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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화에 대한 단상

김영태

지난 5년 동안 매주 대구와 서울을 오가면서 수많은 전시회를 관람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처음에는 미련하게 보일 정도로 미약하게 시작 하였지만, 현대사진포럼 정기모임이나 나 개인적으로 하는 사진스터디를 통해서 사진에 대한 나의 이론과 사진미학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있다. 특히 작년 가을학기부터는 대학에서 좀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진이론 강의를 하고 있다.

6년 전에 내가 ‘현대사진포럼’(구 현대사진연구모임)이라는 카페를 만들 당시만 하더라도 나의 사진에 대한 인식은 90년대 초반이나 90년대 중반에 멈추어져 있었다. 그래서 내가 사진을 그만둔 7여 년 동안 사진계에서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현재 한국사진과 세계사진의 흐름은 어떠한지를 리얼타임으로 타임으로 파악하기 위해서 열심히 인터넷 여기 저를 검색하면서 자료를 찾고 전시장을 다니고 사람들을 만났다. 그 결과 다시 활동한지 3년만인 2006년도에는 어느 정도 동 시대 사진의 흐름과 한국사진의 현실을 파악 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06년 전후로 내 주변에 어느 정도로 인맥도 만들어졌고 인지도도 생겼다.

그 결과 2007년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시를 기획하게 되었고 프로 모션하는 작가들도 생겨났다. 그들 중에 한 사람이 연초에 김영섭 화랑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 작가 간지이다. 사실 간지 작가는 나의 기획 상품이다. 한국사진은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작가들의 활동무대가 넓어짐과 동시에 작가 층도 외형적으로 넓어져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리고 작가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작가로서의 재능이 가장 중요하지만, 작가 혼자서 자신의 작품을 구상하고 전시준비와 더불어서 여기저기에서 스스로를 홍보하고 활동방향을 설정 한다는 것이 결코 가능 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작가로서의 활동을 마감하고 전시기획자로서의 활동과 작가를 도와주는 매니저로서의 활동을 겸하고 있다. 그 결과 간지라는 작가가 탄생을 하게 된 것이다. 작가의 노력과 나의 도움이 잘 합쳐진 결과이다.

그래서 현재 사진과 관련된 나의 수입원은 원고료와 강의료 그리고 작가매니저로서의 수입으로 구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나의 활동이 시작 된 것은 불과 2년전부터 이니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나는 서울에서 활동 하는 시간에는 사람들을 만나서 사진 스터디를 하고 care하는 작가와 매주 미팅하는 시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기외 시간에 전시를 보고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과 나를 만나려고 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으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그러다보니까 서울에서 현대사진포럼 정기모임을 하는 것이 어느 순간부터 현실적으로 불가능 해졌다.

그리고 대구에서는 목요일에는 강의를 하고 금요일에는 그동안 못 읽은 책과 사진잡지를 읽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는데, 서울에 있는 시간이 길어 질 때는 재충전 할 시간을 가지가 쉽지 않다. 특히 최근에는 대구에서도 사진 스터디 하는 사람이 있어서 더욱 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거기에다 강의 나가는 학교 학생들 촬영을 2주에 한번 씩 일요일에 따라 가니 집에서 조용하게 책 보는 시간을 갖기가 더욱 더 어려워졌다.

지난 몇 년 사이에 나의 활동 반경과 활동 내용이 달라졌듯이 한국사진의 모습도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는데, 한국작가들의 작품이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판매되고 있지만 작품을 실제로 구매하는 층이 사진애호가들이 아니라 기존의 미술작품 수집가들이나 상업 화랑들이라는 것이다. 그 결과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중견작가들이나 젊은 작가들 외에는 전시회를 통해서 작품을 판매한다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사진문화가 발전하고 성숙하기 위해서는 전업 작가들이 활동 할 수 있는 사회적인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들이 판매되어 신인작가들과 중견작가 그리고 원로작가들까지 인지도나 활동기간에 관계없이 최소한 작업을 할 수 있는 경제적인 여건은 갖추어져야 한다.

이러한 환경이 조성되려면 기존의 미술작품 수집가들 외에도 사진을 잘 알고 사진을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진 애호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찍는 데만 몰두하기 보다는 자신의 경제적인 능력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작가들을 후원하는 차원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구입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진정으로 사진과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사진은 현재 중요한 시점에 이르렀다. 사진작품의 현대화와 국제화도 이루어졌고 사진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장르에 관계없이 다양한 작품들이 발표되어 사진문화가 성숙되게 하기 위해서는 전업 작가들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사진애호가들이 인식을 전환하여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이 판매되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한국사진은 일부 작가들의 특정한 작품만 발표 되는 기형적인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한국사진문화의 새로운 변화를 또 다시 기대한다.
김영태(전시기획자, 현대사진포럼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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