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대 사진예술의 최전선 보여주는 사진전시회
김영태
파야(PA-YA)개인전 ‘Noblesse Children' 리뷰
최초의 사진사조인 ‘19세기 예술사진’은 사실주의적인 기록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사진작업의 결과물이 아니라, 회화적인 표현방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사진작업의 결과이다.
그 후 20세기 초반에 발생한 모더니즘 사진은 사진의 본질이라고 인식한 기록성과 사실성을 바탕으로 특정한 현실을 재현하거나 작가의 미적인 감수성과 세계관을 표현한 결과물을 보여 주었다.
그리고 1960년대에 사진이 미술작가들에 의해서 표현수단으로 이용되고 1980년대에는 포스트모더니즘 작가들에 의해서 좀 더 적극적으로 표현수단으로 수용되면서부터 사진은 현실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수단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표현을 위한 매체로 널리 인식 되었다. 특히 최근에는 디지털테크놀로지와 사진이 접목되면서부터 사진은 현실의 거울이 아니라 현실을 재료로 하여 또 다른 가상의 현실과 공간을 창조하는 표현매체로 이해되고 있다.
파야는 그동안 동 시대의 특정한 문화적인 현실을 지극히 사적인 시각과 개성적인 감각으로 풍자하거나 재구성하는 사진작품을 주로 발표 하였다. 작가는 유머러스하게 또는 감각적으로 작품의 외형을 보여주었는데,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에서도 특유의 유머 감각과 미적인 감수성 그리고 상상력을 바탕으로 동 시대 소비문화의 특정한 단면을 재구성하여 보여준다. 작가는 어린아이 인형과 명품소품을 영상이미지화 한 이후에 그것을 디지털 프로그램에서 특정한 장면으로 구성하여 현실을 풍자한다.
작품 한 장 한 장을 살펴보면 그 최종 결과물이 사실주의적인 사진의 개념과는 한참 거리가 멀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회화작품이나 그래픽 작품 혹은 상품광고이미지 같이 보여 지기도 한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고 작품을 이루는 전체적인 색채가 현실에 존재하는 컬러가 아니라 인공적인 컬러로 이루어져 있어서 사이버 세계 그 자체이다.
작품 속 인형의 표정이 조금은 엽기적으로 느껴지기도 하고 작품의 배경과 유기적으로 의미 작용하여 작가의 표현의도를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명품 가방을 비롯한 여러 명품소품과 어린이 인형의 분위기가 유효적절하게 어우러져서 시각적으로 단순 명료하면서도 강렬하게 보는 이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은 사진적인 분위기와 화화적인 느낌이 혼합되어 있고, 표현방식도 전통적인 사진 찍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어 사진표현의 무한한 새로운 가능성을 느끼게 한다. 현재 한국에서도 사진이 미술시장에서 점점 더 그 비중이 커지고 있는데, 파야의 이번 개인전은 전시장소가 메이저급 상업 화랑인 박여숙 화랑이라는 점과 전시작품의 독특한 표현방식과 개성적인 느낌에서 그 이유를 잘 반영하고 있다. 동 시대 사진예술의 최전선을 보여주는 사진전시회이다.
2008년 8월13일-9월2일 | 박여숙 화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