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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본질이라는 ‘순수’ 그리고 김환기

안지영

 
김환기, 7-VI-69 #65, 1969, 코튼에 유채, 178×127cm ⓒ환기재단·환기미술관
 
 가령 예를 들어 한여름 밤에 매화나무가 피었는데 색채 너머 잔상이 곧 우주의 만상으로 펼쳐진다. 색맹일지라도 눈부심이 느껴지는 깊이가 있다. 내가 김환기 화백의 예술관을 아끼는 이유이다. 그 시대를 살았던 근현대 예술가 중 무언가를 앓아보지 못하거나 실험하지 않은 자 어디에 있나만, 그의 그림을 향유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만의 고유의 순수 ‘시’에 있다. 그의 일기를 곱씹을 때면 참으로 미술계의 윤동주 같다는 생각이 스치곤 하는데 ‘김환기, 내가 그리는 선 저 하늘 끝에 더 갔을까’전(4.14-9.3, 환기미술관)에서는 무엇보다도 조국에 대해 애정과 향수, 자아 성찰이 곧 하나의 ‘본질’인 선과 나아가 점으로 공간을 수놓은 것을 볼 수 있다. 미술관 어느 곳을 보아도 무언의 이야기가 새겨진 밤하늘이 보였더랬다. 끝없이 놓인 점과 선은 우리로 하여금 ‘무한’에 대한 사유로 이끌고, 그것은 죽음 아닌 생 그 자체라는 답을 그림에게서 받는다. 별의 흩어짐과 발광 그 사이의 고민 또한 그저 모두 본질로 귀결된다는 답으로 그 거대한 벽을 채운다.

 사람은 누구나 각자의 향수와 나아가야 할 미래 그사이에 묻혀 잠드는 운명을 지닌다. 노을이 드리운들 소중한 것들은 그것에 무너지지 않고 물들 것이다. 김환기 화백은 그것을 믿는 힘을 가졌다. 우리는 믿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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