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44)
이정은 / 경기도 평택시 비전동
‘한국현대미술의 해외진출’을 보기 위해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을 찾았다. 평창의 동계올림픽 개최지 확정과 파리에서의 아이돌 가수 공연 소식이 각종 미디어에서 큰 뉴스로 보도되던 즈음이었다. 미술계의 해외진출은 어떠했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이 박물관이 이전한 이후 첫 방문이기에 이런 저런 기대와 함께 찾아갔다. 전시는 50년대부터 현재까지 있었던 한국미술의 해외전 및 국제 교류전의 팸플릿과 도록, 포스터 등을 주로 소개하고 있었다.
1958년 뉴욕 월드하우스갤러리에서 열린 ‘한국현대미술’은 본격적인 해외진출의 첫 사례로 소개되었다. 인상적인 것은 이 전시의 팸플릿 전면에 큼지막하게 자리잡은 태극기였다. 한 나라의 국기가 그 나라의 미술과 문화를 소개하는 상징과 표현일 수 있었던 50여 년전의 정서를 새삼 돌아보았다. 물론 이는 현재도 가능한 일이지만, 그래도 상당히 다양하고 유연해지지 않았던가. 개인적으로 지난 겨울에 런던을 여행했다. 그곳에서 비빔밥과 영화 ‘올드보이’를 떠올리고 삼성과 LG의 본국으로 인식하는 현재 한국의 표상에 비추어 볼 때, 분명 과거와는 다른 어떤 차이가 있다. 대략 50-60년 전부터 현재까지, 어쩌면 과거라고 할 수 없을 만큼의 비교적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그간에 해외진출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미술계 뿐 아니라 사회 각 부문에서 다양하게 변화하였음을 상기시키는 전시였다.
전시된 자료 중에는 개인소장자료가 상당히 많았다. 이 자료들은 주로 당시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것들로 이번과 같은 전시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자료들이었다. 사실 진열장의 유리창을 열고 전시된 전시도록과 팸플릿을 꺼내어 각 전시에 출품된 작품과 전시에 붙여진 기획의도도 읽어보고 간접적으로나마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욕심이었다. 물론 자료들 특성상 그러기엔 무리라는 걸 알지만.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전시의 일환으로 마련된 신문과 월간지 기사, 영상물 등이 이런 아쉬움을 조금은 채워주지 않았나 싶다. 국제전에 관한 미술잡지 기사들의 꼼꼼한 목록과 모든 기사내용을 열람할 수 있었고 영상물을 통해 어떤 작품들을 전시에 출품했었는지도 볼 수 있었다. 관람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한 부분은 신문 기사 코너였다. 해외전 및 국제전에 대한 언론의 반응이 각 시기마다 조금씩 다르고 관점이나 관심사도 변해왔다는 점을 엿볼 수 있어서 꽤나 흥미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