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
<불이 EVERYTHING IS ONE>
박경귀 개인전
2015.05.11-2015.05.26
오프닝 초대일시 2015.5.14. 목 오후 6시
스페이스선+ 추천작가전
관람료 없음
오전11시-오후6시
매주 수요일 휴관
스페이스선+_Space Sun+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5-1 B1
02.732.0732
sunarts.kr
facebook.com/sunart1
오는 5월 11일부터 5월26일까지 참나 박경귀의 개인전 <불이 EVERYTHING IS ONE>이 스페이스선+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40여 년간 불화를 그려온 작가가 그만의 독특한 시선으로 ‘불이사상’을 조형화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5월 25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타인과 내가 둘이 아님을 일깨워 주는 불이사상을 아름다운 작품들과 함께 한 번 더 곱씹어 볼 수 있는 기회다. 작가는 작품판매금액의 일부를 네팔 지진 피해자들에게 기부한다고 밝혔다.
‘불이사상’의 조형화를 통해 상생과 치유의 새로운 공동체 희망
한국사회는 해방 후 전쟁과 혁명 그리고 민주화 운동 등 짧은 시간 동안 격은 ‘집단적 충격’의 일들로 서로에게 분노하고, 반목하고 상처와 아픔을 준 기억들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성장 중심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집단적 충격’으로 인한 ‘집단적 상처’는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치료하여 보지 못 하였다. 작가는 현재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극단적인 세대 간 갈등, 이념적 대립 현상이 나타난 것이 ‘집단적 상처’로 인해 것으로 진단하고 이를 치유하기위해 불교의 불이사상이 하나의 대안으로서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으며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집단적 상처’의 치유를 시도하고 있다.
“ ‘나’란 존재는 자신의 입장에선 주체적인 존재이지만 타인이 보았을 때는 ‘당신’으로 인식되어 객체화된다. ‘나’란 존재는 이렇듯 주객의 합일체이다. 두 가지 모두가 내 안에 있다. 두 모습이 함께 있는 것이 본성임을 알고 자신과 타인이 하나가 되는 때를 찾아가려는 것이 불이사상이다.” 라고 작가는 전한다.
작품 ‘링크붓다-잊지 않으마’ 속 부처가 덮고 있는 모포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쓴 비통의 편지 글을 촘촘히 적어서 장엄스런 문양을 만들었다. 표현할 수 없이 아픈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어떤 식으로든 ‘집단적 충격’으로 각인되었다. 작가는 그들의 편지를 새기면서 그들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통곡의 소리를 장엄스런 문양으로 조형화하여 그들을 아름답고 빛나게 하여주고 있다. 슬픔에 빠진 사람에겐 옆에서 그들의 슬픈 이야기를 들어만 주고 있어도 위로와 치유가 된다고 한다. 작가는 편지를 촘촘히 새기는 것이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행위이며 받은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고 정화하는 수행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작가의 이런 독특한 조형기법은 ‘집단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선택한 그 만의 실천인 것이다.
작가는 기존의 불화가 그려온 경전 속 인물들 보다 현재 우리의 모습에 가까운 소박한 대상들에 시선을 멈춘다. 작품들이 주제로 묘사하고 있는 대상들은 둥근 만월이나 서로를 안고 있는 인물, 가사를 덮고 있는 동자처럼 친근한 장면들이다. 석가모니가 등장해도 역시 목 아래 전체를 모포로 덮고 있어 위엄을 강조하기보다 연민의 대상으로 다가온다. 그 안에서 소박한 나뭇잎 하나, 손짓 하나는 사랑스럽고 존귀해진다. 작가의 이러한 표현은 보는 이로 하여금 측은지심을 일어나게 한다. 그것은 묘사된 대상이 바로 우리를 향한 손짓이기 때문이며 작가가 불이사상을 근간으로 한 조형작업이 상대방에 대한 미워하는 마음을 측은지심으로 없애, 상생과 치유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화의 전통적 기법을 새롭게 시도한 독특한 조형언어
작가는 불이사상을 조형화하는데 불화의 전통적 기법을 차용한다. 작가는 불화의 전통적 기법인 대칭구도를 작품에서 불이사상을 드러내는데 사용한다. 작가는 대칭구조를 사용하되 전통적 불화가 한 대상을 강조하기위해 사용한 것과 달리 두 개의 대상이 서로 대응점을 갖고 상호 교류하는 화면을 만들어 냈다. 특히 그의 작품 “링크붓다-출가” 에서 만월과 인물의 대응이 두드러진다. 만월은 ‘불이’의 상태이고 어린아이는 ‘불이’를 향해 수행하는 자 이다. 만월과 어린아이는 위, 아래에서 대응하며 함께하고 있다. 만월, ‘Full Moon’은 초승달처럼 기울었다가 점점 차오른 ‘원’이다. 이는 변화를 겪는 모든 생명들이 자신의 본성, 자성을 찾은 깨달음의 상태를 상징한다. 깨달음을 얻기 위해 수행하는 어린 아이와 깨달음의 경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만월을 똑같은 비중으로 가치가 부여된 대칭구도를 만들었다.
또한 불화의 큰 특성인 문양이 작가의 작품에서도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불화에서 문양은 대상을 치장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명확히 드러내어 존재를 부각하고 대상이 자리한 공간을 장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작가도 전통적 불화에서 문양이 갖고 있는 의미를 매우 중요하게 받아드리며 적극적으로 자신의 작업에 적용하고 있다. 불화의 문양은 연꽃 등, 식물이나 기하학적인 패턴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러나 작가는 개인의 글들을 집합하여 조형화 한 형태로 문양을 만들어 존재를 장엄한다. 각 개인의 이야기가 적힌 글자들이 문양이 되어 존재를 부각하고 공간을 장엄하는 방식은 문양에 대한 작가만의 새로운 시도다. “링크붓다-출가”에서 어린 아이가 몸을 감싸고 있는 가사에는 작가의 지인들이 페이스북에 써놓은 사연들로 문양화 되어있다. 이는 자신과 연기된 존재들을 작품 속에 문양화하여 작품 속 대상의 존재를 장엄하며 나아가 대상의 존재이유를 명확히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작가는 끝없이 이어지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형성된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는 ‘연기적 세계’를 드러낸다.
작가는 말한다.
“ 윤색된 전통적 불화가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일로 비추어 질 수 있도록 어떻게 조형언어로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현시대가 반영되고 지금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 지난 40년간 해왔던 전통불화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에서 현실에 조응하는 진정한 의미를 추출해서 새롭게 만들어 나가고 싶다.”
■스페이스선+ 큐레이터 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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