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의 미술관에서 전시를 관람하던 중에 한 여자분께서 다가오시더니 마침 보고 있던 작품을 보며 무엇이 생각나냐고 말을 걸어오셨다. 대답을 드렸더니 미술을 공부하고 계신데 괜찮다면 작품 설명을 해줘도 괜찮겠느냐고 낯선 동양인에게 친절하게 말을 걸어주시길래 나도 좋다고 듣겠노라고 했다. 여성 작가의 두 작품을 골라 설명해주셨는데 각각 폭력과 어렸을 적에 겪었던 사건을 형상화한 작품들로 작가의 과거를 바탕으로 이야기 하셨다.
작품을 이해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처음 대면했을 때의 막연한 느낌만 가지고는 작품을 곧 잊어버리기 쉬운데 사실을 바탕으로 연관짓게 되자 쉽게 기억날 것 같았다. 그 외에 내가 작품 설명이 궁금했던 작품 한 점까지 더해 작품 세 점에 대한 설명을 해 주셨다. 전문 큐레이터는 아니셨지만 쉬운 영어단어로 외국인인 나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품을 설명해주셨다. 여쭤봤더니 예전에 외국인을 대상으로 영어를 가르쳤다고 하셔서 그럴만 하다고 생각했다.
정식 직원이 아닌 미술관 자원봉사자라고 하셨는데 전문 큐레이터에 비해 도리어 일반인들이 쉽게 밥아들일 수 있는 단어와 어휘를 바탕으로 작품을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굉장히 좋아 보였다. 중년의 부인이 은퇴 후에 하나의 사회활동으로 현대미술을 공부해 정오에 미술관으로 작품 설명을 다닐 수 있는 여유가 굉장히 풍요롭게 느껴졌다. 한국에서도 곧 이런 모습들을 볼 수 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