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철 사진전 ' - 경주 (나무와 고분)' 리뷰
2007년 9월 5일 ~ 9월 30일 진선 갤러리
사진 찍기의 결과물은 작가의 이성과 감성이 상호작용하여 생성된 것이다. 그러므로 사진작품은 작가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그래서 보는 이들은 사진작품을 통해서 작가를 느낄 수 있고, 작품과 작가가 동일시되는 것이다. 작가의 감성 혹은 관심사에 따라서 사진의 주제와 표현방식이 정해진다. 그리고 그것의 선택에 따라서 최종결과물의 외형과 내용이 달라진다.
이원철은 30대 초반의 젊은 작가이지만 현대사진의 특정한 이즘을 따르는 개념적인 사진작업을 하기보다는 감성적인 느낌의 풍경사진을 주로 발표해 왔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경주에는 있는 고분과 나무를 밤 시간대에 느린 셔터 속도를 선택하여 촬영한 풍경사진을 전시하였다.
인공조명과 자연광 그리고 카메라 메커니즘과 컬러필름의 특성이 어우러져서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최종 결과물을 보여 주고 있다. 노출시간과 인공조명의 종류 또는 날씨에 따라서 결과물의 느낌이 조금씩 다르다. 그리고 사진적인 표현방법과 작가의 감성이 조화를 이루어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전시작품마다 컬러가 독특하고 낯설게 느껴지는데, 자연 그대로의 컬러가 아니라 사진적인 프로세스에 의해서 생산된 인공 컬러이다. 그리고 컬러 그 자체가 작가의 섬세한 감성을 반영한다.
이번 전시작품은 과거의 역사적인 유물을 가장 현대적인표현 매체를 사용하여 재구성하여 보여주고 있는데, 외형적으로 느껴지는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작가의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과 미적 주관이 잘 드러나고 있다.
작품마다 고분과 나무의 위치와 비중이 조금씩 다르고 컬러도 다르게 표현되어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시각적 체험을 제공한다. 사진메커니즘의 특성과 작가의 세련된 감성이 어우러져서 동시대인들의 이성과 감성을 모두 자극하는 최종 결과물을 보여 주는 전시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