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로서 소통하는 시대 현대사회는 말 그대로 이미지의 시대이다. 거리 곳곳에서 세련되고 감각적인 광고이미지가 사람들의 소비욕구를 자극하고 있고, 순식간에 우리들의 삶의 일부가 된 인터넷 사이트 여기저기에서도 현란한 이미지가 네티즌들의 오감(五感)을 자극한다. 그야말로 현대인들은 이미지의 홍수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현대인들은 상상(想像)과 사유(思惟)도 문자적 상상과 문자적 사유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적 상상과 이미지적 사유를 한다. 그 결과 소통과 표현을 하기위한 수단으로도 문자보다는 이미지의 비중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사유와 소통수단의 변화는 19세기에 사진이 발명되면서부터 시작되어 21세기에 이르러서 디지털테크놀로지의 발달로 인하여 디지털사진이 대중화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사진이 디지털테크놀로지를 만나면서부터 누구나 영상이미지를 생산하고 소유 할 수 있게 되었고,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디지털영상이미지가 소통의 수단이자 유희의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이미지를 사유와 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익! 颱蠻側 있다.
이러한 사회문화적인 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사진을 표현매체로 사용하는 작가들은 좀 더 깊이 있는 철학적 사유가 가능해야만 예술가로서의 당위성을 확보 할 수 있다. 이번에 기획한 『이미지적 사유, 사유적 이미지』展에서는 디지털매체의 발달에 의해서 변화된 사회문화적인 현실 속에서 이미지적 사유를 바탕으로 지극히 사적인 관심사를 독특하고 창조적인 표현방식으로 시각화한 결과물을 전시한다.
방예랑은 벽지에서 식물의 외형을 재현한 이미지를 수집한 이후에 디지털 프로그램에서 재구성 하였는데, 회화적인 외피가 느껴지는 최종 결과물이 생산 되었다. 사진적인 프로세스와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상호작용하여 작가의 정서가 드러나는 또 다른 회화주의적인 디지털이미지가 생산 된 것이다.
양인숙은 도심의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쇼 윈도우에서 회고적인 감상에 빠지게 하는 사진이미지를 카메라앵글에 담았다. 사진의 내용과 쇼 윈도우의 소품들이 어우러져서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선상에 있는 언어영역 밖의 내러티브가 생성되어서 보는 이들의 지각을 현혹한다.
정미숙은 일상생활에서의 소품을 초감각적으로 재구성하여 작가의 내면이 느껴지는 사진이미지를 생산하였다. 표현대상 자체의 외형적인 느낌과 카메라워크가 유효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서 보는 이들의 의식체계에 깊이 각인되는 사진이미지를 생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카메라 렌즈의 광학적 특성과 작가의 무의식세계가 만나서 이루어낸 최종 생산물이다.
『이미지적 사유, 사유적 이미지』展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자신들의 독특한 미감과 개성적인 의식체계를 바탕으로 철학적인 사유가 느껴지는 사진이미지를 생산하였다. 그래서 이번 전시를 관람하는 이들은 참여 작가들의 정서적이면서도 사유적인 내면세계와 소통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방예랑, 양인숙, 정미숙 3인展
이미지적 사유, 사유적 이미지
2008.5.13-5.19 아트비트갤러리 / 기획_김영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