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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부정적인 측면을 환기해서 보여 주는 전시회

김영태

[리뷰] 장호현 사진전
‘불건전 진화론’

2009. 4.1 - 4.7
갤러리 룩스



회화와 조각에서 비롯된 미술은 1960년대 이후 그 외연을 넓혀서 대지예술, 행위예술, 비디오, 사진 등을 미술로서 수용하였다. 그 중에서 20세기 초반에 마르셀 뒤샹이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인 소변기를 '샘'이라고 명명하고서 뉴욕에서 개최된 아모리쇼에 전시한 것을 사진으로 기록한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사진행위에 그 뿌리를 두고 있는 개념사진은 1980년대 포스모더니즘 사진이후 보편적인 사진표현양식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장호현은 쥐와 새 등 생명체를 박제한 것과 인형을 결합하여 잡종의 생물을 만들어서 사진으로 기록하였다. 그 결과물을 대형사이즈로 인화 한 것과 잡종의 생물을 별도로 조각한 결과물을 전시하였다. 작가가 이번에 전시한 작품들은 작품마다 컬러가 외형적으로 화려하고 강렬하다. 그리고 전시한 작품의 사이즈가 대형이므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압도한다. 작가의 사진기술과 표현대상 자체의 느낌이 유효적절하게 어우러진 결과이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작품 속 생물의 외형적인 느낌으로 인하여 혐오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 외에도 함께 전시한 조각물은 백색의 외형으로 인하여 깔끔하게 보이기는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그다지 편안한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현대미술과 현대사진의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가 단일매체를 사용하기 보다는 혼합매체를 사용한다는 것과 작가의 상상력이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전시하는 장호현의 작품은 그것을 잘 반영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세계관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주제와 표현방식을 선택하고서 다양한 프로세스를 거쳐서 최종 결과물을 생산 하였는데, 그 결과 장르간의 구분이 애매모호 해졌고 구분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작가는 이러한 제작방식을 통하여 유전자 조작과 관련된 동 시대의 특정한 현실을 상징적으로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 발전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을 환기해서 보여 주는 전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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