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전시회를 기획하거나 해외에서 열리는 페어에 사진작품을 출품하려고 하지만 마땅한 작가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미술 전공자들도 사진을 표현매체로 작업을 많이 하는데 사실 현재 사진매체로 작업 하는 작가들 중 주목받는 작가들은 사진 전공자들이 아니라 미술 전공자들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해외 미술행사에서도 큰 호응을 받고 있는 배준성이나 정연두 같은 작가들이다. 이것은 현재 한국의 사진학과 교육과정이 독창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작가를 배출하는데는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한국의 사진학과 교육과정은 사회. 문화적인 현실이 바뀌어도 변함없이 기술중심적인 수업과정으로 가득차 있다. 사진은 기술적인 부분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것보다는 작가로서의 감수성과 독창적인 사고, 그리고 사회-문화적인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최종 결과물의 완성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기술적인 것은 그 이후의 문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술적인 것을 가르치는 과목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사진교육과정은 개성적인 작가를 길러내는데 큰 걸림돌이다.

사진전공자들은 상당수가 청소년 시절을 지나면서 사진을 접하게 되지만, 미술전공자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그리면서 감수성을 키워온 작가들이다. 그 결과 미술전공자들이 기술적으로는 사진전공자들에 비해서 뒤떨어지는 점이 있을지 모르지만 작품의 아이디어와 주제는 훨씬 독창적인 것이다.

현대미술에서 사진은 해를 거듭 할수록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그것은 지난 5월 13일에 끝난 코리아국제아트페어에서도 느낄 수 있듯이 한국미술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사진전공자들과 한국사진계는 위기이다.

그것을 극복하려면 사진대학의 교과과정 개선과 더불어 사진을 전공한 작가들이 독창적인 사고와 개성적인 창작 활동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 앞으로는 좀 더 신선한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사진작품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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