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절, 삼청동의 주말은 여느 때 보다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넘쳐났다. 내리쬐는 태양 아래에서 왜 나와서 고생인가 싶을때, 전시공간으로 들어가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과 그림들로 별천지에 온 듯 행복해 졌다. 이날은 옛 기무사 건물에서 전시중인 ASYAAF 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 2부 관람이 목적이었다. 과거의 정권의 흔적을 남긴 딱딱하지만 옛스러움을 간직한 기무사건물에서는 동시대 젊은아티스트의 축제가 진행 중이었다. 아시아프는 1층에서 3층까지 아우르는 큰 규모의 전시장이었다. 복도는 길고 방방에 들어찬 작품들은 꽤 흥미로웠다. 단순히 유명 작가의 모작인 듯 한 그림에서부터 학생의 작품이라 하기에는 훌륭한 기성작가의 포스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까지 정말 다양했다. 입구와 출구가 어딘지 정의되지 않은 방은 일반 갤러리의 화이트큐브가 아닌 덜 다듬어진 벽에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묘하게 어울렸다. 꿈틀꿈틀 자기의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아래에 붙여진 캡션 맨 아래에는 작품의 가격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다수의 작품에 빨강 스티커가 함께 있었다. 전 작품 300만원 이하로 가격책정이 되었다는 매우 저렴한 작품의 가격에관람객들은 손쉽게 구매를 하였던 것 같다. 사회 초년생인 나 또한 한 번 구매해볼까 호기를 부릴 수 있는 가격대였다.
연두색 형광티셔츠의 전시 도우미들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부르듯 ‘쌤_SAM(Student Artist Manager)’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으로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작품설명을 하며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 것, 그리고 작품의 판매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것 두가지로 보였다. 곳곳에서 활약 중이던 쌤들은 작품의 구매는 매우 편리하게 이루어주는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충분치 못한 작가 및 작품 정보를 갖고 오로지 프로필을 읊는 소극적 모습에 자원봉사자들의 교육이 철저하지 못하지 않았나 안타까웠다.
전시가 종료되지 않은 시점에서 전시의 수익과 그 외 다른 피드백에 대해 전무하지만, 가족단위, 커플들, 작품을 진지하게 분석해보는 미대생으로 보이는 학생들 등 모두 함께 즐기는 모습은 이 전시는 성공 한 것이 아닐까 감히 단정짓게 하였다. 아시아프 부제와 같이 젊음을 느끼고 문화 선진국이 될 미래를 발견하고 왔다.
성진아 | 회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