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자(woojublue@nate.com)
나는 미술관 여행을 하고 있다. 미술관여행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그곳을 찾아가는 이유가 꼭 그림만을 보기 위함도 아닌 듯 하고 그 곳으로 향하는 순간이 더 좋은 것 같기도 하여 전문적인 미술 안목을 가지고 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직은 미술관을 여행한다 라고 말하는 것이 맞는 표현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림에 대해 교육을 받아본 적도 없고 그림을 그릴 줄도 모르는 내가 미술관을 다니게 된 동기가 뚜렷이 무엇이였는지는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단지 이렇게 미술관을 다니면서 미술관이 자연 속에 어우러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미술관에서 자연을 본다란 느낌을 받는 것이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그림 보다 그림을 그린 화가들의 삶에 대한 관심이 미술관으로 향하게 하는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올해 내가 찾아갔던 미술관들이 그리고 아직도 가고 싶은 미술관들이 자연 속에 있는 곳들이 많다는 것이 미술관여행을 설레이게 하고 있다는 사실이 즐겁기 때문이다. 낮은 산 아래 살포시 자리해 고즈넉한 느낌이 좋았던 당림미술관, 묵향이 나는 것 같아 좋았던 제비울미술관, 이름이 이뻐서 마냥 좋았던 모란미술관 등이였고 서울에 있는 미술관들 중에서도 조용한 곳에 자리한 북촌미술관이나 성곡미술관등을 찾아 다니는 이유가 그러한 나의 마음을 대변하는 건 아닐지...그래서 난 아직도 자연과 가까이 있는 미술관들을 찾아 다니고 있다.
이러한 마음으로 이번에 소개하고 싶은 미술관이 영은미술관이다. 사람과의 첫인상만이 중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해준 미술관이 아니였나 싶은 생각이다.차에서 내리는 순간 나무들이 바람에 맞춰 나무소리를 내주었다. 그 순간 내 맘 속엔 풍경소리 같은 울림이 있었고 미술관을 찾는 이유가 자연을 보기 위함인 이유도 있기 때문에 영은미술관은 그것만으로도 내게 큰 휴식을 주었다고 볼수있다. 미술관 뒤로 야트막한 산책길 나무아래 작은 의자들 다시 한번 차를 마시며 자연의 공기를 마시고...
<찾아가는 경기도 미술관>이란 주제로 진행되고 있는 이음길이란 전시를 영은미술관에서 보았다... 내가 찍고 싶어했던 사진들을 그 속에서 그림으로 발견함으로 얻은 문화적 공감대는 또 얼마나 컸던지 달이 떠 있던 그림이 그러했고 넘쳐 나는 차들로 인해 멀미 할 것 같은 느낌을 나 역시 느껴봤으며...갈라지는 바다 위 파아란 하늘의 제부도 역시, 내가 찍고 싶어했던 사진들이 그림으로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그림을 봄에 있어 답은 없다고 나역시 생각을 하며 보고 있다. 아니 그렇기 때문에 보러 다닐 수 있는 거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그림은 시 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추상화 내지는 설치미술들이 그러한 부분일테지만, 그런면에서도 이음길은 사실적 우리 주변의 그림들이어서 더 좋았다.
많이 보아야 많이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들이 망설임없이 공원을 산책 하듯 미술관으로의 나들이를 할 수 있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지는 못해도 그림을 감상 해 줄 누군가도 필요 할 테니까 말이다. 나 역시 미술교육을 받아 본 적도 없을뿐더러 학교 시절 미술시간은 수학시간만큼이나 불편한 시간 이였지만 그림이 거창한 이론으로 무장한 사람들만이 보는 것이 아니란 걸 알게 된 순간부터 그림 보는 것이 즐거워졌다. 아니 미술관으로 가는 그 길이 행복한 시간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