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은
안락한 휴식의 시간 - 손유영 회화에 내재한 현대인의 소망
민화작가로 알려진 손유영(1975-)은 모란꽃과 고양이를 함께 그렸는데, 모란은 옛날부터 왕을 상징하기도 하였으며, 부귀영화를 뜻 하였다. 손유영의 <기다림-달빛창가에서>를 보면, 고즈넉한 저녁시간의 한가로움이 느껴진다. 달빛을 관조하는 고양이의 뒷모습은 정겹고 아기자기하다. 식탁에 놓여 있는 와인과 책은 여유로운 일상의 단면을 보여준다. 현대미술에서 전통을 차용하는 작업 중에 이처럼 한가로움, 여유, 일상의 편안함을 보여주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전통사회에서는 물질적인 가치가 우선시되는 현대사회와 대조되는 가치관을 지니고 있으며, 현대인이 갈망하게 되는 정신적 요소가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전통사회에서 문인들은 자신의 소양을 기르는 것에 학문하는 목적이 있었으며, 인간이 지녀야 할 덕목을 중요시 하였다. 현대사회에서는 짜여진 시간 안에서 움직이고 바쁘게 살아간다. 이런 현대인들 중 저녁 있는 삶의 가치를 주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따라서, 손유영의 <기다림-달빛창가에서>는 여유로운 저녁을 원하는 현대인들의 소망이 투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손유영의 경우, 화조영모화의 미적 가치를 잘 포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휴식, 따사로운 분위기, 안락함이다.
손유영 <기다림-달빛창가에서>, 80×110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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